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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May 06. 2020

중국 부동산은 무너져 내리고 있다

홍콩의 쥔이증권(群益证券)의 분석가 선자지에(沈嘉婕)에 따르면 금년 1, 2월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부동산 거래가 대폭 감소하였고 전국 부동산 판매 면적이 8천5백만 평방미터로 전년 동기 대비 39.9% 감소하였다. 거래 금액도 35.9% 감소하였다. 중웬디찬(中原地产)의 수석 분석가  장다웨이( 张大伟)은 부동산 판매 부진이 계속될 경우 많은 부동산 기업들이 생존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작년에 많은 부동산 기업이 도산했는데 금년에는 더 심해지는 것이다.

장다웨이( 张大伟)

지난 3월 22일 저녁 중국 부동산 기업 3위의 헝다는 2019년도 그룹의 실적이 작년 절반 수준으로 대폭 하락할 것을 공표하였다. 그리고 다음 날인 3월 23일 헝다의 주가는 16.89% 폭락하였다. 헝다는 이미 전국의 부동산을 20% 이상 할인하여 판매를 하는 등 실적 악화를 짐작하게 한 중국의 대표적 부동산 기업이다. 헝다는 금년 목표를 6500억 위안(한화 111조 8130억 원)으로 발표하였지만 업계는 무리라고 보고 있는 모양이다. 통계에 의하면 중국의 부동산 업계가 현재 갚아야 할 채무는 1조 4천6백억 위안이다. 현재 시점에서 부동산 업계 채무 합계는 1.46조 위안(한화 251조)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그리고 이 부채 규모는 적어도 금년 7월까지는 지속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결국 견디지 못하고 파산하는 부동산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인민 법원의 공고에 따르면 금년 들어 파산한 부동산 기업이 이미 98개이다.


이어서 중국 부동산 업계 1위 완커 그룹(万科)이다. 완커가 3월 발표한 실적을 보면 매출 3678.9억 위안, 이익 388.7억 위안으로 나쁘지 않다. 그러나 매출과 이익의 증가는 이미 이전 같지는 않다. 총재인 주지유셩(祝九胜)에 따르면 2, 3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0억 위안이 감소하였고 1사 분기에 계약 고객 중 약 1만 명 정도가 대금 납부 지연을 하였다고 한다. 금년 통산으로는 3.9만 명의 고객이 납부 지연을 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하니 이는 부동산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수중에 돈이 떨어진 것을 의미한다.

주지유셩(祝九胜)

당연히 3월 5일 부동산 지수는 17% 하락하였다. 부동산 기업의 주가 하락은 필연적인 결과이지만 이로 인한 주식의 채권 담보 가능 액수가 대폭 하락하는 것이 문제이다. 4월 중순 중국의 금융 전문가 쉬송쩡은 부동산 기업들의 압력은 7월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하였다. 부동산 업계의 채권, 해외 발행 채권, 부동산 신탁 등을 합하면 앞서의 1.46조 위안이며 금년의 월간 분석을 해보면 줄곧 상승하여 작년보다 훨씬 높은 규모가 될 것이라고 한다. CRIC 데이터에 의하면 모니터링 대상인 95개의 전형적인 부동산 기업 2020년도 부채 규모는 5천억 위안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한화로 86조 규모이다.


이미 해외 자본은 더 이상 중국의 부동산에 투자하지 않는다. 일전에 중국 SOHO와의 빅딜을 발표했던 미국의 블랙스톤도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SOHO 인수 건을 잠정 중지하는 모양이다.(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20-05-04/blackstone-s-soho-china-investment-discussions-are-said-to-stal l) 그래서 중국의 부동산 기업들은 국내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다. 3월 4일에 타이허 그룹(泰禾集团)이 120억 위안 미만의 회사채 계획을 발표하였다.  광저우위에쇼우(广州越秀集团股份有限公司)도 3월 17일 88억 위안의 어음을 발행한 바 있다. 3월 18일에는 용성파잔(荣盛发展)이 채권 방안을 발표했는데 120억 위안 이내의 채권을 발행하여 재무 개선을 하기로 하였다. 이 모두 부동산 기업들이 돈을 구하기 위한 노력이고 그나마 대기업이나 생각해 볼 수 있는 방법이다.

http://www.21jingji.com/2020/3-24/1MMDEzODBfMTU0NTk1MA.html

이런 기업들이 경영 악화는 그대로 인원 감축이라는 실업 사태로 이어진다. 부동산 기업들부터 대규모 감원을 하고 있는 것도 명백한 증거이다. 업계 2위, 3위인 비궤이위엔(碧桂园), 헝다(恒大)가 작년 이미 30~35% 감원을 한데 이어 화샤싱푸(华夏幸福)는 직원들 2/3 감원을 발표하였다. 중국의 한 부동산 관련 연구 기관(华创地产研究)의 보고에 따르면 1사 분기 중국의 부동산 업체 TOP 50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하락하였다. 실적 악화로 주가가 폭락한 헝다가 상대적으로 매출이 양호하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는 헝다가 파격적인 가격 할인을 한 영향이라고 볼 수도 있다.


자금 흐름이 악화된 부동산 기업들이 임금 지불을 못하는 상황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건설 현장의 농민공들의 경우에는 수개월에서 1년에 가까이 임금을 못 받다가 춘절에 몰아서 받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에게 임금을 지불하지 못하게 되면 상황이 심각해진다. 지금같은 시기에 농민공들에게 임금 체불을 하게 되면 큰 일이 날 수도 있다. 여기에 대해서 리커창 총리가 준엄하게 농민공의 임금을 체불하는 일이 없도록 보장 농민공 공자 지불 조례(保障农民工工资支付条例)라는 것을 발표하고 엄격하게 임금 체불을 적발하겠다고 하였다. 그래서 부동산 업계는 이래 저래 코너에 몰려있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최근 중국 정부가 사실 상 도시에서 생활하고 있는 농민들에게 도시민 자격을 부여하기로 한 것을 두고 농민들이 도시 지역의 주택을 사도록 유도하여 부동산 붕괴를 막으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견해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필자는 이런 추측은 너무 일방적인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처럼 과한 가격으로 부풀려져 있는 부동산을 농민들 중 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19-12-26/china-vows-freer-movement-for-workers-by-relaxing-hukou-system?srnd=next-china)


결국 이런 현상은 부동산 가격의 하락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이미 헝다와 비궤이위웬 등이 전국적인 가격 할인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신축 주택 가격을 내리면 이미 주택을 구매한 사람들에게는 큰 손해를 입히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빗발치고 있다. 주택 가격의 하락은 담보 가치의 하락이며 은행은 즉시 담보 가능액 차액의 지불을 사람들에게 요구한다. 그리고 이를 즉시 갚지 못하면 즉각 채무 징구 절차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안훼이성의 마안산 시 같은 곳에서는 등록된 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부동산을 판매해도 안되지만 10% 이상 저가로 파는 것도 금지한다고 발표하였다. 내용 상 가격을 10% 이상 내려서는 안된다는 정책이다. 지방 정부에서 이렇게 부동산 가격 하락을 막는 이유는 부동산 가격의 하락이 곧바로 가구 부채 리스크의 증대 그리고 금융 기관의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http://baijiahao.baidu.com/s?id=1649637597448650238&wfr=spider&for=pc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선전이나 상해에서는 부동산 열기가 뜨겁다는 뉴스가 올라오고 있다. 게다가 CCTV  등에는 소위 전문가들이 출연하여 앞으로 부동산 경기가 매우 좋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어서 혼란스럽게 한다. 하지만 지금 열기가 뜨겁다는 부동산 뉴스를 잘 들여다보면 토지를 구매하고 있는 것은 대부분 국영기업이다. 지금 중국의 지방 정부는 재정이 악화될 대로 악화되어 있다. 게다가 이번 코로나 19 사태로 더욱 많은 채권을 발행해야 한다. 그래서 어떻게든 가장 큰 자금원인 토지 공급을 해야 되는 것이다.  이들 지방 정부 재정을 위하여 국영 기업들이 도움의 손길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사실 재원 부족은 지방 정부 뿐만이 아니다. 중국인들의 주택 마련을 지원하는 기금(公职金)을 폐기해야하지 않는냐는 논의가 시작되고 있는 것은 중앙정부조차 인민들의 내집 마련을 위한 부동산 재원 제도조차 유지하기 어려워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필자는 이러한 부동산 호경기를 전망하게 하는 뉴스들은 '선전전'이라고 본다.


필자는 앞서의 글에서 중국이 새로 도입하는 개인파산법이 부동산을 염두에 둔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 바 있다. 중국 증시 상장사들의 40%가 2019년도 적자를 보고했다는 소식도 있다. 중국의 경우 개인이 부동산을 구매하는 경우에는 여러 제한이 있으며 매매의 경우에도 관련 세금이 많다. 그래서 상당 수의 기업들이 부동산 소유의 목적으로 기업을 설립하여 자금이 넉넉한 시기에 대량의 부동산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상장에 성공한 기업들이 일시에 들어오는 자금을 이렇게 재테크에 이용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던 것이다. 이들은 법인 주식 매매의 형식으로 사실 상 부동산 거래를 하여 절세를 하였던 것이다.


이제 기업의 경영 수지가 악회되고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기업 파산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금융 기관에는 악성 채권이 증가한다. 그리고 연대 보증인들은 무한 채무 청산을 해야 하는 무간도에 빠지게 된다. 필자가 앞선 글에서 지적한 대로 선전에서 개인파산법이 시작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것이다. 이제 중국 부동산 폭락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중국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서 가진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이미 '선전전'이 동원되고 있지 않은가! 평시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여러분들 모두 신중하게 생각해 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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