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전 세계로 퍼져가고 있다. 이 어수선한 시기에 여러 가지 확인 안 되는 소문들이 많아 더 혼란스럽다. 필자가 비교적 신뢰도가 있어 보이는 몇 가지 소식을 추려서 알려 드린다.
먼저 우한 시장 조우시엔왕(周先旺)이 우한 봉쇄 시 약 500만 명에 가까운 인원이 탈출했다는 것을 밝혔다. 그리고 현재 남은 사람들의 수는 상주인구 1천1백만에 비상주 인구 400만을 합쳐서 9백만 정도라고 한 것이다. 그는 또 현재 잠재 감염자 수가 2700여 명인데 확진율이 45% 정도 되기 때문에 1천 명 이상이 감염되었을 것으로 본다고도 하였다.
먼저 글에서 필자는 약 30만 명 정도가 우한을 탈출했을 것이라는 보도를 전한 바가 있는데 10배가 넘은 엄청난 인원이 우한을 떠난 것이다. 우한을 봉쇄하기로 하였을 때 봉쇄 시점과 발표 시점 간에는 8 시간이 있었다. 이렇게 8시간 이후에 봉쇄한다고 발표하는 것은 겁이 난 시민들이 패닉 상황에 들어갈 것을 고려하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다. 일부러 패닉을 야기한 것이나 진배없다.
게다가 우한에는 대학이 많은 도시이다. 대학생 인구가 2백만에 가까운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1월 18일 이전에 고향으로 되돌아 갔을 것을 고려한다면 중국 전국에 끼칠 파급은 너무나 분명한 것이다. 하기는 어떤 우한 사람은 탈출해서 티베트까지 간 후 거리에서 큰 소리로 "난 이제 살았다. 바이러스에 걸릴 일 없다"라며 외쳤다고 한다. 정말이지 소양을 의심하게 하는 행동이다.
우한 시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하여 그동안 공공 교통은 물론 일반 자동차도 금지하여 사람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심지어 의료진마저 출퇴근이 어려워 고생을 했다고 한다. 앞서 8시간 전 봉쇄 발표의 의문과 함께 우한 시 나아가 중국 정부의 무능을 질책하는 소리가 크다. 우한 시 정부는 어제인 26일부터 자동차 운행을 재개했지만 가족 중에 환자가 발생하는 경우 해당 가족들은 운전을 금지한다고 한다. 다행히 물자들이 우한에 도착하기 시작하면서 마스크나 생필품들이 슈퍼의 진열장 위에 다시 올라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마스크의 경우 하루 100만 장씩 생산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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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안으로 완공하겠다고 한 우한의 야전 병원(火神山医院)은 완공이 되었으며 1월 27일부터 환자를 수용한다고 한다. 그리고 15일 후에 두 번째 병원(雷神山医院)에 착공한다는 소식도 있다. 하지만 야전 병원 건설지가 바로 우한 시민의 상수원에서 가까운 곳이라서 자칫 더 큰 사태로 발전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소리가 나온다.
이어서 중국 정부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춘절 휴일을 2월 2일까지 연장했다. 베이징 시 정부는 베이징이 봉쇄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공포했다. 중국 정부는 후베이성으로 의료진을 1천3백 명을 파견했으며 약 1천 명 정도의 의료진을 더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 지도부는 이제야 영도 소조를 결성하고 리커창 총리를 조장으로 임명하였다. 리커창 총리는 오늘 우한을 방문, 상황을 점검하였다. 영도 소조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명칭: 中央应对新型冠状病毒感染肺炎疫情工作领导小组
조장: 리커창(李克强)
조원: 딩쉐샹 (丁薛祥)、孙春兰、黄坤明、蔡奇、王毅、肖捷、赵克志
이들 조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딩쉐샹 (丁薛祥): 1962년생, 난통시 출신, 현재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서기처 서기, 중국 공산당 중앙 판공청 주임이다. 시진핑 주석의 심복 중의 하나이다.
쑨춘란 (孙春兰): 1950년생, 허베이성 출신, 국무원 부총리
황쿤밍 (黄坤明): 1956년생, 룽옌시 출신, 중앙선전부 부장, 시진핑 주석의 심복 중 하나
차이치 (蔡奇): 1955년생, 싼밍시 출신, 베이징 시 서기, 시진핑 주석의 주요 심복
왕이 (王毅): 1953년생, 베이징 시 출신, 외교부 부장
샤오제 (肖捷): 1957년생, 티에링 시 출신, 국무원 비서장, 리커창 총리의 심복
자오커즈(赵克志): 1953년 생, 칭다오 시 출신, 공안부 부장
리커창 총리에게 너무나 많은 일과 부담을 주고 있다는 세간의 여론과 함께 시진핑 주석은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느냐는 비판도 해외 화교권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 상황은 중국 공산당 - 중국 정부 체계의 한 구조적 단면이다. 후진타오 시대에는 원촨 대지진이 있었는데 이때 현장에 달려가 지휘한 사람은 원자바오 총리였다. 장쩌민 시대에는 장강 대홍수가 있었는데 이때 현장에 달려가 지휘한 사람은 주롱지 총리였다. 당이 정책과 후방을, 정부(국무원)가 집행을 맡는 구조로 인한 것으로 보아야 옳을 것이다.
하지만 미중 무역 전쟁의 사실 상 패전과 함께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는 중국 정부의 통치 능력, 위기 대처 능력, 도덕성, 고위 공직자들의 기율, 그리고 무능이라는 여러 측면들을 들어내면서 지금까지 중국몽을 외치며 위대한 중국의 부흥을 도모하던 시진핑 그룹에게는 절체절명의 위기로 보인다.
지금까지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쉽게 걸린다고 한 이 바이러스는 이제 9개월 된 여자 아이 환자도 발생하여 더 이상 어린이들도 안전하지 않다고 한다. 계속해서 변이하고 있을 가능성이 의심되고 있기도 한다.
아직 확실하지는 않지만 좋은 소식도 있다. 베이징 디탄(地坛) 의원에서는 중국 의료의 특징인 중약과 서양 의학을 병용하며 치료를 하였는데 상당한 성과를 얻었다고 한다. 또 이 병은 통제 가능하니 걱정 말라고 했다가 본인이 감염된 북경대 교수 왕광파(王广发)도 회복되었다고 한다. 그에 의하면 AIDS 치료제 중 하나가 효과 있었다는 것이다. 이 AIDS 치료약은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법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한다.
아직까지는 확실한 것이 없다. 필자도 한국행을 취소하고 집안에서 가능한 격리 상태를 꾀하려고 애쓰고 있다. 잠복기가 14일 내외로 추정이 되기 때문에 이번 주말부터 상황에 대한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하니 기다려 보아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각자 조심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