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방언니의 폐업문자
나의 사랑방 같았던 공방가게
며칠 전 언니한테 문자 하나가 왔다.
"그동안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5월 말까지만 하고 공방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시간 되시면 꼭 한번
들려주세요"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은 결국 따라
오는데 그 사실을 알지만 막상 헤어
짐의 시간이 오면 섭섭하기도 하다.
한 10년 정도 교류했던 공방언니,
한번 가게를 옮기셨음에도 나는
옮긴 가게를 찾아다닐 정도로
언니의 가게를 좋아했었다.
언니네 공방에는 내가 좋아하는
그릇부터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많았기도 했지만 언니의 단아한
성품도 한몫하셨다.
갈 때마다 늘 변함없이 인자하게
대해 주시고 차 한잔이라도 건네
주시던 그 마음에... 오고 가며
가끔씩 사랑방을 찾듯이 들렸던
공방이었다.
"코로나 이후 장사가 예전 같지 않
아서 이제 그만하려고요"
"언니, 너무 아쉬워요 엄마랑 저랑
이 공간을 얼마나 좋아했다고요
우리의 아지트처럼..."
"그러게요 저도 많이 아쉽고 감
사합니다 이사 이후에도 늘 찾아
주시고 제가 더 감사하죠!"
인연이란 게 주는 만큼 돌아오는
것 같다.
내가 선의를 갖고 대하면 상대도
선의를 주니 말이다.
"그동안 너무 감사해서 제가 직접
만든 선물을 드리고 싶어 준비 했
어요"
공방언니가 챙김해 주신 선물을
감사히 받아 집에 와 풀어 본다.
자수 놓기가 취미인 언니라고는 들
었는 데 이리 손수 한 땀 한 땀
놓으신 액자를 선물로 주시니 더
감동이다..
"언니네 공방을 참새가 방앗간을
다니듯 다니며 제가 더 많이 행복
했습니다 그리고 늘 감사했습니다
이게 끝이 아닌 앞으로는
공방언니와 손님이 아닌,
햇살 좋은 날,
따뜻한 차 한잔 나눌 수 있는 인연
이기를 바래 봅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또 연락드릴게요"
하고 문자를 드린다.
언니도
"네, 인영 씨 덕에 저도 행복했습니다"
답장을 주신다.
공방 주인과 손님으로 만났지만
10년 동안 왕래하며 지내온 시간은
서로에게 행복한 에너지를 주었나
보다!
서로에게 고마움이 많은 걸 보니...
마음을 준다는 게,
참 어렵지만 때로는 행복함을
감사함을 특별한 인연을 선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