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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우리 엄마 좀 말려 주세요

사랑스러운 우리 엄마

by 문학소녀

작년에 책을 출간하고 엄마는 딸의 책

출간이 기쁘셨나 보다!


친구들 모임이 있을 때마다 종종 나보고

가자고 하고는 딸 자랑을 하시거나

"작가님~ 작가님~"

부른다

내가 민망해서

"엄마, 갑자기 왜 그래?"

하면

"작가를 작가라고 부르는 데 왜?"

하신다

"책 한번 쓴 건데 웬 작가, 엄마, 오버

하지 말지, 창피하게"

그래도 영락없이

"작가님"

하고 부른다


백화점에 엄마랑 같이 간 날도

사람들 많은 곳에서

"작가님~"

부르시는 우리 엄마

식당 사장님이

"어머, 따님이 글쓰시나 보네!"

하시니 이번엔 책제목까지 알려 주신다.


치과에 이 치료를 위해 가셨을 때도

치아 치료보다 콩밭에 더 관심이 많은

우리 엄마


"아까 병원에 갔더니 책꽂이에 책 꽂혀

있던데 아무래도 병원엔 사람들 이동이

많으니 거기 니책 꽂아 두면 좋을 텐데.."

하신다.


내시집을 100번도 넘게 읽으셨다는 우

리엄마,

작년 7월에 출간하자마자 드린 시집이

얼마나 읽으셨으면 벌써 손때가 묻으셨

다.


"딸 덕분에 엄마 유명해졌잖아"

볼멘소리도 하시지만 행복해하신다.


말수가 적은 아버지도 표현을 잘 안하

시는 분이신데 언젠가,

"우리 딸이 이런 재능이 있었는지 아빤 몰

랐네 우리 딸, 기특하네"

한마디 하신다.

태어나서 아빠께 처음 받아 본 칭찬이다.


아빠랑 함께 살을 비비며 산 세월이 많지

않다 보니 아빠의 칭찬이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10달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딸만 만나면

큰소리로

"작가님~ 작가님~"

부르시는 엄마


처음엔 민망했는데 다르게 생각하니

엄마가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엄마, 내 이름 아무래도 개명해야 할 거

같아?"

"엄마, 아빠가 지어준 이름을 왜 갑자기

무슨 이름으로 하고 싶어서.."

"ㅇ 작가,, "

눈치가 겁나 빠르신 우리 엄마

"이놈의 기지배가"

하며 웃으신다.

"엄만 내가 책낸게 그리 좋아?"

"네가 책 낸 게 좋은 게 아니라 네가 하

고 싶어 했던 일을 소원성취한 게 좋은

거지!"

"내가 하고 싶었던 거..."

"너 언제인가 학교에서 자기 꿈 쓰라고

하는 종이에 글 쓰는 작가라고 쓰던데.."

"어제 일도 기억 안 난다며 .. 그걸 여직

기억해?"

"다른 건 기억력이 떨어졌는데 자식 관련

된 건 또렷이 기억하지"

"아! 그래, 신기하다"


엄마는 그런 존재인가 보다

나이 먹고 기억력이 쇠퇴해져 가도

자식 관련된 기억은 하나도 잃어버리고

싶지 않아 단단히 붙잡고 있는 존재


엄마는 오늘도 딸 이름 대신

"작가님~"

이라고 부르실 테지만 난 그런 엄마가

이젠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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