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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Sep 04. 2020

중국의 부동산 어디로 가나?

중국 정부의 부동산 기업에 대한 새로운 금융 규제가 발표되었다. 세 가지 레드 라인을 설정한 것인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剔除预收款后的资产负债率大于70%(선급금을 제외한 자산 부채 비율이 70% 이상인 경우)

2:净负债率大于100%(순부채 비율이 100% 이상인 경우)

3:现金短债比小于1倍(현금단기채 비율이 1배 미만인 경우)


이 3 가지 레드 라인에 따라서 향후 중국의 부동산 기업은 홍, 등, 황, 녹의 4가지 생으로 구분된다. 이들 기업의 유이자 채권 규모를 주 관리 대상으로 삼고 이 구분별로 증가 속도의 한계치를 설정하게 된다. 유이자 채권이라는 것은 중국에서 일부 이자가 없는 자금이 있기 때문에 이를 제외한다는 의미이다.

https://baijiahao.baidu.com/s?id=1676624746302466786&wfr=spider&for=pc

중국 정부가 이러한 조치를 취한다는 것은 부동산 기업들의 대규모 재무 악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중 패권 전쟁이 일어났을 때 타이완의 이코노미스트 오가륭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파급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헸는데 필자는 지금까지도 중국 경제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논리로 활용하고 있다. 이중 부동산은 중국 경제가 폭망 하는 단계를 가리키는 지표이다.

1. 외국 기업들의 중국 철수가 발생한다.

2. 이에 따라 미중 무역이 악화되고 외환 수지의 악화를 가져온다

3. 수출 감소로 기업들의 경영 악화와 대규모 실업이 나타난다.

4. 주민 소비의 감소로 경기 부진 등 악순환이 발생하며 부동산 담보 대출을 갚지 못하는 사채가 증가한다.

5. 부동산 버블이 터지며 이는 대규모의 금융 불량 자산을 야기한다.

6. 중국 금융이 무너지면 국가 재정이 파탄 난다.

타이완의 이코노미스트 오가륭

중국 정부의 정보 통제로 1항의 외국 기업들의 철수는 알기 어렵다. 2항의 대외 무역의 경우 중국은 현재 수입을 통제하여 무역 수지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의외의 복병인 코로나 19 사태가 나타나면서 3항의 기업들의 경영 악화와 대규모 실업이 현실화되었고 이는 다음 단계인 부동산 버블이 터지는 상황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드디어 중국 정부의 부동산 기업들에 대한 금융 규제가 강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지만 정작 중국 정부는 부동산 기업들에 대한 금융 축소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2019년 6월의 상한 기준을 따르기 때문에 이번 조치로 인하여 부동산 기업들에게 실제 업무에서 차이는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규제는 언제나 이런 식으로 다가온다. 최근 부동산 거래 양도세가 올랐다. 바로 13차 전인대 상무위원회 21차 회의에서 통과한 것으로 양도 소득세를 부동산 매매 가격의 3~5%를 부과하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에는 1~2% 수준이었다. 그런데 이 조치도 " 원래 법안이 통과되었을 때 이미 3~5%로 정해져 있었고 그동안은 경과 조치로서  1~2% 수준을 잠정 부과한 것으로 이번에 특별히 세금을 올린 것이 아니라 원래 정해져 있는 세금으로 정상 복귀되었을 뿐이다"라고 하는 것이다. 이렇게 가랑비에 옷 젖는 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중국의 규제이다.

Vanke 연구소(贝壳研究院)의 고급 분석가 판 하오(潘浩)

Vanke 연구소(贝壳研究院)의 고급 분석가 판 하오(潘浩)는 이 조치는 부동산 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어렵게 하여 새로운 개발 계획을 지연하거나 취소할 수 있고 토지 시장은 냉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였다. 그리고 중소형 기업일수록 이 압력은 클 것이다. 


현재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버블이 터지는 방향으로 악화되고 있는지, 아니면 아직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중국 정부 통계는  부동산 가격의 안정적인 상승을 나타낸다. 

하지만 중국의 SNS에서 들리는 소리는 다르다.  그리고 실제 부동산 거래 통계를 보면 거래량이 작년에 비해 감소하고 있다. 아래에 2020년도 중국의 업무용과 주거용 부동산 판매 금액을 작년 동기와 비교한 그래프를 보였다.

주거용과 업무용 부동산 모두 작년에 비해 거래 금액이 상당히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는 것은 사실 상 토지 가격이 올랐거나 정부 통계가 사실을 반영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실제로 정부 토지 판매 가격은 올랐다. 알 수 없는 것은 정부의 토지 판매 가격이 상승이 이 현상을 모두 설명할 수 있는가이다. 그리고 토지 가격이 상승한 것은 신축의 경우에 한정된 것이다.


기축 부동산 판매 가격은 중국 내 SNS에 따르면 상당히 하락한 것으로 생각된다.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 올라오고 있는 중국 내 소식들을 보면 1선 도시인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와 같은 도시와 항저우 등 일부 도시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2선 ~ 3선 도시에서는 이미 기본 20% 정도는 가격을 낮추어야 매매가 이루어진다고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50% 수준에 나오기도 한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 단기적으로 추이를 확인하기 어렵다면 장기 추이를 보고 판단하는 방법이 있다. 아래 그래프는 중국 부동산 전문 사이트의 2005년부터 2019년까지의 부동산 가격 지수 추이이다. 2019년도 말에서 데이터는 끝났다.

그러나 대체로 2017년도에서 2018년으로 넘어오면서 동비 대비 가격이 줄곧 하락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2020년 초에 코로나 19가 발생하였으니 금년도 부동산 가격이 작년보다 좋아질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저런 정황을 종합하면 중국의 부동산 가격은 하락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부동산 가격의 하락이 일어나면 코로나로 인하여 대부분의 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경제적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에서는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의 이자 부담이 어려워 매물로 대거 나오게 되고 이는 다시 부동산 가격의 폭락을 유도하는 네거티브 사이클을 돌게 된다. 그러면 서브 프라임 사태가 중국 버전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한 조치가 아닌가 의심되는 것이 중국의 LPR이다. 이 LPR에 대해서는 일전 한번 소개한 바가 있다. 쉽게 말해 이제까지 고정 금리였던 중국의 부동산 담보 대출을 변동 금리로 바꾸는 것이다. 왜 변동 금리로 바꾸는가? 중국 정부는 금융도 이제는 시장에 맡기기 위해서라고 하고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적어질 것이라고 하고 있다. 이미 일부 적용에 들어간 LPR은 지난 수개월간 기존 고정 금리보다도 낮은 이자율을 보였다.

https://www.scmp.com/economy/china-economy/article/3098061/china-keeps-loan-rate-steady-fourth-straight-month


그리고 7월에 들어서서 모든 부동산 담보 대출자에게 기존의 고정 금리와 LPR 중에서 한쪽을 7월 말까지 선택하라고 하였다. 이 시기까지 LPR은 기존 이자율보다 낮은 수치를 계속 유지하고 있었으므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LPR을 선택할 것으로 중국 정부는 생각했었던 것 같다.

그런데 결과는 정부의 기대대로 움직이지 않았던 모양이다. 왜냐하면 7월 말이 지나자 의사 표시를 하지 않은 사람들은 모두 LPR을 선택한 것으로 처리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다소 억지가 아닐 수 없다. 기존 상황에서 의사 표시를 하지 않았다면 변경을 원하지 않은 것으로 처리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가 아니겠는가? 필자로서는 아무래도 중국 정부가 고정 금리를 LPR로 바꾸고자 하는 정책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LPR이 대세가 된 후에는 만일 금융 기관들이 부실 채권으로 흔들리면 LPR을 올림으로써 금융 기관의 연쇄 부도를 막으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이다. 주변의 중국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필자와 동일한 의심을 하고 있다. 아마 그렇기 때문에 LPR을 선택한 사람들이 정부 당국의 예상보다 적은 것이 아니겠는가?

중국 4대 은행의 불량 자산 비중

아직까지 LPR은 낮은 수준을 잘 유지하고 있다. 어쩌면 LPR은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여 정책 수단을 만들었을 뿐이고 꼭 동원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 LPR이든 고정 금리이든 만일 이 이자율이 올라간다면 부동산을 구입하는 것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LPR을 올리는 것은 금융 기관을 잠시 도울 수는 있어도 중장기적으로는 부동산 시장을 더 어렵게 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선전에서는 앞으로 싱가포르식 부동산 정책을 피겠다는 발표가 있었다. 하늘 높게 치솟은 선전의 부동산 가격은 선전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실질 소득을 심각하게 낮추는 영향이 있었다. 그래서 앞으로는 공공 임대 주택 위주로 주택 정책을 피겠다는 것이다.  선전은 최근 중국 최초로 공식적으로 "개인파산법"도 통과시켰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것을 개인 파산이 증가한다는 전조로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개인 파산은 대량의 금융  기관 주도의 부동산 매물 또는 경매를 초래할 것이다. 

https://baijiahao.baidu.com/s?id=1676534044898239287&wfr=spider&for=pc

최근 선전(深圳)의 은행에서 디지털 화폐와 부동산이 관련된 일이 하나 발생하였다. 부동산 매입을 하기 위하여 은행에서 돈을 찾으려 한 것이다. 그런데 현재 선전에서는 다액 현금 관리가 진행되고 있으면서 동시에 디지털 화폐의 시범 사용이 되고 있다. 부동산을 구매할 정도의 금액이면 당연히 다액 현금 관리의 대상이다. 그러면 이 사람은 은행에 미리 예약을 해서 해당 금액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은행이 현금을 줄 수 없으며 디지털 화폐만 줄 수 있다고 한 것이다. 그리고 이 디지털 화폐로 현금을 바꿀 수도 없다고 한 것이다. 그래서 이 사람은 분통이 터져 SNS에 이 일을 알렸다. 중국 당국에서는 이 소문은 사실이 아니며 디지털 화폐는 당연히 물리적 화폐와 교환할 수 있다고 하였다. 하지만 이 일은 소리 소문 없이 중국 사람들 사이에 퍼져가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 이 일의 진실은 간단한 현실에서 온 것이다. 바로 은행이 큰 액수의 현금이 없는 것이다. 은행이 돈이 없다? 얼핏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중국의 현실은 그렇다. 많은 은행 지점들이 충분한 액수의 현금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 다액 현금 관리 이전에도 어지간히 큰 금액을 현금으로 찾으려 하면 사전에 날짜를 정하고 찾아야 했다. 아마도 그 선전의 은행 지점에서도 해당되는 규모의 현금이 없었을 것이다. 반면 사용을 독려하기 시작한 디지털 화폐의 경우 잔액이 넘치게 있었을 것이고 그래서 디지털 화폐로 밖에 줄 수 없다고 했을 것이다. 고객이 그럼 디지털 화폐로 받고 그것을 다시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느냐고 물으면 당연히 못 바꾼다고 했을 것이다. 디지털 화폐를 현금으로 바꿀 수 없어서가 아니라 그만한 현금이 없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필자의 추측이 맞느냐 틀리느냐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이미 디지털 화폐라는 것이 이렇게 가까운 거리로 온 것이 중요하다. 만일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부동산 거래 자체에 큰 타격이 될 것이다. 특히 중국 내 자산을 매각하여 해외로 이주하려는 사람들에게는 큰 충격이 될 것이다. 중국의 디지털 화폐는 이미 이런저런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다루도록 하겠다.


중국의 국가 은행들이 파산한다는 것은 중국이라는 국가가 파산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래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모두들 생각한다. 하지만 국가 은행이 파산에 가깝게 어려워지는 상황은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경우 중국 국가 또한 파산에 가까워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혹자는 디지털 화폐가 바로 그런 상황을 대비하는 것이라고도 한다. 혹자는 금융 위기 전에 미중 무역 전쟁으로 인해 중국 경제는 망할 것이라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섣부른 추측이 아니라 하나하나 팩트 체크를 하는 신중함과 데이터 및 사실에 입각한 대책이다. 중국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것은 중국 정부가 14차 5개년 계획에서 "쌍순환 경제"를 제시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역으로 이렇게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에는 이르지 않는 저력을 발휘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중국의 수출, 무역수지, FDI, GDP 등은 모두 양호하다. 섣부른 판단 전에 좀 더 면밀하게 분석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기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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