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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시리움이 안쓰럽게 갔습니다

꽃을 보듯 너를 본다

by 문학소녀

꽃 화분에 물을 주다가

키가 좀 자란 아이들이 답답해하는

것처럼 느껴지기에


상자 박스에 조심스레 담아 분갈이

하러 단골 꽃가게에 갔다.


언니는 꽃, 화초에 대해서는 정말

척척박사이다.

그 많은 식물의 성격과 성향에 대해

어떻게 그리 다 아시는지

수백, 수천 개는 될 터인데 존경스럽기

까지 하다


"언니, 그 많은 거를 어떻게 다 아세요?"

"나를 대하듯 꽃을 대하니 더 궁금해

지고 더 알고 싶어지고 공부하게 돼

더라고요"


"저보다 애아빠가 요새 화초 키우는

맛에 꽂혀서 키우고 있어요 제가 키

우면 벌써 죽였을 텐데.. 오늘도 꽃이

하나 더 피었더라고요 키도 더 자라고

근데 안시리움은 아무래도 죽은 거

같아서 데리고 왔어요"


안시리움 화분을 안 쓰러이 쳐다보시

던 언니왈

"그러게요 이아인 소생이 어려울 거

같아요 물을 너무 많이 주신 거 같은

데요"


화분 이름도 안시리움인데 안 쓰러이

갔습니다.


"언니, 이아이들 특징에 대해 간단히

메모해 주세요 아무래도 적어 가 벽

에 붙여 놓아야 할까 봐요

이아이들이랑 오래오래 살려면.."


어릴 때 엄마가 운동화를 신을 때

마다 앞꼭지를 자주 누르시고는

"발 괜찮니?"

물어보셨던 게 생각난다


작은 신발 신고 다니면 발모양 미

워 지고 성장기에 안 좋다고 수시로

챙김해 주시던..


괜스레 안시리움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사람도 꽃도 결국엔 똑같이 세심하게

관심 가져 주어야 잘 크는 건데 말이다.


분갈이로 새 집에 이사간 남은 애들이

오늘은 편히 잘 수 있을 것 같다.

"너희들은 아프지 말고 건겅하게 잘 커

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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