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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Jul 19. 2020

2020 상반기 중국 경제 동향

정부 주도의 힘이 성공할 것인가?

6월의 중국 정부 통계가 발표되었다. 전에 말씀드린 대로 재미가 있던 없던 중국 정부 통계는 꾸준히 글을 올리려 한다. 당시에는 별 의미가 없던 숫자도 나중에 돌아보면 의미가 있을 수도 있거니와 꾸준히 데이터를 보고 있으면 확실히 경향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제 동향은 세계적인 관심사이니만큼 블룸버그도 보도를 하였다. 먼저 GDP가 3.2%로 올라왔다. 1 사 분기 -6.8%라는 참상에서 벗어났거니와 예상치인 2.4%를 훨씬 상회하는 기록이다. 그리고 공업 산출은 4.8%를 보였으나 소매 판매액은 -1.6%로 아직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20-07-16/china-s-rebounding-economy-now-hinges-on-global-recovery-too)

중국 국가통계국의 류아이화(刘爱华)는 코로나 19의 동향이 경제를 좌우할 가장 큰 인수라고 발표하였다. 이 시각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동의하고 있다. 코로나의 영향은 실제 소매 위축을 지속하게 하는 원인이므로 설령 제조가 정상화된다 하더라도 수출 오더가 감소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경기가 좋아지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통계국 류아이화(刘爱华)

중국의 이번 GDP 숫자로 인해 중국은 코로나 19 발생 이후 주요 국가 중 최초로 증가세로 전환한 국가가 되었다. 만일 분명한 경기 상승 국면을 나타내는 신호라면 전 세계 경제에 매우 좋은 소식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까지 보기에는 신호가 약하다. 이에 대한 해답을 찾아서 산업 생산의 구체적 내용을 살펴보자. 먼저 제조업 PMI는 50.9로 소폭 향상되었다. 대형 기업 PMI는 52.1%, 중형 50.2%, 그리고 소형 기업의 경우는 아직 48.9%로 50에 이르지 못했다. 필자의 지인이 베이징 대학의 비공개 세미나에서 광중 지역의 중소기업들의 업무 복귀율이 80% 정도라고 했다는데 그렇다면 48.9%라는 숫자도 조금은 매만져진 숫자일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50이라는 기준점이 있기 때문에 50을 넘겨서는 너무나 현실과의 격차가 커서 그렇게 까지는 매만질 수 없었을 수도 있다. 

생산 지수는 53.9%로서 전월 대비 0.7% 상승하여 제조 생산량은 지속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오더 지수는 51.4%로 역시 전월 대비 0.5% 상승하였다. 지금 전 세계가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위축되어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이와 같은 상승은 사실 고무적인 것이다. 원자재 재고 지수도 47.6% 약간 상승이다. 그러나 종업원 지수는 49.1%로 전월 대비 0.3% 하강하였다. 이는 취업 시장 상황은 좋지 않다는 것인데 앞서의 지인의 정보에서는 광둥 성의 경우 종업원의 복귀율이 낮은 것도 문제로 지적되었다는 것을 보면 양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수급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어쩌면 이번 남방 홍수의 영향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 아무런 관련 정보가 없으니 함부로 단정 지을 수가 없다.

비제조업 활동 지수는 54.4%로 지속적인 성장을 나타낸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건설 쪽이 59.8%나 되어 역시 지방 정부의 의도적인 인프라 투자가 경기를 견인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서비스도 53.4%나 되게 나타났다.  향후 동향을 나타내는 선행 지표인 신규 오더 지수는 52.7%로 미약하나마 지난달보다 0.1% 상승하였다. 여기에서도 건설 쪽이 55.2%로 가장 높으나 지난달에 비해서는 2.8% 감소한 숫자로서 이제 정책적인 인프라 투자가 피크를 지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예산을 최대한 조기 집행하고 있기 때문에 7월부터 투자 규모가 감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하겠다.


문제는 이렇게 정부 정책에 의한 투자나 예산 집행이 최고점을 지나고 있는 시점에서도 소비자 가격 지수는 49.5%로 여전히 50에 미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지난달에 비해서는 0.9% 상승하여 개선되고는 있지만 말이다. 종업원 지수도 48.7%로 50% 미만이며 제조 쪽보다 더 낮다. 경기가 회복이 되는 국면이라면 서비스 쪽의 종업원이 먼저 증가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터인데 이런 현상을 보이는 것은 현재의 경기 회복이 역시 정부 주도로 국영 기업 위주로 인위적인 진행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필자의 이런 시각과는 달리 중국 정부는 영업 선행 지표에 해당되는 업무활동 예상지수(业务活动预期指数)가 60.3%로 전월 대비 3.6% 하락했지만 60%를 상회하는 높은 수치로서 경기 회복을 낙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결론적으로 종합 PMI는 54.2%를 보였다. 사실 이 숫자라면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PMI일 것이다. 6월 20일 기준의 아래 세계 각국의 서비스 PMI를 보라. 중국의 서비스 PMI는 58.4%로 2위인 프랑스의 50.4%에 비해 격차가 크다. 즉, 중국의 PMI 지수는 세계 각국에서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크게 개선되고 있는 것이다. 

이야기가 중국의 성과가 양호하다는 쪽으로 흘러가면 많은 독자분들이 중국 통계는 모두 엉터리이기 때문에 중국 정부 자료를 근거로 한 분석은 의미가 없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 참고로 필자는 중국 정부 통계를 완전히 무시하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데이터라는 것은 한 번은 마음대로 변경할 수 있을지 몰라도 연속성을 가지는 경우 너무 크게 일을 저질러 놓으면 뒤에 가서 수습이 잘 안 되는 법이다. 그래서 중국 정부 통계는 자주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는 방법이 발휘된다. 시간이 지나 관심이 줄어들 때 슬그머니 나타나는 것이다. 그 점이 바로 필자가 꾸준히 통계를 살펴보겠다고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중국의 통계가 믿기 어려운 만큼 더 데이터를 의문을 가지고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판매가 위축되는데 어째서 산업 생산은 증가하는가 라는 것도 하나의 의문이 될 수 있다. 데이터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필자가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국가 주도의 힘이 발휘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은가? 물론 필자의 이런 시각이 꼭 맞는다는 것은 아니다.

 http://www.stats.gov.cn/tjsj/zxfb/202006/t20200630_1771178.html

필자뿐만 아니라 이번 2 사 분기 중국의 경기 호전을 중국 정부의 국가 주도가 영향을 발휘하고 있는 중이라고 매우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사람이 있다. 블룸버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Tom Orlik은 사람들이 "중국의 붕괴"를 전제로 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중국의 버블은 언제고 터질 것에 틀림없지만 '언제' 그리고 '어느 정도'로 올진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는 중국의 경제 체계도 다음과 같은 장점을 보이고 있다고 말한다.

중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유럽, 한국, 일본의 민주 정부와 마찬가지로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를 성공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민영 기업들이 소극적이 된 반면 국영 기업들은 종업원들을 해고하지 않고 투자를 가속하여 슬럼프 탈출을 가속하고 있다.

은행들은 불량 채권이 많지만 현금 부족에 시달리는 채무자들에게 지불 유예를 제공하며 자금 지원에 확고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 재무적 안정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줄이고 있다.

그는 위의 매우 흥미로운 그래프를 제시하였다. x축은 미국의 전략이 중국에 대해 얼마나 포용적인지(또는 봉쇄적인지)를 나타내며 y축은 미국의 대중 전술이 '협소하고 절차적인 것'과 '광범위하고 예측불가능한 것' 사이의 수준을 나타낸다. 그리고 원의 크기가 중국의 GDP 규모를 미국의 GDP와 비교한 비율이다. 여기서 보면 오바마 행정부 시절 중국에게 가장 포용적인 전략과 협소한 전술을 채택했을 때 31%로 적었으며 트럼프 행정부의 봉쇄적 전략과 예측 불가능한 전술을 채택했을 때는 60%에 달했다. 그래서 Tom Orlik은 중국 경제 체계의 장점도 충분히 있기 때문에 이를 과소평가하는 전략은 실패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https://www.bloomberg.com/news/newsletters/2020-07-16/supply-chains-latest-china-s-gdp-shows-strength-u-s-overlooks


필자가 보기에는 Tom Orlik의 이러한 시각은 다소 인과 관계가 전도된 것처럼 보인다. 오바마 행정부가 포용적 정책을 했기 때문에 중국의 GDP 비율이 적다기보다는 중국의 GDP 비율이 적어서 오바마 행정부가 포용적 정책을 취했다고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필자는 Tom Orlik의 분석은 그런 의미에서 오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Tom Orlik이 한 말, "중국 정부의 장점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라는 데에는 동의한다. 필자는 섣부른 판단은 보류하고 보다 명확한 증거가 나타날 때까지는 최종 결론은 보유하는 것이 현시점에서 적절한 태도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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