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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 배운 티 좀 내봅니다

아아 한잔 드리며...

by 문학소녀

9시에 운동 가려고 나오는데 단지

내 물청소를 하는 날인가 보다.

나보다 나이 더 계신 아주머니 몇 분

계시고 좀 더 젊어 보이시는 아주머니

도 계시고


긴 호수를 어깨에 둘둘 메고 오시더니

큰 통에 물을 가득 채우고 비누 거품을

풀어 계단 여기저기 쪼그리고 앉아

닦으신다.


또 다른 분은 본인 보다 키가 큰

마대 걸레를 들고 다니며 여기 저

기 걸레질 하신다.


"고생이 많으세요"

인사드리고 운동을 갔다.


운동이 끝나고 집에 오는데 아직도

청소를 하고 계시는 아주머니들~


오늘따라 볕이 좋아서 나는 좋았지

만 저분들은 얼마나 덥고 힘드실까

싶어서 마음이 무거웠다.


나도 땀으로 몸이 찝찝하여 빨리

들어가 샤워라도 하고 눕고 싶었

지만 엘베를 누르려다가 다시 뒷

걸음질 하여 집 앞에서 제일 가까

운 커피숍으로 발길을 돌렸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얼음 동동"

6잔을 주문 포장하여 양손에

들고 슈퍼에 들려 바나나 한다

발도 샀다.


"더우신데 이것 좀 드시고 하세요"


아주머니들이 삼삼오오 모이시

더니

"젊은 애기 엄마가 고맙기도 하네"

하신다.

"50이 넘었는걸요"

했더니

"이쁜 사람들은 나이도 깎아 줘야

한단다"


경비 아저씨를 보면 친정아버지

연세랑 비슷해 보여서 뭐라도 챙

겨 드리고 싶고


청소하시는 아주머니들을 보면

친정어머니 또래신 분들도 가끔

계셔서 챙겨 드리고 싶다.


가끔 티브이에서 경비 아저씨들께

함부로 하시는 입주민들을 보면

속상할 때가 있다.


"본인들 부모님 또래 분들한테

저러고 싶을까? 싶은 게..."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 이었지만

가끔은 내가 받는 것보다 주는

기쁨이 더 행복할 때가 있다.

오늘이 딱 그랬다.


그냥 집으로 들어갔다면 왠지

찜찜했을 감정..


가끔 우리 부모님이 하시는 말

씀 중에


"요새 젊은 사람들은 도덕을 안

배우니 어른 보고도 인사하는

법을 잘 모르더라" 하신다.


진짜 요즘은 초등학교에 도덕이

란 과목이 없다고 한다.


다행히 나는 도덕을 배워서

오늘 도덕 배운 티를 좀 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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