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철 May 27. 2020

2020 중국 양회 - 홍콩 국안법

홍콩 시대는 저무는가?

중국이 양회를 통해서 전격적으로 홍콩국가안전법을 통과시켰다. 엄밀하게는 전국인민대표회외의 "홍콩특별행정구 국가안전의 보호를 위한 법률제도 및 기구 제도를 만들고 완전하게 하기 위한 결정 초안(《全国人民代表大会关于建立健全香港特别行政区维护国家安全的法律制度和执行机制的决定(草案)》)"을 통과시킨 것이다. 5월 28일경 통과될 것으로 관측되었으나 전인대는 신속하게 통과를 시키는 동시에 선포일부터 효력을 발휘한다고 발표하였다. 이 결정은 간략한 7개 항의 내용을 포함하는데 그 하나가 구체적인 법제화는 전인대 상무위원회에 위임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만든 법안은 홍콩 정부가 발표함과 동시에 즉시 효력을 발휘할 예정이다.

https://baike.baidu.com/item/%E4%B8%AD%E5%8D%8E%E4%BA%BA%E6%B0%91%E5%85%B1%E5%92%8C%E5%9B%BD%E5%9B%BD%E5%AE%B6%E5%AE%89%E5%85%A8%E6%B3%95/525260?fromtitle=%E5%9B%BD%E5%AE%B6%E5%AE%89%E5%85%A8%E6%B3%95&fromid=830236&fr=aladdin

홍콩 시민들은 이 법안이 전인대 의제로 올라갔다는 소식을 듣자 마자 항의 시위에 나섰다.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 언론인  리즈잉(黎智英)은 "홍콩 시민들에게는 두 가지 선택밖에 없다. 이민 가든지 끝까지 싸우든지. 나는 끝까지 싸우겠다."라고 하였고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와 같은 홍콩 시민들의 항의는 예정된 것이었지만 중국 당국의 방침 또한 이미 결정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즉각 홍콩 시민들의 시위를 강경 진압한 것이다. 하기는 국가안보법을 통과시켜 더 강력한 조치를 하려는 마당에 무엇을 주저하랴!

https://baijiahao.baidu.com/s?id=1667627816834764210&wfr=spider&for=pc

그리고 세계 각국은  중국 정부의 홍콩 국안법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강력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나 이런 결과가 올 것을 정말 아무도 몰랐단 말인가? 사실 이런 중국 당국의 조치는 예정된 것이었다. 작년 이미 홍콩 기본법 23조가 이슈가 된 바가 있다. 홍콩 기본법은 1997년 홍콩 회귀 당시 제정된 것으로 일국양제를 비롯하여 홍콩의 독립된 체제와 법치를 규정하고 있는 '홍콩의 헌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제23조는 홍콩 정부가 국가 안보에 관련된 법을 제정하도록 규정한 것으로 다음과 같다.


第二十三條 香港特別行政區應自行立法禁止任何叛國、分裂國家、煽動叛亂、顛覆中央人民政府及竊取國家機密的行為,禁止外國的政治性組織或團體在香港特別行政區進行政治活動,禁止香港特別行政區的政治性組織或團體與外國的政治性組織或團體建立聯繫

위키 문헌의 번역에 의하면 이  23조의 뜻은 다음과 같다.

제23조 홍콩특별행정구는 자체적으로 법을 제정하여 국가를 배반하고 국가를 분열시키며 반동을 선동하고 중앙 인민정부를 전복하며 국가기밀을 절취하는 행위를 금지하여야 하며 외국의 정치 조직 또는 단체가 홍콩특별행정구에서 정치 활동을 진행하는 것을 금지하고 홍콩특별행정구의 정치 조직 또는 단체가 외국의 정치 조직 또는 단체와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금지하여야 한다.

이렇게 홍콩이 '자체적으로 법을 제정하여'야 하는데 그 동안 홍콩은 법 제정을 미루어 왔다. 아무도 이런 법을 제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일 터이고 또 중국 당국도 굳이 문제를 삼을 필요가 그 동안에는 없었다. 문제가 된 것은 소위 '반송중법 운동'이 작년에 터져 나오면서이다. 홍콩 행정 장관인 캐리 램과 친중파 의원들이 중국 법을 위반한 홍콩인들을 중국 사법 당국으로 보내게 하는 법을 추진한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는 이 법은 홍콩인들도 대상이지만 중국 당국 입장에서는 주로 중국 대륙에서 처벌하고자 하는 홍콩 거주 중국인을 목표로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가뜩이나 홍콩의 미래를 불안해 하던 홍콩인들에게 있어 이러한 법을 사실 상 민의와 관계없이 친중 의원들로 구성된 업법회에서 통과를 강행하려 한 것이 홍콩 사람들에게 불을 붙인 꼴이 되었던 것이다.

이 사건 이후 홍콩 문제가 국제적 이슈가 되면서 중국 당국은 한 발 물러섰다. 그리고 그때 베이징의 사중전회에서 홍콩 상황에 대한 대처 전략을 숙의하면서 관련 입법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 나왔던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mvT_llJGKLo&feature=youtu.be) 그러므로 중국 당국의 입장에서는 이번 홍콩 국안법이 갑자기 튀어 나온 것이 아니라 정해진 수순과 이미 발표한 방침에 따라 추진해 온 것일 뿐인 공산이 크다.


그리고 필자가 생각할 때 그것이 여태까지 수면 위로 나타나지 않고 지금 갑자기 등장한 이유는 바로 홍콩의 선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작년 홍콩의 입법 의원 선거에 대하여 낙관했었던 것 같고 먼저 입법 의원 선거를 치룬 후 이들 입법 의원들을 통하여 국안법 입법을 하면 될 것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홍콩 입법 의원 선거에서 대패를 한 것이다. 그러니 홍콩 입법회를 통한 홍콩 국안법의 입법은 사실 상 불가능해 진 것이다. 게다가 이번 9월에 예정된 홍콩 행정 장관 선거에서 자칫 친중파인 캐리 람 장관이 당선에 실패를 하여 반중파 인사가 홍콩 정부의 수반 자리에 오르기라도 한다면 통제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 당국은 소극적인 홍콩의 입법 의원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자신들이 결정 가능한 확실한 단계를 밟아 나간 것으로 생각된다.


사실 중국 당국이 취할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이다. 중국에서 입법을 하는 방법이다. 중국의 입법 기관은 전인대이며 전인대는 중국의 최상위 의결 기관이다. 명분 상 홍콩 정부나 홍콩 인민들보다도 상위의 의사결정 기구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중국은 이번 전인대를 통하여 입법을 하게 되었고 '일국양제'라는 명분 충족을 위하여 법안 자체는 전인대에서 상무위원회에 위임하여 만들지만 법안의 공포는 홍콩 당국에서 하게 한다는 방식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의 후폭풍은 어떤 양상으로 얼마나 크게 일어날까? 먼저 영국의 보리스 총리가 화웨이 설비를 35%까지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철회하며 중국에 대한 항의를 표시하였다. 이번 중국의 조치는 홍콩의 중국 회귀 당시의 협정을 어긴 것이라는 명분이다. 물론 중국은 홍콩은 중국의 영토이며 홍콩에 관한 사안은 내정이라는 입장이지만 말이다. 아마도 보리스 총리는 골치 아픈 화웨이의 5G 문제를 이번 사건를 이용하여 결정함으로써 기존의 화웨이 수용 입장에 대한 손상을 입지 않으면서 미국의 요구를 들어 주면서도 미국의 압력에 굴복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의도했을 가능성이 높다. 영국의 유권자들은 영국 총리가 미국의 강아지가 되는 것을 싫어하니 말이다.

어떤 나라들이 어떤 항의를 하든 사실 다 소용이 없다. 중국은 꿈적도 하지 않을 것이다. 실제 영향을 줄 수 있는 나라는 오로지 미국 단 한 나라이다. 그래서 전세계는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조치를 취할지 주목하고  있다. 필자가 볼 때 홍콩 관련하여 트럼프 대통령이 취할 수 있는 조치들은 다음과 같다.

- 홍콩 자유 무역항 지위의 박탈: 중국이 자국 내정이라고 주장한다면 홍콩에 대한 관세도 모두 중국과 동일하게 적용하겠다는 말이다.

- 홍콩 자유 금융 센터 지위의 박탈: 홍콩의 페그제나 홍콩 자본 시장에 대한 조치가 예상된다.

- 홍콩 인권법에 따른 조치: 이번 법안 관련된 중국 인사들 및 가족들에 대한 해외 자산 동결 및 비자 금지 조치 등이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가장 먼저 결정하기 쉬운 것은 바로 홍콩 인권법에 따른 조치이다. 이미 상하 양원에서 관련법을 통과시켜 놓았기 때문에 의사 결정만 하면 되는 것이다. 단지 고려해야 할 것은 이번 제재 범위에 들어가는 인물들의 범위 선정 정도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소수의 인물만 선정할 수도 있고 아니면 무리가 있기는 하겠지만 전인대 전체 인원을 포함하는 규모로 폭 넓게 확장할 수도 있다. 현실적으로는 아마도 소수 인물들을 상징적으로 선정하고 상황에 따라 좀더 넓혀가는 전술을 선택할 가능성이 가장 클 것이다.


그러나 홍콩인권법을 이용한 제제에 그칠 경우 모든 공로가 '홍콩인권법'을 주도한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과 루비오 상원 의원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중국이라는 국가를 대상으로 제재하는 것으로는 모양세가 너무 미약하다. 그래서 꼭 본인이 주목을 받아야 되는 트럼프 대통령 성격 상 홍콩 인권법에 따른 조치에 그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갈 가능성이 있다. 그것은 아마도 홍콩의 자유 무역을 제한하는 일이 될 것이다. 어차피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이 무역으로 손해를 입던 말던 그 자체에 대해서는 관심이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상당 수의 홍콩으로부터의 수출이 사실 상 대륙의 중국 기업의 수출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홍콩에게 중국과 동일한 관세를 부가하는 방법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어 그다지 나쁜 이야기가 아니다. 사실 미중 무역전의 과정에서도 홍콩에 미국이 관세를 부과할지 모른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었다. 가장 중요하게 홍콩의 자유 무역에 제한을 가해도 미국인이나 미국 기업이 받을 손해가 크지 않다.


마지막인 홍콩의 금융 체제를 흔드는 조치는 아마도 적어도 단 기간 내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우선 홍콩의 주식 시장에 어떤 기업들이 주로 상장되어 있는지 다음 표를 보라. 중국 기업들이 80%를 넘는다. 홍콩 증시가 무너지면 이들이 우선 큰 타격을 받는다. 실제로 홍콩 국안법 발표 후 홍콩 주식 시장은 폭락을 했다. 그리고 중국 금융사들이 열심히 사자에 나서서 결과적인 하락 수준은 예상보다는 적게 나타난다.

이 주식들이 상장할 때 개입한 것이 대부분 미국 월 스트리트의 금융 회사들이다. 이들은 또한 각종 펀드, 인덱스 펀드, ETF 등의 상품을 개발하여 서구 투자자들의 돈을 여기에 뜰어들인 장본인들이다. 아래 표를 보면 홍콩에 직접 투자하는 규모는 오히려 약간 감소하고 있고 반면 주식 투자 규모는 지속 증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소위 중국 권력과 월 스트리트 금력의 카르텔인 것이다.

모순적인 것은 이 중국 기업들의 상장을 통해서 주로 이익을 얻은 것은 주로 상해방이라는 것이다. 시진핑 그룹 쪽은 크게 덕 본 것이 별로 없다. 그래서 현재는 중국 금융 회사들이 홍콩 주가를 받치고 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시진핑 그룹 쪽에서는 방치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부터 홍콩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월 스트리트와는 그리 좋은 관계가 아니다. 그래서 홍콩 증시가 폭락을 하든 말든 손해를 입는 것이 단지 월 스트리트라면 상관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법 있다. 

그리고 홍콩에 투자하고 있는 국가를 보면 미국은 1.4%에 불과하여 일본, 싱가포르 보다도 적다. 그러나 중국이 20%가 넘는 것을 보면 홍콩 금융 시장이 중국에게 있어 정말 중요한 존재임을 짐작하게 한다. 특기할 만한 것은 조세 회피 지역의 투자가 사실은 가장 주도적인 투자자라는 것이다.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와 케이만 제도, 버뮤다를 합하면 59%나 된다. 이들은 누구인가? 알 수는 없지만 전 세계의 금융 회사들일 것이고 아마도 월 스트리트 회사들이 주요 세력일 것이다. 그러므로 홍콩 금융 시장의 이해관계에 있어 중국 정부, 특히 상해방과 월 스트리트 회사들은 같은 입장에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시진핑 그룹을 약화시키는데 있어 상해방은 레버리지가 될 수 있다. 이들 상해방과 월 스트리트와의 관계는 지난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각별한 이익 공동체였다.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 또한 이들의 이익 관계를 도외 시 할 수 없다. 월 스트리트의 손실은 결국 다시 대부분의 미국 시민들의 손실로 이전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월 스트리트는 현재 상황을 정리하고 자신들의 손실을 최소화해서 빠져 나올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다행히 중국 정부가 지금 당장은 홍콩 주식 시장을 떠 받쳐주는 행동을 보이고 있다. 그러므로 트럼프 행정부는 당분간 홍콩의 금융 시장 지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하지 않을 것이다. 조치를 한다면 월 스트리트 회사들이 빠져 나온 후가 될 것이다. 


현재까지 미국에서 나오는 소리들은 "홍콩의 금융 허브 지위"에 맞추어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나 래리 커들러우 고문은 이에 대해 무게를 두는 발언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금융 허브 위치 자체에 대한 조치는 한동안 위협 수준으로 진행되고 그 동안 월 스트리트가 시간을 벌 수 있도록 배려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물론 예상을 하기 어려운 트럼프 대통령 내각이니 필자가 자신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켜 보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