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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Aug 17. 2020

중국 7월 경제 통계

통계는 재미없다. 그리고 중국의 정부 통계는 믿을 것이 못된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그럼 다른 신뢰성이 확보된 데이터가 있는가? 만일 없다면 역시 우리는 중국의 통계를 살펴볼 수밖에 없다. 단지 통계의 신뢰성이 담보되지 않았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데이터의 일관성과 모순을 살펴 우리가 잘못된 해석을 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수 밖에는 없다고 생각한다.


수 차례 말씀드렸지만 중국의 통계는 재미가 없어도 지속 관찰하면 동향과 특이점을 발견하는 순간이 가끔 있다. 그리고 그 순간 우리는 중국의 진정한 모습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7월의 통계가 발표되었으니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제조업 PMI 지수가 51.1로 5개월 연속 50을 넘는 데 성공하고 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형 기업 PMI가 52.0%로 전월 대비 0.1% 내려왔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중형 기업이 51.2%로 전월 대비 1% 상승하여 호전 중이다. 그러나 소형 기업 PMI는 48.6%로 전월 대비 0.3% 하락하면서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역시 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지금 매우 괴로운 형편에 있는 데다가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기타 지수는 대부분 호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선 생산 지수가 54.0%로 전원 대기 0.1% 상승하였고 신규 주문 지수도 51.7%로 전월 대비 0.3% 상승하였다. 원자재 재고 지수는 47.9%로 전월 대비 0.3% 상승하여 제조업 주요 원자재 재고량 하락폭이 계속 좁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종업원 지수는 역시 49.3%이고 비록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고는 하지만 50 미만으로서 실업 문제는 여전한 것을 시사하고 있다. 공급업체 배송 시간 지수는 50.4%로 전월 대비 0.1% 하락하였지만 50 이상이므로 물류 시스템은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비제조업 비즈니스 지수는 54.2%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업종별로는 건축 비즈니스가 60.5%로 전월 대비 0.7% 상승, 정부 주도의 인프라 투자를 시사하고 있다. 서비스 비즈니스 활동 지수는 53.1%로 전월 대비 0.3% 하락이다. 업종별로 철도 운수, 항공 운수, 우편 운수, 숙박, 전신, 방송, TV, 위성통신, 자본 시장 서비스 등이 60.0% 이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을 보이고 보험, 부동산, 임대 등의 업종 서비스는 50 이하를 보여 하락세를 보였다.

사실 국가통계국에서 크게 다루고 있지 않으나 최근 중국의 지방 도시에서는 부동산 가격 하락이 완연하게 나타나고 있어 주의를 요한다. 중국 내에서 SNS가 통제되고 있어 확실하게 확인되고 있지는 않으나 2선 도시 이하에서는 완연하게 부동산 가격 하락이 일어나고 있어 보인다. 그리고 1선 도시는 역시 가격이 유지되고 있거나 곳에 따라 상승하는 곳도 있는 모양이다. 상하이와 칭다오 같은 곳도 지역에 따라서 20% 이상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는 소식이 돌고 초대형 부동산 건설 업체인  헝다 같은 곳이 공급 업체에 지불한 어음이 부도나고 있다는 소식도 있다.

인터넷에 돌아다니고 있는 헝다의 전자 어음

그러나 정작 정부 통계를 보면 중국의 부동산 가격은 안정적인 상승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필자는 이 데이터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민간에서 나오고 있는 여러 소식들은 모두 부동산 가격의 하락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지방 정부에서 땅값을 높여 공급하면서 연쇄적인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초래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아무튼 확실한 것은 아직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아무튼 비제조업 비즈니스 지수를 좀 더 살펴보면 신규 주분 지수가 51.5%로 전월 대비 1.2% 하락하였다. 그리고 건축업 신규 주문 지수가 54.6%나 된다. 하지만 전월 대비해서는 0.6% 하락한 숫자이다. 즉 건축, 토목, 부동산 관련해서는 엇갈리는 신호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서비스 신규 주문 지수는 51.0%로 전월 대비 1.3% 하락하였다. 어찌 되었든 50을 넘기고 있으므로 기본적인 성장 추세는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원자재 지수는 53%로 전월 대비 0.1%로 소폭 상승하였다. 건축업 원자재 지수가 55.0%(전월 대비 0.2% 하락)로 주요 원인이었고 서비스업 원자재 지수는 52.7%(전월 대비 0.2% 상승)였다. 무엇인가 꾸준히 생산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소매가격 지수는 50.1%(전월 대비 0.1% 상승)로 50을 가까스로 넘겼다. 역시 관 주도의 인프라 투자나 토목 건설과는 달리 실질적인 상품 제조와 매매는 여의치 않아 보이는 것이다. 업종 별로 들여다보면 건축업 쪽이 51.3%(전월 대비 0.6% 하락)이고 서비스 쪽이 49.9%(전월 대비 0.8% 상승)이어서 이러한 추정을 받쳐주고 있다. 단지 서비스 쪽지수가 많이 상승하여 50에 가까워진 것이 고무적이라 하겠다.


실업 상태를 엿보게 하는 지수인 종업원 지수는 48.1%(전월 대비 0.6% 하락)로서 여전히 50 미만인 데다가 7월 들어 다시 하락하고 있어 실업 문제가 더 심화되고 있는 양상을 보인다. 건축업종이 56.2%(전월 대비 1.2% 하락)이어서 역시 고용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고 서비스 쪽은 46.7%(전월 대비 0.4% 하락)로서 상당히 열악하다. 영업활동 예상지수는 62.2%(전월 대비 1.9% 상승)으로 비약적인 숫자를 보이고 있다. 건축업종이 66.3%(전월 대비 1.5% 하락)이며 서비스 업종은 61.4%(전월 대비 2.4% 상승)로 모두 매우 높은 수치이다.


결국 종합 PMI는 54.1%(전월 대비 0.1% 하락)로서 굳건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Trading Economics에 의하면 각국 제조 PMI는 미국이  50.9%, 일본 45.2%, 인도 46%, 그리고 한국이 46.9%이다. 이 숫자들을 보면 한국, 일본, 인도 등이 모두 고전을 하고 있는 것이며 미국이 50을 넘었다는 것이 특기할 만하다. 그리고 미국이 50.9%인 상황에서 중국이 52.7%(계절 지수를 고려하면 51.1%이다)라는 것은 그렇게 이상해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PMI사 상당히 개선되고 있는 국가들이 나오고 있다. 브라질이 53.5%, 호주가 53.5%, 영국이 53.3% 등으로 G20 국가 중에 15개 국이 임계치인 50을 넘기고 있다.


필자가 베이징에서 한국의 뉴스나 언론 매체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한국 혼자 전세게 방역을 다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세계 경제에서 유일하게 한국이 선방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엄밀하게 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이다. 한국이 자만하고 있을 때가 아닌 것 같다.


PMI의 지수를 살펴보자. 중국의 주요 유통 원부자재의 가격 동향을 보면 모니터링 대상인 9개 분야 50개 상품 가운데 24종의 가격이 상승했고 18종이 하강했으며 8종이 변화가 없었다. 공업생산자 출하 가격의 변동을 보면 2.4% 하락했는데 이것은 제조업의 수요가 감소한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렇게 다소 혼란된 시그널의 방향이 가리키는 것은 무엇일까? 필자는 지난 6월 통계의 연속선 상에서 아무래도 정부 주도 투자의 혜택을 보는 영역과 혜택을 받지 못하는 영역이 교차하면서 생기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즉, 정부의 인프라 투자 혜택을 받는 건설 토목 영역은 긍정적인 지표 상승이 일어나지만 소기업, 소상공인들, 그리고 


소비자 물가를 보면 동기 대비 2.7% 상승하였다. 도시 지역이 2.4%, 농촌 지역이 3.7%가 올랐다. 그리고 일반 물가에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주로 식품 가격이 13.2%나 상승하여 물가 상승을 주도하였다. 소비품 가격은 4.3% 오르고 서비스 가격에는 변화가 없었다. 1~7월까지 통산하면 소비자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3.7% 상승하였다. 이는 해결되고 있지 않는 아프리카 열병으로 인한 돼지고기 공급 부족, 코로나 사태, 그리고 금년의 경우 각지의 수해 등으로 인하여 농축산물의 생산에 차질이 발생한데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시 지역보다 농촌 지역의 물가가 더 오른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도시 지역의 경우 국가가 비축 농수산물을 풀면서 어느 정도 물가 조절 기능이 효과를 내고 있지만 오히려 농촌 쪽은 공급이 줄어들면서 식품 가격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식품류 물가를 조금 더 들여다보면 돼지고기 가격이 85.7%나 증가하였다. 채소 가격도 7.9%가 올랐다. 쌀 등 식량류가 1.6% 상승에 그친 것을 보면 돼지고기와 채소가 식품 가격의 상승을 주도한 것을 알 수 있다. 과일의 경우 오히려 27.7% 하락했는데 공급량이 증가했을 리 없기 때문에 홍수 등의 재해로 인한 상품성의 하락으로 인한 효과가 의심된다.


중국 정부의 통계의 신뢰성이 어떻든지 간에 한 가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적어도 소형 기업, 그리고 소상공인들의 경제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의 하락(확실하지는 않지만)이 사실이라면 이는 중국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부동산 담보 대출의 LPR 전환의 목적이 설명이 된다. 전국적인 부동산 가격의 하락은 그대로 금융권의 부실을 직격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현상은 소기업, 소상공인들의 장사가 어려워지면 부동산 담보 대출 이자를 갚지 못하는 현상이 급격히 늘면서 악순환이 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아직은 현실화되지 않았고 어쩌면 현실화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미중 관계의 악화와 함께 중국 경제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느니만큼 우리는 좀 더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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