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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Apr 27. 2019

중국의 음식 배달앱 서비스 전쟁

역시 배후에는 BAT

한국에 배민, 배달의 민족이 있다면 중국에는 메이투안 그리고 어러마가 있다. 이들은 모두 최근 수년 내에 만들어진 서비스로 간단히 말해 음식 배달 전문 서비스이다. 한국의 배달의 민족과 동일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먼저 만들어진 것이 메이투안의 배달 서비스 "메이투완와이마이(美团外卖)"이다.

중국의 음식 배달원들

중국의 음식 배달 서비스 시장은 급성장 중이다. 연간 20%씩 성장하여 현재 3천억 위안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3천억 위안이면 52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숫자이다. 하기는 13억 인구가 먹어치우는 규모와 관련되어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사용자 수는 연간 18%씩 증가하고 있으며 현재 4억 명 정도가 이용하고 있다.

 아마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시장일 것이다. "중국시장경제원"에 따르면 2020년에는 5조 위안에 시장 침투율이 8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5조 위안이면 860조 원 규모의 시장이다.


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어플 서비스 사업자 메이투안과 어러마를 비교해 보면 아래와 같다


            항목                    메이투안(美团)                    어러마(饿了吗)


            사용자                        4억 명                                       3.6억 명

            일 주문량                    2000만 건                                900만 건

            점유율                        62%                                        36%

            주요 투자자                텐센트                                    알리바바


메이투안은 이미 홍콩에 상장을 하였고 시작한 사업자의 선점 우위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뒤에서 텐센트가 자금 지원을 하고 있다. 어러마는 마윈의 알리바바가 2018년 95 억 달러에 인수한 회사이다.


하지만 이들은 현재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양 사간의 목숨을 건 경쟁으로 사업의 핵심 가치 사슬인 배달 가격을 출혈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달 비용이 작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부담 없이 배달을 시킬 수 있다. 텐센트는 작년 한 해 배달 비용 보조금만 40억 위안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로 689억 원이다. 바로 공유 자동차, 공유 자전거 등에서 보여주었던 신규 시장에서의 목숨을 건 거대한 자본 대 자본의 전쟁이 또다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알리바바 또한 작년 한 해 30억 위안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표현으로 "누구 호주머니가 더 깊으냐"의 전쟁이다.

중국의 경제학자 우샤오포(吴晓波)

이러한 음식 배달 전쟁에 참여하고 있는 인력이 무려 700만 명이다. 이들 중 대부분이 배달을 하는 것이다. 노동 강도가 높기는 해도 비교적 자유롭고 일하는 시간도 선택적이어서 젊은이들이 많이 뛰어들고 있다. 중국의 경제학자 우샤오포(吴晓波)는 현재 대학생들의 직장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졸업생의 90%가 이 음식 배달에 뛰어들고 있다고 말한다. 물론 이는 대학 졸업생들을 위한 일자리가 줄어든 때문이기도 한다. 한 사람이 하루에 배달하는 건수는 40~50건 정도라고 한다.


음식점 입장에서도 배달이 증가하여 지금은 대부분의 음식점 매출의 40~50%를 배달이 차지하고 있다. 판매량도 평균 월 10%씩 증가한다고 한다. 지금은 배달이 요식업의 주력 매출 분야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물론 음식점들의 상호 비교가 쉬워지고 경쟁하는 지역의 넓이가 대폭 확대되면서 음식점들 간의 경쟁도 심화되었다. 음식점도 배달에 적극적으로  응하고 대응해야만 살아남는 시대가 되고 있는 것이다. 2017년 북경의 음식점은 32만 개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2018년에는 29만 개로 줄어들었다. 물경 3만여 개의 음식점이 문을 닫은 것이다. 열개 중 하나의 음식점이 배달 시장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경쟁에서 져서 사라진 것이다.

중국의 맥도널드 매장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변화에 의해 도태되고 있는 것이 패스트푸드라는 점이다. 음식점을 가지 않고 사진과 평가, 드리고 가격 만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자 널리 알려진 맥도널드나 켄터키 치킨 같은 음식에 대한 상대적 경쟁력이 없는 메뉴는 아예 나오지도 않는다. 가격 경쟁력이 있던 맛의 경쟁력이던 이런 대형 프랜타이즈 음식을 누르지 못한다면 아예 배달 음식으로 나올 생각을 못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맥도널드나 켄터키 등의 영업이 점차 위축되고 있다.


이들은 결국 QR 코드 스캐닝으로 주문 및 지불을 하게 하는 서비스 등을 개발하여 더욱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욱 치열하게 서비스 차별화를 해야 하는 것이다.


또 하나 불똥이 튄 곳이 라면 업계이다. 배고프고 출출하지만 나가기 싫을 때 간단히 라면을 끓여 먹던 사람들이  이제는 간단히 배달을 시키게 된 것이다. 이 여파로 라면의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물론 유사 제품군인 전체 스낵 식품의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  

중국의 한국식 라면 전문점

그러자 라면을 고급 음식점 화하는 사업이 나타났다. 한류에 힘을 입어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라면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게  된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여러 종류의 한국 라면을 조리하여 고급 음식처럼 끓여서 내오는 음식점이 생긴 것이다. 고객은 음식점에 들어와서 진열되어 있는 수십 종의 라면 중에 선택을 한다. 그리고 추가 재료들을 지정하면 음식점이 끓여 내오는 것이다.

2017년 한국 라면의 대중 수출은 3억 달러 정도였다. 수입 라면 시장의 1/3 정도인 25.8%의 점유율을 보였던 것이다. 이는 라면 시장 점유율 1위이다. 이러한 변화는 향후 중국 시장에서 한국인들이 어떤 시장을 노려야 하는지를 시사하는 바 있다. 만일 우리가 배달 앱의 성행에서 라면 전문점을 생각해 낼 수 있다면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이 중국 시장을 점령해 나가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은 것이 아닐까.....


관련 동영상 https://youtu.be/VBGHBGRuX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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