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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Apr 08. 2020

우한의 봉쇄 해제 그리고 제2파

코로나 19는 이제 장기화 일상화되었다

2020년 4월 8일 0시를 기하여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발원지 우한이 기간의 도시 봉쇄를 풀고 출입을 시작하였다. 처참한 시간을 보내야 했던 우한 시민들은 소리 지르며 또는 통곡하며 코로나 19 사태의 종말을 고했다. 중국 정부는 이로서 적어도 중국 내부로부터의 코로나 19 사태는 종식했다는 입장을 만천하에 천명하게 된 것이다. 

우한이 봉쇄 해제되는 순간

필자는 우한 시민들보다도 먼저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이제 80일도 넘었고 잠시 후면 백일을 채울 예정이지만 더 이상 격리 날자를 세지 않기로 했다. 왜냐하면 코로나 19의 사태가 종식이 되었다고 해서 이전과 같은 나날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유감이지만 마음 놓고 밖에 나가서 사람들과 어울리던 시대는 끝이 난 것 같다. 아마 지난주 재외국민 투표를 한 것이 금년 상반기 유일한 외출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중국 정부는 현재는 내부의 상황은 일단락되었으며 이제 해외로부터의 유입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국인들을 포함하여 외국인들의 국경 입국을 막고, 줄이고, 통제하고, 격리하고 있다. 하지만 슬그머니 나타난 '무증상자'의 통계가 발표되면서 도대체 정부의 통계나 숫자를 믿을 수 있는가에 대한 소리 없는 불신이 중국 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다. 중국 정부에 의하면 전국의 무증상자 수는 1천여 명 정도인데 이번 사태의 전후를 고려해 볼 때 설득력 없는 숫자이다. Radio Free Asia는 우한의 한 농민을 인용하여 우한의 교통 통제가 완전히 해제된 것이 아니며 다른 지역에서는 후베이 성의 농산물을 꺼려하여 농민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한다.    

중러 국경에서 재러 중국인들이 중국 공안의 삼엄한 경계 하에 버스에 타고 입국하고 있다 

그런데 중국이 강경한 해외 입국 통제 조치는 충분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북한으로 인하여 사실 상 섬이나 다름없는 한국과는 달리 중국은 여러 나라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으며 그 국경은 넓고 길다. 예를 들어 가장 긴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러시아를 예로 들어 보자. 이번 코로나 19 사태에서 러시아는 중국과의 국경을 막았다. 그리고 중국 정부는 이에 분개하는 발표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러시아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러이사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헤이룽장 성에서 최근 코로나 19의 확산이 보도되고 있다. 그리고 러시아가 수많은 중국인들을 강제로 송환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떠도는 소문으로는 러시아에 있던 중국인 150만 명이 강제 귀환되었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재러 중국인 전체가 30~40만 정도인데 150만 강제 귀환은 불가능하다며 유언비어라고 한다. 


문제는 러시아가 자국의 방역을 위한 측면도 있지만 그만큼 러시아 국내의 바이러스 확산이 심각하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로 인해서 헤이룽장의 여러 곳에서 (예: 黑龙江佳木斯小区도 다시 봉쇄되었다고 한다) 다시 봉쇄되는 곳들이 나오고 있는데 동향이 심상치 않다. 그리고 중국 내의 외국인들에 대한 통제와 관리가 점점 더 심각한 수준으로 강화되었다. 광저우도 아프라키 지역 사람들 밀집 지역이 봉쇄되었다는 소문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위에쇼우취(越秀区), 바이윈취(白云区) 등이 봉쇄되었다는 것이다.  소문으로는 산웬리(三元里) 지역을 중심으로 사실 상 장기 거주하는 아프리카 인들이 30만에 달한다고 한다. 광저우시는 근간 해외에서 입국한 사람이 32172명이며 이중 6321명이 외국인이라고 공표했다.

봉쇄된 광저우의 거리

결국 중국의 현재 상황은 코로나 19 사태가 종식되었다고 전혀 말할 수 없는 지경이다. 얼마 전 갑자기 사실 상 모든 입국을 통제한 것도 지도부가 상황을 긴급하다고 본 인식에 따른 것으로 짐작된다. 중국 정부가 무어라고 대내외적으로 코로나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발표하든 간에 필자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실제적인 판단 기준을 학교의 개학에 두고 있다. 오랜 한 자녀 정책의 영향으로 자녀들은 모든 중국인들의 삶의 중핵이다. 두 사람의 부모와 네 사람의 조부모의 인생과 희망이 모두 이 한 자녀에게 달려 있는 것이다. 만일 판단 착오로 수많은 학생들이 감염되는 사태가 생긴다면 그 결과는 중국 정부가 절대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학교의 개학이 자꾸 연기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4월 중 지역과 학교의 상황에 따라 개학을 하게 하고 있고 원칙적으로 4월 중순까지는 모두 개학을 한다는 방침이다. 그래서 각 지역 정부는 순차적인 개학 일정을 발표해 왔다.  그런데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베이징, 상하이 등의 직할 도시가 개학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중앙의 방침이 발표되면 가장 먼저 실행하는 지방 정부가 베이징, 상하이였다. 그런데 상하이 정부는 이미 1학기는 등교하지 않으며 2학기는 9월에 개학하겠다는 발표를 하였다. 베이징 정부도 최근에 들어서 개학을 연기한다는 발표를 하였다. 언제쯤 개학한다는 말이 없으며 오히려 단기간 내에 코로나 19 사태가 종결된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장기화된다는 발표를 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실질적으로는 중국 정부가 중국의 콜나 19 사태가 안심 못할 상태라는 것을 인정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이미 이번 방역팀의 전문가로 중점적 역할 해오던 리란옌(李兰娟) 원사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항저우 등 5대 도시에 코로나 바이러스 제2파가 올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를 한 바 있다. 중국의 인민들은 이미 여러 소문을 듣고 마음에 준비가 되어 있었던 듯하다. 가까운 사람들 중 놀라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없었다. 그야말로 "위에는 정책이, 아래에는 대책이"라는 유명한 중국의 속담이 다시 한번 새삼스럽게 새겨지는 때이다.

리란옌(李兰娟) 원사

그렇지만 이렇게 코로나 19 사태의 장기화, 그리고 이에 따른 일상화가 되면 당장 먹거리가 문제이다. 이미 식량 부족이 일어날 것이라는 소문이 흉흉하고 이에 따라 사람들이 쌀의 확보에 나서면서 쌀 값이 유사 이래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필자 또한 2, 3개월 먹을 쌀은 준비를 하였다. 이렇게 식량을 비축해 놓아야 하는 것은 앞으로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기본적인 것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사실 식량 문제라는 것이 그렇게 쉽게 위기가 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전 세계의 식량 총량을 계산해 보면 결코 모자라지 않는다고 재미 중국 언론인 유튜버 왕지엔(王剑)은 말한다. 그러나 이미 식량 수출 7개국이 잠정 수출 중단을 한 것이 심리적인 공황을 부채질하는 것이다. 중국은 비상시를 대비한 양창을 전국에 운영하고 있어 급작스러운 식량 위기가 올 가능성은 적다. 또한 어차피 과잉 생산 농산물을 필히 중국이 사주어야 하는 미국이 있음에야...


식량 문제 다음은 역시 경제 활동의 문제이다. 중국 정부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모두 정상적으로 업무에 복귀하였다고 하지만 전혀 체감이 되지 않는 말이다. 예를 들면 오늘 우한의 봉쇄가 풀리면서 규모 이상의 기업 98%가 운영에 들어간다고 중국 정부가 발표하였는데 실상 많은 지역의 기업들이 반 강제적으로 업무 재개는 했지만 오더가 없어 공장을 놀리고 있다고 한다. 특히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크다. 하루 종일 나와있어도 장사가 거의 안되다는 것이고 줄이어 폐업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실업은 심각하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이 코로나 격화 2주 만에 천만명의 실업이 발생하였다. 중국이 괜찮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중국재정과학연구원이 걱정했던, 그리고 리커창 총리가 걱정하는 대규모 실업이 실제화될 가능성이 올라가고 있다.

문을 닫은 상점이 즐비한 중국 한 도시의 거리 허문다는 표식이 되어 있다

그리고 경제와 실업이 심각할수록 중국 지도부 내의 갈등은 격화된다. 이미 베이징의 개학이 연기되면서 양회는 당연히 연기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행여 개학이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양회가 열리지 못할 공산이 크다. 양회가 열리면 국무원은 금년 경제 목표를 포함하여 여러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정치적 이슈들에 대한 업무 보고와 계획 및 예산에 대한 의결을 받아야 한다. 아무리 형식적인 활동이라지만 지금처럼 문제가 심각하고 지도부의 분열 조짐이 보일 때에는 예기치 않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미 시진핑 주석을 벌거벗은 임금님에 비유한 홍얼다이, 공산당 간부로서 성공한 부동산 사업가인 린즈치앙(任志强)이 구속되었다. 그는 부패 척결의 책임자였던 왕치산의 가까운 친구이다. 그럼에도 구속이 되었거니와 오늘 그의 이력이 미디어에 발표된 것으로 보아  곧 처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사태를 알린 리원량(李文亮) 의사 이후 중국의 자유 언론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던 사람들은 이번 린즈치앙 사태에 대한 비판이 다시 전면 봉쇄되는 것을 보면서 절망하고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베이징의 공기는 불안하다. 중국 당국은 이미 공안들이 예고 없이 총을 쏠 수 있도록 허가하였다. 4월 3일에는 베이징으로 들어가는 도로를 공안들이 막고 차를 되돌리게 하는 일이 있었다. 그때 수십 량의 버스에 군인들이 가득 차 있었기 때문에 정변이 일어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반중 인사들이 있었다. 혹자는 해방군에 대량의 감염이 일어나 병사들을 병원으로 운반한 것을 관측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어서 베이징 중난하이(중국 지도부 거주 지역)에서 새벽에 총성이 울렸다는 소문이 돌았다. 4월 6일에는 베이징 시내에 장갑차들의 행렬이 나타나 사람들의 주의를 끌었다. 이 모든 것이 꼭 무슨 정변은 아닐 것이다. 이런 일이 일어난 당시 시진핑 주석과 중국 지도부는 이번 코로나 사태의 희생자들에 대한 전국적인 애도 행사를 개최하고 다음 날에는 청명절을 맞이하여 식수를 하는 등 아무런 사건 사고 없는 일상을 보냈으니 말이다. 다만 사람들이 이렇게 민감하게 받아들이게 된 것을 보면 베이징의 민심이 뒤숭숭한 것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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