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전쟁 당시의 GDP 성장률을 예언 적중하여 유명해진 중국 안신증권(安信证券) 수석 이코노미스트 가오산원(高善文)이 작년 11월 27일에 내부 강연에서 예상한 바에 의하면 2020년부터 2030년까지 중국 GDP는 보사정오 “保四争五”, 즉 4%를 지키고 5%를 노력해야 한다고 했었다. 그러나 이 예측도 코로나 19 발생 전의 예측이었다. 따라서 금년 중국의 GDP 성장률은 누구의 말처럼 3%를 달성한다는 것도 어려워 보인다. 필자가 보기에는 미중 무역 전쟁의 효과로 7% 목표가 4~5%로 내려왔다면 미중 무역 전쟁의 영향이 GDP 성장률 2~3% 하강이라는 의미인데 코로나 19의 경우 미중 무역 전쟁 대비 최소 2배 상의 영향은 받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4~5% 예상에서 다시 8~10%가 내려온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그럴 경우 최악은 4 - 10%인 -6%, 최선이 5 - 8%인 -3% 정도가 아닐는지? 필자는 경제 학자도 아니고 그냥 주먹구구로 셈한 것이므로 아무런 자신은 없다. 하지만 중국의 실업 상황이 금년에는 매우 심각해질 것이라는 것은 단언할 수 있다.
https://www.ntdtv.com/gb/2020/01/02/a102743733.html
지난 2020년 2월 중국의 도시 실업률은 중국 정부의 발표에 의하면 역대 최고인 6.2%이다. 여기서 도시 실업률이라고 하는 것은 농민의 경우 상당 수가 '농민공'으로 도시 지역에 나와서 노동자로 일하지만 행정적으로 '농민'인 경우 농사를 하는 것으로 간주되어 실업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에 '도시 실업률'이라는 개념을 사용하는 것이다. 중국적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그래프를 보면 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도시 봉쇄가 일어나면서 실업률이 급격히 치솟고 있는 양상을 보여 준다. 일견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나 그 6.2%라는 값이 과연 실상을 반영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중국 정부의 다른 통계와 마찬가지로 신뢰도에 대한 논쟁은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중국의 실업률에 대해서는 항상 진정한 실업률을 계산하려는 시도가 있어 왔지만 데이터 소스의 확보가 쉽지 않아 유관 데이터로부터 분석해 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실업률의 계산을 위하여 먼저 인구에 따른 생산 가능 인구를 확인해 보자.
먼저 중국 인구는 중국 정부에 의하면 2019년도 말 14억 명을 돌파했다. 2019년도 말 통계에 의하면 도시 인구는 84,843만 명이다. 중국 정부의 취업 인구 통계를 보면 2019년도 도시 지역 취업 인구는 44,247 명, 2018년도 농촌 취업 인구는 34,167 명이다. 그러면 도시 지역의 취업 인구는 도시 인구의 62% 정도라는 이야기가 된다. 도시 실업률이 최고치가 6.2%인 상황에서 도시 인구의 62% 만이 취업 인구라는 것을 역으로 해석하면 '도시 지역 경제 활동 인구'가 '도시 지역 인구'의 62% 정도라는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 된다.
전체 생산 가능 인구 중 취업이 가능한 '경제 활동 인구'를 구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중국 정부의 기준을 적용해야 할 것이다. 경제 활동 인구와 비경제 활동 인구를 우리나라의 경우는 직접 조사하여 확인하고 있으나 중국의 경우 14억 명을 조사하기 어려우므로 적용 가능한 인구 통계학적 기준이 있을 것이다. 우선 연령 기준으로 경제 활동 여부를 구분하는지 확인해 보자. 대학 졸업 연령 정도인 23세부터 65세까지 일한다는 가정을 하면
23세 이하 인구 (65 - 22) / (65-14) = 43 / 51 = 84.3%
8.48억 X 84.3% = 7.14억 명
이렇게 해서 도시 경제활동 인구가 7.14억 명이 나온다. 취업 인구 4.42억 명과는 차이가 크다. 그럼 23세에서 일하기 시작하여 어느 연령까지 일하면 4.42억 명이 나올까? 방정식을 풀어보면 31세 정도가 나온다. 즉 23세에서 31세까지를 경제 활동 인구로 정의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시 말해 연령대를 기준으로 경제 활도 인구를 가늠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그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여성 인구를 제외했을 가능성, 성별 기준을 적용하는 가능성이다. 2019년도 기준 성별 인구는 남성이 71527, 여성이 68478이다. 남성 인구의 비율은 51.1%이다.
8.48억 명 X 51.1% = 4.33억 명
으로 중국 정부 통계 취업 인구인 44,247만 명과 유사하다. 물론 이 수치가 비슷하다고 해서 여성 인구를 제외했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어쩌면 사회보험 가입자 수라던가 소득세와 같은 간접 데이터를 적용했을 수도 있다. 농촌 인구에 대해서 조사하지 않는 것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분석 목적은 정확한 경제 활동 인구를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에서 발표하는 실업률에 대한 감각을 아는 정도인 것이므로 이 목적 하에서는 중국 정부의 취업 통계는 도시 지역에 사는 23세에서 65세 사이의 남성을 위주로 경제 활동 인구로 본 것이라고 상정하면 이는 우리 한국의 상황과도 근접하므로 감각을 맞추어도 되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정의하면 우리나라 상황과도 대체로 일치해서 우리식의 감각을 적용하기가 좋을 것이다. 물론 실제로는 연령대가 21세나 22세일 수도 있고 일부 여성을 생산 가능 인구로 합산했을 것이다. 여기서는 어디까지나 감각의 적용을 위한 방편이다.
그렇다면 우리 감각에서 볼 때 20명의 성인 남성 중 한 사람 정도가 실직 상태인 것이 매우 높은 실업률일까? 2020년 3월 통계청이 발표한 현재 우리나라의 실업률은 4.2%이다. 그리고 실업은 매우 극심한 상태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니 중국이 발표한 6.2%의 실업은 엄청난 비율인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 실업률 숫자는 현실과의 괴리가 있을 수 있겠지만 나름대로 매우 어려워진 고용 시장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제부터가 문제이다. 앞으로 이 실업률이 개선될 수 있는가? 또는 최대한 방어할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실업률을 예측하는 데 있어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수출을 통해서 볼 수 있는 면이 있다. 작년 10월 중국 상무부 부장 종산(钟山)은 수출은 중국 경제 성장의 삼두 마차 중 하나이며 직간접으로 약 1억 8천만 명의 취업을 제공하고 있어 전국 일자리 수의 20%가 넘는다고 한 바 있다.
그런데 중국의 1 사 분기 GDP 성장률이 -6.8%라는 숫자로 곤두박질치고 수출 역시 대폭 감소하였다. 작년 12월 2400억 달러에 달했던 수출은 금년 들어서 1월에 1462억, 2월에 1462억, 그리고 회복된 3월에 1851억 달러 수준이다.
중국 정부가 강력히 업무 재개를 독려하고 있지만 이 숫자가 개선될지는 의문이다. 이미 미국, EU, 일본 등에서 자국 기업의 철수를 강력히 요청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이들 외국 기업들의 생산 공장, 그리고 오더가 탈중국을 계속할 것이다. 그리고 이미 중국의 최대 수출 대상 경제체는 미국이나 EU가 아니라 ASEAN으로 바뀌었다. 만일 최소한 현재 수준에서 큰 개선이 일어나지 않는다(이것도 낙관적인 견해겠지만)고 가정하면 2400억 달러 수준에서 1851억 달러 수준으로 감소한 현 데이터를 적용해서 수출이 23% 감소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기는 베이징의 이코노미스트 Erian Cui 같은 사람은 금년 중국의 수출은 20~45%가 감소할 것이라고 더 엄중한 예측을 하고 있기도 한다.
종산이 말한 대로 수출이 1억 8천 명의 일자리를 직간접으로 제공하고 있었다면 앞으로 이 숫자가 23% 정도 줄어든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럴 경우 4천1백만 명 분의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이야기가 된다. 현재 4.42억 명의 취업자 수가 4.01억 명으로 감소하는 것이고 실업률은 10% 이상이 증가한다는 말이 된다. 즉 실업률은 6.2%에서 16% 수준으로 증가할 것을 전망할 수 있다. 이 수준의 실업률은 역사적으로 정권이 존립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종산의 발언은 자신의 상무부가 담당하고 있는 대외 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으로 보아야 하며 4천1백만 명 전부 실업을 한다고 는 할 수 없다. 직접 영향을 받는 사람도 매출 규모가 감소한다고 그 비율대로 실직하지도 않겠고 간접 영향을 받는 사람들의 경우는 더욱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절반 잡아도 2천만 명 정도의 실업이 발생한다는 추정이 된다.
게다가 농촌의 취업 인구가 3억 4천만 명인데 사람마다 견해가 다르지만 적어도 7, 8천만에서 1억 2천만 이상의 사람들이 현실적으로는 도시 지역에서 일하는 도시 근로자이다. 이들 중 상당 수가 더 이상 일거리가 없으나 고향으로 돌아가지도 못하는 상태로 알려져 있다. 현실 세계에서는 이들 또한 실업자들인 것이다.
중국 정부는 작년부터 이들을 농촌으로 돌아가라고 농촌 창업 등을 독려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소위 "네 가지 끌어 오기 "라는 것을 하고 있다. 인재는 귀향하도록 하고, 자금은 (농촌으로) 돌아오도록 하며, 프로젝트도 되돌려 오고, 공공이익에 기여한다 ("四引" 人才回乡,资金回流,项目回迁,公益回报)라는 것이다.
http://paper.people.com.cn/rmrb/html/2019-05/24/nw.D110000renmrb_20190524_1-11.htm
여기에 금년 중국의 대학 졸업생은 최고 기록인 874만 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근본적으로 이들의 일자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 이는 이전에도 필자가 언급한 바 있지만 단순한 구직난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 사회적 영향을 주게 된다. 북경대의 연구에 따르면 중국 최대의 구인구직 사이트인 zaopin.com의 구인 정보 분석 결과는 1사 분기에 구인 규모가 27% 하락했다는 것이다. 평상시 대졸 신규 구직자 수가 7백만이 안되었던 것을 고려하면 구인 규모의 27% 감소는 실제로는 훨씬 더 큰 고용 시장 위축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보겠다.
이들 대학 졸업생들에 대한 취업이 불투명해지면서 중국 정부, 특히 리커창 총리가 관련 발언을 수 차례 하는 등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가 대학 졸업 예정자들에 대해서 만일의 사태의 경우 '군입대'하는 조사를 한 바 있는 것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그리고 소위 삼지 일부(三支一扶) 프로젝트라는 것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삼지 일부 프로젝트라는 것은 대학 졸업생들을 농촌, 산골 등으로 보내서 2년간 일하게 하는 것이다. 적은 급여와 수당 만을 받으며 해당 지역 사회에 봉사하는 운동으로 지난 5년간 지속되어 왔다. 문화 대혁명 당시의 하방(下放)을 연상케 하는 이 정책은 사회주의 실현을 위한 청년들의 애국심을 고취시켜 구현하고 있다. 2년 후에 해당 지방 정부에서 채용을 하거나 기타 정부 부처에서 고용을 할 때 우선 배려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 아니며 중국식 표현으로 어쩔 수 없는 방안(没办法的办法)로 보인다.
그리고 중국 주요 대기업들이 고용은 커녕 속속 감원에 들어가고 있다.(https://www.ntdtv.com/gb/2020/01/06/a102746122.html)
바이두는 오토 파일롯 분야에 대규모 감원을 발표했다. 그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는데 주원인은 마이두가 추진하는 자동 조정 자동차를 양산하겠다는 회사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텐센트의 게임 분야도 대규모 감원을 진행했다. 30%를 감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간 관리자 및 고위층은 연봉제를 도입한다.
디디추싱은 연말 인사 평가 후 성적 우수자에게는 인센티브를 더 지급하되 C급은 보너스가 없으며 관리자는 10%를 도태시킨다고 한다.
온라인 패션 모구(蘑菇街)는 4월 17일 현재 1천 명 정도인 직원들 중 14%인 140명 정도를 줄인다고 "1차 감원" 계획을 발표하였다.(https://www.cnbeta.com/articles/tech/969021.htm)
할로 공유 자전거(哈罗)는 내년부터 신규 채널 증설을 동결하고 성과 미흡한 간부들은 전면 도태시킨다. 업적이 좋은 사람에게 더 많은 수입이 가도록 하겠다고 한다.
CTRIP은 상해 본사의 직원들을 30% 감원하며 근무 년수 + 1개월 급여를 보상금으로 지불한다.
선저우요우처(神州优车)도 감원을 시작했다. HR이 직접 직원들에게 퇴직을 통보하고 불복 시 곧바로 법원 중재 처리한다.
과즈중고파(瓜子)는 연말 직원들의 30% 감원하고 렌터카, AS 등 부문은 50% 감원한다.
전자제품 양판점 수닝(苏宁)은 베이징 연구소의 연구원들을 감원, 일부 부서는 70% 에 달한다고 하며 근무 년수 + 1개월 급여를 보상금으로 지불했다. 이제 연구 인력은 십여 명만 남았다고 한다.
VIVO로 더 유명한 Vipkid사도 15-25% 감원했고 연말 보너스는 없으며 연말 행사도 취소하였다.
금융회사 말벌(马蜂窝)은 40% 감원했으며 연말 보너스 없다.
온라인 여성 쇼핑몰 웨이핀회이( 唯品会) 역시 감원에 들어갔으며 연말 보너스는 없다.
여행 사이트 취나얼(去哪儿)은 신입생부터 감원을 하며 보상은 없다.
금융 서비스 이신(宜信)은 이미 12月부터 감원 시작,점포 직원들을 주로 감원하였고,협력사 직원들은 계약이 중단되어서 25%에 이르렀다. 금년에는 연말 보너스는 없다.
클라우드 펀딩을 하는 쉐이디초우(水滴)도 감원하며 대상으로는 신입 사원들도 포함이고 보상도 없다.
웨이라이 자동차(蔚来汽车)는 이미 천여 명 감원을 하였으며 자금 사정으로 급여일을 8일 늦추었다.
게임 회사 콰이쇼우(快手游戏部门) 과 보안 쏠루션 회사 360 등도 모두 감원을 하고 있다. 특히 360의 경우 작년 연말 대규모 감원이 이미 있었다.
미국의 경제학자 천펑(秦鹏)은 중국 경제의 삼두마차인 투자, 수출, 소비가 모두 타격을 입었으며 2019년 상반기 실업자 수가 500만 정도였음에 비해 현재 상태로 보면 1500만 정도의 실업이 더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하였다. 그는 2020년 약 2천만 명 정도의 실업을 예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추정하였다.
이들 기업들의 감원은 그대로 실업의 증가로 이어지며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업종들에 직격탄이 된다. 길거리 장사를 하는 소상공인들은 말할 것도 없다. 광둥성에서 요식업자들이 유명한 배달 앱인 메이투완에 대해서 집단 항의를 벌인 것도 이를 반영한다. 이 사건은 우리나라의 요식업자들이 "배달의 민족"에 집단 항의한 것과 유사하다. 광둥성의 경우에는 이 앱 서비스의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지금 요식업자들은 생존을 위협받고 있고 코로나 19로 인하여 배달 비중이 증가하면서 앱 서비스가 폭리를 취하고 요식업자들은 적자를 보고 있다는 내용이다.
https://www.cnbeta.com/articles/tech/968969.htm
지금 중국의 요식업, 유통업, 서비스 업들은 아우성이다. 그리고 정부는 거의 의무적으로 업무 재개를 강요하고 있으나 이는 임대료와 급여를 감당할 수 없는 업주들이 해고를 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그런데 앞서의 천펑(秦鹏)과 유사한 실업 규모를 예측한 사람들이 있다. 홍콩 노무라 증권의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루팅(陆挺) 및 중국 이코노미스트 왕징(王竞)이 함께 발표한 바에 따르면 코로나 19 이후 전 세계는 대공황 이해 최대의 수난이며 금년 2 사 분기 중국의 수출은 30%가 떨어져서 약 1800만 명의 실업이 발생할 것이라 한다. 따라서 2사 분기말이면 1800만 명의 실업자가 생긴다는 의미이다.
https://www.aboluowang.com/2020/0328/1428858.html?utm_source=dlvr.it&utm_medium=twitter
심지어 홍콩의 사우스 모닝 포스트는 중국의 실업자가 모든 인수를 고려하여 엄격히 판정하면 2억 명에 달할 수도 있다는 보도를 하기도 하였다. 아마 농민공 등의 모든 주변 요소들을 고려하면 그렇게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요는 금년 중국의 실업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대규모가 될 것이라는 것이고 그 효과는 엄중할 것이라는데 모두 이견이 없는 것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