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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예뻤다

헌팅

by 문학소녀

새롭게 세운 도전이 있어서 시작하게

된 캘리,, 시작한 지 두 달밖에 안 되었

지만 그림과 어울림 하여 글을 접목해

그리다 보니 즐겁게 다니고 있다.


기존 회원들이 많이 친분이 계신 듯

하여 캘리 새내기인 나는 그 분위기

가 조금은 낯설기도 하고 사람들과

친해지는 데 시간이 좀 걸리는 내성

적인 사람인지라 선생님께 되도록

이면 사람이 많이 몰리지 않는 시간

에 수업을 받고 싶다고 말씀 드렸었

다. 어쩌다 보니 그리하여 혼자 수업

할 때가 많았고 나름 개인 과외려니

생각하고는 했다.


오늘은 웬일인지 다른 분이 함께 수

업을 하게 되었고 덤으로 새로 등록

하신 한참 앳되어 보이는 분도 같이

수업을 하게 되었다.


그분은 영화 <내 마음의 풍금> 속

전도연 씨의 풋풋하고 밝은 성격을

닮아 있었다.

선생님의 무슨 말만 하면 까르르

웃으시기도 하고 리액션도 좋으셨

다.


며칠 후면 스승의 날이기도 하고

해서 선생님께 직접 쓴 봉선화시

를 드렸더니 시가 너무 좋다시며

같이 수업하는 분들께 읽어 주셨

다.


"저 시 너무 좋아해요 저 책 읽는 거

좋아하거든요"

하신다


왠지 결이 나랑 비슷한가? 싶음에

반가움이 올라왔다.

나 역시 책 읽는 것도 시도 좋아하는

사람이기에..


열정적으로 열심히 참여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고 뭔가 순수하고

뽀송뽀송 해 보이는 젊은 분의 모습

이 보기 좋아 보인다.


원래 같으면 내가 먼저 말을 잘 안

하는 사람인데 먼저 말을 걸었다.


"몇 살이세요? 풋풋해 보이셔서.."

"감사합니다 ㅎ 저 47세여요"

"와~ 30대 후반인 줄 알았어요"


빈말이 아니라 난 진심으로 그녀가

30대로 보였다.

관리를 잘하신 건지 아니면 해맑게

웃는 웃상이셔서 그리 보이신 건지

한참을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

기도 하고 열심히 수업을 같이 하였

다.


틈틈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이것 저

것 나와 다른 언니가 하는 것도 보고

또 본인 것도 열심히 몰두해 내는

모습까지도 내겐 이뻐 보였다.


이름을 물어보니,, 성은 남편 성이요

이름은 내가 좋아하는 우리 이모의

이름과 같았다.


수업이 끝나고

"저 아까 책도 좋아하시고 시도 좋아

하신다고 하셔서요 제가 브런치 스

토리에 글을 올리는 데 시간 되시면

읽어 주시겠어요" 하며 핸드폰 번호를

물어보았다.


흔쾌히 ,,좋아요! 하시며

핸드폰 번호를 알려 주신다.


나, 머리털 나고 이런 거 처음 해 본다.

이런 걸 헌팅이라고 하나!!!


학교 다닐 때도 엄청 내성적이어서

점심시간에 친구들이 먼저 같이 먹

자고 말 걸어 주기 전에 말도 못 하는

애였다.


나이 들수록 성격이 변한다더니 나

도 그런 건가 싶지만 이것 또한 나를

깨부수는 도전 같아서 좋았다.


아주 가끔은 착한 아이, 헌신적이고

모든 배려 잘하는 또래에 비해 성숙

한 내 모습이 아닌,


조금은 덜렁대고 조금은 명랑하고

또 조금은 털털한 의외의 내가 되어

보고 싶긴 했다.


고정되어 있는 내 모습이 내가 다

가 아니라고 말해 주고 싶었던 적이

많았다.


그런데 오늘 새로 오신 그분을 뵈니

내가 그리던 사람이었던 거다.


저 사람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해밝

게 미소 짓고 아기처럼 호기심이

잔뜩 보이는 그런 열정이 그리웠나

보다.


왠지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사람

같아 보였고


캘리가 너무 배워 보고 싶어서 설

레는 마음으로 자전거를 타고 왔

다며 숨을 헐떡이는 모습도 17세

소녀 같아 보였다.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와서 밀린

집안일을 하다가 그녀가 생각나

먼저 문자를 했는데..


나이 차이가 무색 하리만큼 우린

좋아하는 게 비슷해서 이야기가

술술 되었고


이내 그녀가

"언니, 말 편하게 하세요 우리 서로

의 꿈을 응원해 주는 좋은 친구 해요"

라고 해 주었다.


나는 오늘 웃는 모습이 이쁜 새 친구

를 사귀었다.


세월이 그냥 흐르는 것 같지는 않다.

내가 이리 변했으니 말이다.


예전 같으면 먼저 말도 못 걸었을

나에게 찐으로

상상도 못 할 일이 생겼다.


2층 카페에 앉아 나는 오늘도

캘리를 한다.

개인 시화전의 꿈을 목표로...


내가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고

시를 쓰고...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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