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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Jun 25. 2020

산샤댐 최대 개방!

우한은 안전한가?

6월 21일 17시  산샤 댐은 모든 수문을 열고 34대의 발전기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2020년 들어 처음으로 4억 도(度) 분량의 최대 발전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중국의 관영 매체들은 모두 입을 모아 이 장관을 소개하였다.

https://www.cnbeta.com/articles/tech/994261.htm

그런데 이게 전혀 좋아할 일이 아니다. 현재 계속되는 호우로 구이저우, 쓰촨, 후난, 후베이, 광둥, 광시, 장시, 안훼이 등 각지에서 침수가 되어 난리인 이 시점에 산샤 댐을 방류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거기다가 모든 수문을 열고 최대 수량을 내보내고 있는 모양이다.

이렇게 산샤댐의 모든 수문을 개방한 것에 대하여 타이완의 매체들은 일제히 산샤댐의 붕괴 가능성을 제기하며 산샤 댐의 상류와 하류에 모두 폭우로 인한 수위 상승이 된 것을 가장 위험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사실 산샤 댐의 붕괴 위험에 대한 우려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산샤 댐이 계획되던 60년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거론되어 왔었다.

http://www.rfi.fr/cn/%E4%B8%AD%E5%9B%BD/20200621-%E4%B8%89%E5%B3%A1%E5%BA%93%E5%8C%BA%E4%BC%A0%E8%AD%A6%E8%AE%AF-%E6%B0%B4%E4%BD%8D%E8%B6%85%E5%87%BA%E9%98%B2%E6%B4%AA%E9%99%90%E5%88%B6%E8%BF%91%E4%B8%A4%E7%B1%B3

그런데 이번에는 산샤 댐의 홍수 경계 수위를 2미터나 초과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외국 언론에서 산샤 댐에 관한 보도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인심이 흉흉해졌다. 이때 중국의 SNS 상에 "마지막 기회다! 이창(宜昌) 이하 하류는 모두 피신하라!"라는 글이 돌면서 이 글의 주인공이  중국 건축과학연구원의 학자인 황샤오쿤(黄小坤)로서 산샤에 대한 전문가라는 소문이 다시 돌았다. 결국 황샤오쿤 본인이 나서서 자기가 한 말이 아니라고 공표하는 일까지 일어났다.

좌측: 황스총(黄思聪) / 우측: 황샤오쿤(黄小坤)

결국 관영 매체들은 반정부 인사들의 비열한 왜곡이며 조작이라고 반격을 하기 시작했다. 특히 "관건시각(关键时刻)"라는 프로그램에서 패널리스트인 황스총(黄思聪)은 산샤 댐의 건설에 권력이 이권에 개입하고 하지만 아무도 건설 완공 확인서에 서명을 하지 않는 등 책임지지 않았다고 하며 댐이 파괴될 경우 6억 명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하였다.(https://news.sina.com.cn/c/2020-06-20/doc-iirczymk8110960.shtml) 이 황스총의 발언이 상당히 중국 지도부의 심기를 건드렸던 모양으로 황스총을 직접 거론하며 공격하는 기사들이 여럿 나오기도 하였다.

장보팅(张博庭)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수리 전문가인 장보팅(张博庭)을 동원하여 산샤 댐의 수위가 경계 수위를 초과한 것이 댐의 안전에 문제가 생긴다는 의미가 아니라 상류의 지역들에 침수 피해가 우려되는 수위를 의미한다고 해설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번 폭우는 여러 가지로 걱정을 안 할 수 없게 하고 있다. 총칭에는 역대 최초로 홍색 경보가 내려졌고 물 마루는 높아 3층을 직격 할 정도였다고 한다. 인터넷에는 화교권 매체들을 중심으로 산샤 댐의 붕괴를 예측하는 채널들이 쏟아졌다. 필자도 산샤 댐의 붕괴 우려를 다룬 내용을 제공하기도 하였다. 이들 화교권 매체들의 내용을 받아 적는 국내 유튜버들의 내용도 시끄러웠는데 이제 산새 댐의 붕괴는 물론 이로 인하여 중국의 핵 발전소들이 무너지면서 대한민국도 큰 피해를 본다는 자극적인 내용이 많았다. 하기는 중국 관영 매체의 보도가 장강의 유속이 초당 2180 입방미터에 달하고 15 개성 84개 하천에서 홍수가 났다고 하는데 어느 누군들 걱정이 안 되겠는가?

https://baijiahao.baidu.com/s?id=1670360250539771605&wfr=spider&for=pc


그러나 언제나 진실은 하나하나 따져봐야 한다. 장강의 본류를 짚어가 보면 서쪽 끝 발원지에서 장각이 출발한 후 총칭을 지나 산샤 댐이 나타난다. 산샤 댐이 수문을 모두 열고 방수한다는 것은 이제 산샤 댐의 상류는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산샤의 댐 높이가 171m인데 20m~30m 이상 여유를 두고 전문 개방을 한 것은  산샤 댐의 붕괴 가능성을 걱정하여 설계 수치 상의 안전 높이보다 훨씬 아래에서 댐을 보호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봐야 한다. 물론 그에 상응하는 현상들이 일어났으리라. 사실 총칭의 수위는 산샤 보다 37m 이상 높을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총칭을 비롯한 쓰촨, 그리고 그 서쪽 지역의 폭우는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물론 이 지역에 피해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산샤 댐의 안위에 더 이상은 부담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이다.  장강으로 유입되지 않는 광둥, 광시 등의 폭우도 장강으로는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주로 구이저우, 후난, 후베이 지역의 강수량이 문제가 된다. 이미 이 지역의 홍수도 대단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 쪽 지류 인 완쉐이(沅水)와 샹쟝(湘江) 등의 상황이 문제가 된다. 이 두  지류가 후난의 위에 양(岳阳)에서 만나 동팅후(洞庭湖)를 이루고 다시 산샤에서 내려오는 장강 본류와 합쳐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위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중국 중앙 기상대의 예보에 따르면 이 지역에는 7월 1일까지 100mm 이상의 비가 놀 것으로 예상이 된다. 결국 강우량이 장강 수위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다. 

좌측: 6월 24일밤 우한 강변 모습, 우측: 22일 우한 강변 모습

필자는 우한을 중심으로 수위의 변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위 두 그림을 보면 불과 이틀 사이인데 강의 높이가 많이 올라온 것을 볼 수 있다. 여기에 산샤 댐의 수문을 열었으니 이제 장강의 수위가 많이 올라올 것으로 예상이 된다. 우한 사람들이 얼마나 공포 속에 빠지겠는가? 필자의 지나친 생각일지 모르지만 코로나 19로 전 도시가 엄청난 피해와 굴욕을 당한 후 다시 홍수가 우한을 덮친다면 민란이 일어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6월 11일의 수리부 언론 발표 시에도 우한 시민들이 두 번이나 고통을 받지 않도록 마음을 쓰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아마도 이 때문에 산샤 댐에서 붕괴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한계 이상으로 견디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붕괴한다면 그때는 게도 구럭도 다 놓치게 되니 수문을 열 도리밖에 없었으리라.

이 장면에서 중국 정부는 매우 중국 공산당스러운 일을 한다. 중국 최초의 대형 전기 여객선을 우한에 띄운 것이다. 그리고는 위에양에서 우한의 동쪽 구간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밤을 밝혔다. 일종의 심리적인 셈이다! 사실 수위가 더 불어나면 여객선을 띄울 수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우한 수운 여객사 사장은 이제 우한의 모든 여객선들을 전기 여객선으로 바꾸겠노라고 기염을 토했다.


http://cn.epochtimes.com/gb/20/6/23/n12207926.htm

당연한 일이겠지만 산샤 댐의 방류는 멈추었으나 장강의 수위는 올라가고 있다고 한다. 바로 구이저우와 후난 쪽의 수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이창, 우한, 지우장 3 곳의 수위를 모니터링해 보았다. 숫자는 수위로 모두 m이다.

일시                        총칭                 산샤               이창              위에양             우한                      단장커우

23일 08시             169.18            146.88         48.52             29.15              23.04                   159.17

25일 08시             167.04             146.69        48.59             30.01              23.62                   159.3

25일 20시             166.93            146.12         48.62             30.16              23.73                    159.33


이렇게 수위의 변화를 보면 가장 최근 12시간 동안 장강 변 도시 지역의 이창은 3cm, 위에양은 15cm, 우한은 9cm씩 수위가 올라갔다. 산샤 댐의 수위는 그에 비해 57cm 하강, 총칭은 11cm 하강, 단장커우는 16cm 증가하였다. 이 비율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산샤 댐의 수위가 1m 하강할 때  우한 장강 수위는 15.8cm 정도 상승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산샤 댐의 경계 수위가 143m라고 하니 앞으로 3.12m가 더 내려가야 할 것이고 우한의 장강 수위는 49.3cm 정도가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물론 그전후에 비가 얼마나 더 내리느냐가 관건인 것은 물론이다. 

우한에는 한커우(汉口), 따통(大通), 후커우(湖口) 등 세 곳의 관측점이 있는 모양인데 이미 한커우의 관측점은 홍수 경계선을 넘었다. 그러므로 최소한 우한이 부분적으로 침수되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필자는 오늘 하루 종일 중국의 국가경고정보발포센터(国家预警信息发布中心)의 경계 정보를 모니터링해 보았는데 오전을 지나면서 쓰촨, 산샤, 후베이 지역의 경고가 풀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http://www.12379.cn/index.shtml)


그래서 적어도 눈앞의 수일 동안에는 큰 일은 일어나지 않으리라 추측을 해 본다. 아이러니하게도 오늘은 단오절이다. 굴원이 장강에 몸을 던진 것을 애도하여 생긴 명절이 아닌가! 우르릉 탕탕 거센 장강의 파도를 보며 굴원이 살아있었다면 이런 광경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할까? 굴원이 살던 시대에는 영웅들이 천하를 쟁패하는 시대였겠지만 지금은 그런 한 사람 한 사람의 뛰어남보다는 모두의 힘과 지혜를 모아 살아나가는 시대이다. 굴원이 살던 시대에는 영웅이 죽으면 역사가 바뀌었겠지만 지금은 한 사람이 아니라 백성이 고토를 겪으면 역사가 바뀌는 시대이다. 중국 공산당의 통치가 유지되려면 이번의 위기를 제대로 넘기지 않으면 안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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