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예고 없이 찾아온 불청객
어느 날 아침 눈떠보니
온통 세상이 깜깜하고
안개라도 낀 날처럼 앞이 뿌옇다
눈을 비비고 떠도
똑같았던 정말 무서웠던 날
그렇게 우린 8년째 동거 중이다
제발 좀 나가달라고
밀어도 내 보고
타일러봐도 소용없는
버티고 있는 불청객
이젠 나도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나의 유리창 밖 세상은
아직도 안개 자욱한 세상이지만
나이 들어가는 현상이니
포기할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적응할 수밖에
그래도 다행이다
조금씩 너에게 익숙해져 가는 나
더 많은 불청객이 찾아올까
걱정도 되지만
미리 닥치지도 않을 일들을
걱정하며 살기 싫어서
너랑 재미있게 사는 법을 찾아가는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