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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Jan 24. 2020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천태 만상

필자는 베이징에서 살고 있다. 이번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는 남의 일이 아니다. 다음 주 한국에서 노부모의 이사를 도우러 들어가야 하는데 솔직히 걱정이 된다. 중국과 가장 빈번하게 사람이 오가는 국가가 바로 한국이다. 한국이 이번 사태에 몰라라 할 수 없는 이유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방역 시스템은 상당히 우수한 편인데 두 번째 감염자가 나온 것을 보면 안심할 수가 없다.

이번 바이러스의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는 우한의 화난 수산물 도매 시장

중국 정부는 이번 케이스의 진원지로 알려진 우한의 화난 수산물 시장을 이미 폐쇄하였다. 그리고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는 이번 바이러스 사태에 대해서 정보를 숨기는 공직자들은 처벌하겠다고 선포하였다. 그러자 가두어놓은 물 터져 나오듯이 여러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 공식 발표로는 감염자는 571인이며 사망자는 17인이다. 그리고 우한 의료진의 한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한 사람이 인터넷 상에 올린 내용으로는 이미 우한에서만 감염자가 1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BBC에서 추정하고 있는 감염자 수도 수 천명 수준이기 때문에 중국 정부의 발표는 실제에 비해 상당히 적은 수라는 지적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 지난 23일 새벽 전격적으로 우한 시에 대한 봉쇄 방역을 선포하였다. 이로서 우한으로 들어가거나 나오는 모든 공공 교통수단이 중지되었다. 미국의 화교 매체들에 의하면 이 봉쇄 방어 방송에 놀란 시민들은 집에서 자중하는 것이 아니라 삼십만이 넘는 사람들이 즉시 짐을 꾸려 우한을 떠났다고 한다. 그 결과 우한시 외곽의 고속도로가 막혀 장사진을 이루었다는 것이다. 

NTD TV

과연 감염자는 중국 정부의 말대로 수백 명 수준인가 아니면 해외 언론들의 발표대로 수천 명 수준인가?  화교 매체인 NTD TV의 해설은 이런 궁금증을 풀어 준다. 현재 우한 시정부는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진을 3 단계로 하고 있다고 한다.

1단계는 환자를 진료한 의사의 판단

2 단계는 우한 시 방역 TF의 확진

3 단계는 베이징의 국가 방역 TF의 확진

이렇게 3 단계를 거쳐 확정된 케이스 만이 '감염자' 수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식 '감염자'가 되기 전까지는 모든 의료 비용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고 한다. NTD TV는 이러한 프로세스를 보수적으로 운용하기 있기 때문에 많은 수의 환자들이 확진을 받을 때까지 상당 시간을 자가 상태, 또는 자가 격리 상태로 있어야 한다고 전한다. 지금 중국의 인터넷 상으로 수많은 유언비어가 돌아다니고 있기 때문에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우한의 의료진 중의 하나라고 주장하는 한 사람은 우한의 감염자가 이미 1만 명을 돌파했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SNS로 유언비어 횡행 유언비어 적발 시 벌금 300만 위안을 물리겠다고 공포하였다. 공포가 그만큼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후베이성 지도, 우한 주변 7개 도시도 봉쇄되었다고 한다

우한 시는 도시로의 진입이나 진출을 마은 조치 후에 다시 지하철, 버스 등과 같은 각종 공공 교통수단의 운행을 중지하고 시민들이 집에 머무르도록 촉구하였다. 전해지는 말로는 현재 우한 소재 이십 개가 넘는 병원들의 병상은 이미 다 찼으며 임시 텐트 등을 치고 사람들을 수용하고 있다고 한다.  발열 등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의심하는 환자들이 병원에서 기다리다 쓰러져는 일도 다반사이다.  중국 정부는 6일 안에 2500명 수용이 가능한 병원을 2만 5천평 부지를 마련하여 짓겠다고 한다.


집에 못 가고 병원에서 비상근무 중인 의사가 아내로부터 온 전화를 하다가 전화를 들고 나와 기다리던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살려달라고 소리치는 소리를 들려주며 이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집에 가느냐고 소리치는 장면이 중국 인터넷에 올라오기도 하였다. 자각 증상으로 자신이 코로라 바이러스에 걸린 것을 의심하는 사람들은 집에 못 가고 스스로 호텔에 가서 머무르기도 하고 있다고 한다. 


또 우한에 물자 부족 현상이 발생하여 심각한 모양이다. 연료 부족으로 사람들이 길거리에 마구 차를 세워 놓고 고 있다고 한다. 동네 슈퍼들에는 이미 대부분의 물건이 떨었고 그나마 남아 있는 물건들은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고 있다. 우한의 슈퍼에서는 배추 1포기 가격이 74 위안까지 올랐다고 한다. 수십 배 오른 것이다. 


무엇보다 우한의 의료에 필요한 약품 등의 물자들이 제대로 공급이 되지 않아 의료진들이 손을 놓고 있다고 한다. 우한의 병원들은 인터넷 상에 "SOS"를 뿌리며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우한뿐만 아니라 중국 전체에 마스크과 소독약 등이 동이 났다. 중국 정부는 마스크 4500만 개 준비했다고 충분하니 걱정하지 말라고 홍보하고 있는데 말이다. 


의료진 중 하나는 당년 SARS 때에 비해 감염자 수가 10배라고 한다. 사망자 수도 정부 발표보다 훨씬 많으며 의사가 당장 화장을 할 것을 지시하고 있어 통계에 아직 잡히지 않은 숫자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초기에 알려질 때에는 동물을 통해서 전염이 된다고 알려졌었다. 박쥐 설, 그다음에는 대나무 쥐, 이제는 코브라라는 설이다. 그러나 이미 사람들을 통해서 전염된다는 것이 거의 확실해지고 있다. 게다가 호흡기뿐 아니라 안막을 통해서도 전염이 된다고 한다. 초기에 이 병은 통제 가능하다고 방송에 나와 큰소리쳤던 베이징 대학 왕광파(王广发) 교수 본인도 감염되었다고 한다. 그는 마스크를 써서 예방했으나 보호 안경을 쓰지 않아 감염되었다는 것이다.

북경대학 王广发 의과 교수

감염자들은 초기에 대표적 증상으로 알려진 발열이 이미 유효하지 않다고 말한다. 발열이 없이 다른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던 환자들이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로 확진되고 있는 것이다. 그중 한 사람은 병원을 찾았으나 이상이 없다는 말만 들어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진료를 받았다. 그 결과 신경 외과의 14 사람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었다. 이 의사들에게 2차 감염된 환자들도 나왔다. 발열 현상이 없는 환자들은 사지에 힘이 없고 구토감이 심한 것이 공통된 증상이라고 한다. 이미 바이러스가 변이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무튼 현재로서는 아무 대책이 없고 격리 외에 별다른 수단이 없는 실정이다. 그런데 격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못하다. 일단 우한이 소재한 후베이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가 있는 외지가 상하이이다. 그래서 상하이가 긴장하고 있다. 우한에서 발병한 후 많은 후베이 사람들이 진료를 위해, 그리고 피난을 위해 상하이를 찾았다고 한다. 우한의 상황으로는 제대로 진료를 받지 못할 것을 걱정한 것이다. 같은 이유로 타이완의 한 여성은 발병 9일이나 지난 후에 자신의 발병을 속이고 비행기에 올라 타이완에 도착한 후 발병 사실을 밝혔다. 


이렇게 자기 한 사람의 생존을 위해서 다른 사람들에 대한 전염 위험을 도외시하고 이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무지로 인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도 속출하고 있다. 한 가족은 상하이에 도착해서 발열 현상으로 격리되어 있다가 무료하자 격리 장소를 탈출하여 상하이 디즈니랜드에 놀러 가서 즐기다가 의료진들에게 잡혔다. 그런가 하면 난징에서 후베이 장사로 비행하려던 한 가족은 공항에서 아이가 열이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방역 당국이 탑승을 못하게 하자 3시간 반 동안 소동을 피우다가 격분하여 아이를 공항에 방치하고 부부만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버린 일도 일어났다고 한다.


중국에는 바오시부바오요우(报喜不报忧)라는 말이 있다. 좋은 일은 보고하지만 어두운 일은 보고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번 우한 코로라 바이러스의 경우에도 환자의 발생이나 감염은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다. 하기는 코로라 바이러스로 특정하여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우울한 일들은 대부분 보고하지 않으니 말이다. SCMP에 의하면 SARS 때는 최소 86일간 보도를 금지하였다. 이번에는 23일 만에 정보 공개를 했으니 이것을 개선이 된 것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리고 정보 공개를 한 방식이 시진핑 주석, 리커창 총리가 정보를 숨기면 처벌하겠다는 방침 발표하는 형식이었다는 것이 필자에게는 마음에 걸린다. 공개를 하면 공개를 하는 것이지 왜 단호히 처벌하겠다는 형식을 취했을까? 그것은 이미 한발 늦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중국 공정원 원사(中国工程院院士) 중난산(钟南山)

실제로 지난번 SARS 상황에서 대처에 큰 기여를 한  중국 최고의 호흡기 계통 전문가인 중국 공정원 원사(中国工程院院士) 중난산(钟南山)이 80대의 나이에 방역 TF 책임자로 임명되어 다시 방송에 나와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확진을 선언한 것도 부자연스럽다. 이 시간이면 이미 발병 후 상당 시일이 지나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것을 모를 리 없었을 때이다.


아마도 중국 정부는 이미 이번 사태에 대해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지방 정부에서는 틀림없이 바오시부바오요우(报喜不报忧) 했을 것이다. 그리고 정부 돈 나가는 것이 아까와 감염자 확신에 보수적이었을 것이다. 전문가들과 의료진들이 안타까워하는 사이 시간은 흐르고 중앙의 전문가들이 확진했을 때에는 뒤늦은 조치가 여론의 비난을 불러일으킬 것을 걱정한 것은 아니었을까?


그래서 우한 등을 봉쇄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준비를 진행해가면서 먼저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의 정보를 숨기면 처벌한다는 일견 정의로운 호통을 치게 하고 두 번째로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전문가 중난산을 등장시켜 모두에게 코로나 바이러스 발병을 알리게 하고 곧바로 공식적인 우한 봉쇄에 들어간 것은 아닐까? 


아무래도 좋다. 중국 지도부가 팔을 걷어 부치고 나와서 이 사태를 조기에 그리고 효과적으로 수습해 주기를 바란다. 이번 수습이 원만히 되지 않으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지 알 수 없다. 필자와 필자의 가족들을 포함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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