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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Apr 17. 2020

마이너스 GDP와 중국 기업 수 추이

수지 악화 및 탈 중국 추세를 찾는다

중국이 최초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그것도 -6.8%라는 큰 숫자이다. 사실 현재 상황은 마이너스가 아니라면 더 이상할 것이다. 오히려 중국이 어느 정도를 인정하고 실제로 어느 수준으로 악화되었는지가 이슈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Julian Evans-Pritchard 같은 사람은 이번 중국 정부가 발표한 GDP가 실제보다 미화된 것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중국의 실제 상황이 어떨지는 좀 더 상세히 들여달 볼 필요가 있는데 필자는 그중에서도 먼저 기업들의 상태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필자는 이번 1사 분기 중국 경제 상황을 점검해 보려는 의도에서 중국 통계국의 데이터를 분석해보고자 하였다. 작년 11월 필자가 조사하였을 때 2018년도 4월 기준 중국의 외국 기업 수는 47,974개였다. 그리고 2019년 9월 기준으로 중국의 외국 기업 수는 44,414개였다. 즉 미중 무역 전쟁이 벌어진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탈중국을 한 외국 기업이 3,560개였던 것이다. 그래서 지금 시점에서는 그 숫자가 어느 정도 되는지 비교를 해보고자 하였다. 그런데 국가통계국의 데이터베이스에 큰 변화가 생긴 것이 아닌가? 외국 기업 수를 찾아보니 해당 데이터가 사라졌다! 남아있는 것은 2018년도까지의 연도별 데이터뿐이었다! 이것부터 심상치 않았다.


그래서 필자는 이번에는 중국 기업 총숫자를 분석해 보려 하였다. 미중 무역 전쟁과 코로나 19 사태를 겪으면서 상당수 기업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도산하였을 것으로 추측이 되었고 이를 분석해 보려 한 것이다. 그런데 기업 총숫자에 대한 데이터도 찾을 수 없었다. 국가통계에 나오지 않으면 상무부에 데이터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여 중국 상무부 사이트를 찾아보았으나 역시 기업 총숫자에 대한 데이터는 찾을 수 없었다. 마치 필자가 조사하려 하는 데이터만 골라서 막아놓은 것 같은 그런 느낌마저 드는 것이었다.


최근의 미중 무역 전쟁과 코로나 19 사태의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월별 데이터가 필요했는데 찾을 수 있었던 필자의 의도에 가장 가까운 데이터가 공업 기업 총수의 월별 데이터였다. 원래의 의도는 서비스업, 농업, 수산업, 광업, 에너지 등 각 영역별로 기업 수를 찾아서 합산하여 분석해 보려 한 것인데 가장 기업 수가 많은 서비스업에서 기업 수 데이터가 없었기 때문에 이 데이터에 집중하고자 한다. 아래 그림을 보시라.

이 그래프는 실로 묘하다. 공업 기업이라고 하면 제조업을 말한다. 2018년 2월 공업 기업수는 372,341개이다. 2018년 미중 무역 전쟁이 발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공업 기업의 숫자는 점점 증가하여 2018년도 말에는 378,440개를 기록한다. 6099개의 기업이 증가하였다. 그런데 바로 다음 해 2월 데이터는 공업 기업 수가 364,977로 2018년도 말 대비 13,463개 기업이 두 달 만에 감소하였다.


그리고 2019년에도 2018년도 동향과 동일하게 증가하는데 갈수록 기업 수 증가 폭이 늘어난다. 그렇게 해서 2019년 말에는 공업 기업 수가 372,822개가 되어 2018년도 말의 37,8440개에 근접하게 된다. 그런데 2020년으로 진입하면서 2019년도 초와는 달리 기업 수의 감소가 일어나지 않는다. 2019년도 2월의 데이터는 374,405개로 증가한다. 


 여기서 함께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 손실을 내고 있는 기업 수이다. 그래프 상에 노란색으로 표시된 선이며 눈금은 오른쪽 축에 표시되어 있다.  2018년도를 보면 기업수가 증가하면서 손실 기업 수는 감소한다. 이것만을 보면 장사가 잘되기 때문에 기업 수는 늘어나고 손실 기업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2018년 2월 81,248 개였던 손실 기업은 점점 감소하여 2018년 말에는 57,291개까지 줄어든다. 무려 23,957개의 기업이 손실 상태에서 벗어난 것이 아닌가!


하지만 2019년도 2월이 되면서 이 숫자는 무려 39,260개가 늘어난 96,551개로 급증한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 그리고는 2019년도에도 이 숫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다가 2019년 말이 되면 31,538개가 줄어든 59,207개가 된다. 그리고는 보라. 2020년 2월의 데이터를 보면 136279개로 치솟는다. 무려 50,153개 기업이 증가하여 2배가 되는 것이다.


아무리 중국 정부의 통계를 믿을 수 없다고는 하지만 중국 정부 입장에서 볼 때 일부 데이터를 비공개하는 조치를 취한 이상 이들 데이터들은 공개해도 된다는 판단을 한 범위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외부에서 공격적 질문이 들어올 시에도 방어가 가능하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러한 데이터의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지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았다. 그리고 필자의 해석은 다음과 같다.


중국의 기업들은 모두 회계 연도가 12월 말로 고정되어 있다. 다시 말해 중국의 기업은 모두 12월 결산 기업인 것이다. 그리고 기업이 청산을 하고 법인 취소를 하려고 할 때 의무적으로 외부감사보고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그래서 기업들은 영업 중지 등록을 하고 연말이 되고 나서 회계법인의 지원을 받아 감사보고서를 작성한다. 그러고 나서 법인 취소를 신청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어째서 손실 기업 수가 연도 중 지속적으로 감소하는지 설명이 된다. 연도 중 손실을 내던 기업들이 영업 중지를 등록하면 그 순간부터 '손실을 내는 기업'이 아닌 것이다. 그렇게 해서 연도 중에는 영업 중지 신청하는 기업이 늘어남에 따라 계속 손실 기업수가 감소를 하게 되고  연초에 기업 해산을 하게 되면 전해 연도에 누적되었던 손실이 모두 반영되게 된다. 이것이 중국 손실 기업수 변화의 비밀이다.


그러면 기업 수 자체의 변화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가? 폐업을 위하여 "영업 정지" 상태에 들어간 기업도 "생존해 있는 상태의 기업"이다. 따라서 기업 수 카운팅을 할 때에는 계속 포함되게 된다. 그러니 연도 중에는 기업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이 그래프를 해석할 수 있게 된다. 미중 무역 전쟁이 시작된 2018년도에 중국의 공업 기업은 13,463개 기업이 폐업을 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숫자는 모두 미중 무역 전쟁의 영향이라고는 할 수 없다. 미중 무역 전쟁의 영향을 온전히 받은 2019년도에는 이런 감소가 없고 오히려 증가를 보인다. 이 부분도 필자가 그 비밀을 풀었다. 


공업 기업에 한정하면 홍콩, 타이완을 포함한 외국 기업 수의 데이터를 찾을 수 있어 이를 아래에 보였다. 역시 동일한 패턴이 나타나며 특히 총합에 있어 2020년 2월의 기업 수는 증가한데 비해 이 그래프에서 보이는 외국 기업의 수는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전반적인 그래프의 형태는 중국 기업 총 수의 변화와 유사하지만 다른 점이 두세 가지 있다. 먼저 중국 기업 총 수의 경우 연도 중에는 시간의 경과와 함께 기업수가 증가하는 데 외국 기업의 경우 증가하지 않거나 그 증가율이 매우 낮다. 이는 외국 기업이 신설 법인을 내는 경우가 거의 없어진 것이다. 사실상 더 이상 중국에 투자하고 있지 않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리고 매년도말과 년도 초의 격차에 의해서 당해 연도에 얼마나 많은 외국 기업들이 감소했는지를 추정할 수 있다. 2017년 말과 2018년도 초는 각각 49,911개와 48,194로서 1717개 기업이 감소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2018년도 말과 2019년도 초는 각각 47,736개와 46,249개로서 1,487개 기업이 감소하였다. 그런데 2019년 말 2020년 초로 오면 1,115개로 오히려 감소세가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2019년도 말에서 2020년도 초의 손실 기업 수를 보면 급격한 증가를 보인 것을 알 수 있다. 2019년도 말 손실 기업 수 9781개로 동기 전체 외국 기업 수 44628개 대비 21.9%라는 매우 높은 비중이다. 그리고 2020년도 초를 보면 손실 기업 수가 21,432개로 동기 전체 외국 기업 수 49.3%를 보인다. 다시 말해 2020년 2월에는 전체 외국 기업 중 절반이 공식적으로 손실이 난 것이다. 


그리고 외국 기업 수 그래프 중 2019년도에 특기할 만한 부분이 있다. 바로 7월에서 8월 사이에 기업 수가 대폭 감소한 것이다. 7, 8월에 각각 46,329개 및 44,361개로 1968개 기업이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이 어째서 발생하였는가는 설명이 안된다. 무엇인가 기준이 변경되었다고 밖에 생각할 수가 없다. 그리고 이런 변화의 결과 2019년도 말 외국 기업 수와 2020년도 초 외국 기업 수의 차이가 1,115개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이런 착시 현상을 줄이기 위하여 2019년도 7월 외국 기업 수와 2020년 2월의 외국 기업 수를 비교하면 감소 폭은 2,816개 기업이다. 그러면 2017년, 2018년 수준에 비해서 두 배의 외국 기업이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외국 기업 수가 2019년도 8월에 대폭 감소하였는데 전체 중국 기업 수 그래프에서는 왜 특기 사항을 발견할 수가 없는가? 그 비밀은 바로 중국 민영 기업 수의 변화에 있다.

이 그래프는 공업 기업 중 민영 기업의 수와 그중 손실 기업 수를 나타낸 것이다. 전체적인 패턴은 역시 동일하다. 이 그래프의 219년도 8월을 보면 기업 수가 갑자기 엄청나게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2019년도 7월과 8월의 공업 분야 민영 기업 수는 각기 216,881 및 229,762로서 12,881개 기업이 증가하였다. 외국 기업이 1,968개가 줄어들었지만 중국 민영 기업의 수가 1만 개가 넘게 늘어나면서 파묻힌 것이다.


그런데 손실 기업 수의 추이에는 변화가 별로 없다. 이것은 서두에 필자가 해석한 기업수 증감이나 손실 기업 수 증감이 맞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하겠다. 그러면 이렇게 많은 기업들이 타나난 것은 왜일까? 장사가 잘돼서? 그럴 가능성은 적겠지만 확증이 필요하니 민영 기업들의 매출 추이도 살펴보았다.

보라. 매출 추이 곡선에는 이렇다 할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21만 개가 넘는 민영 기업 수에서 12,881개 정도가 증가한 것이니 비율로는 5.6%가 한 달 사이에 증가한 것이다. 2019년 7월과 8월의 매출 차이는 4조 3339억에서 4조 6667억으로 3,328억 위안의 증가를 보였다. 비율로는 7.7%이다. 그렇다면 민영 기업의 증가가 허수가 아닌 실질적인 증가라고 보아야 한다. 물론 중국 정부의 이 통계가 믿을 만한 것이라는 전제가 서야 하지만...


그렇다면 2019년 8월에는 무엇인가 조치가 있어서 외국 기업의 수가 줄고 민영 기업의 수가 늘었으며 그 폭도 대단히 컸었다는 말이 된다. 한 가지 가능성은 합자 또는 합작 회사들의 판정 기준을 변경하여 일부 기존 외국 기업으로 분류되었던 법인들을 민영 기업으로 전환하였을 가능성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 민영 기업 수의 증가 폭을 설명하기 어렵다. 다른 한 가지 가능성은 그 당시 중국 정부가 대규모로 추진하였던 농민공들의 귀향 창업이다. 이럴 경우 기업 수의 대폭 증가도 설명이 되고 이들을 지원하기 위하여 매출을 돌려주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외국 기업 수의 급작스러운 단절을 설명하지 못한다.


게다가 민영 기업들의 실적도 문제가 많기는 마찬가지이다. 2020년 2월에 오면서 손실 민영 기업 수는 78,799개로서 2019년도 말에 비해 47,001개가 감소하였다. 2019년 2월에 보여준 손실 민영 기업 수는  49,481이어서 2018년 12월의 28,276 대비 21,205개가 증가하였다. 그러니 전년 대비 손실 민영 기업이 2.5배 증가한 것이다. 농민공들이 창업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들 중 대부분은 도산했으리라.


중국의 일류 대기업들도 수지 악화로 고전 중이다. 거리전자(格力电器) 같은 경우 수익이 70%  정도 감소하였다고 한다. 상하이 자동차도 대폭의 수익 감소를 공고했고 부동산 기업인 비궤이위엔(碧桂园)도 마찬가지도. 한 마디로 전 방위적으로 기업들의 수지가 악화되고 있다. 특히 민영 기업의 수가 늘었다지만 2020년 들어서면서 나타난 손실 기업의 수 차이 47,001은 2019년 12월 말 기준 233,957개의 민영 기업 중 20%가 파산하였음을 짐작하게 한다. 


정리하면 2019년 적어도 절반에 해당되는 2만 개 이상의 외국 기업이 적자를 보고 있어 금년도는 상당 수가 중국에서 철수할 것이 예상된다. 금년에 조기에 코로나 19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외국 기업이 도산하거나 철수할 것이어서 사실 상 중국에 남는 외국 기업은 일부분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리고 민영 기업들은 작년 연말 실적 기준으로 20%가 적자를 보고 있다. 금년에는 더욱 많은 기업들의 수지 악화가 예상된다. 만일 금년에 작년의 20%보다 더 많은 기업들이 수지가 악회 될 터인데 이렇게 되면 중국 전체 민영 기업 중 대부분이 도산의 위험에 마주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된다. 금년 중국의 경제는 참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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