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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Oct 17. 2020

심상치 않은 중국 부동산 동향

중국 정부의 부동산 기업 채무 관리가 강화된 후 이어서 중국의 대형 부동산 기업 헝다 그룹의 괴문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은 괴문서의 진가 여부와 관계없이 헝다 그룹의 주가와 채권이 곤두박질치면서 헝다의 위기를 불러일으켰다. 결국 중국 정부는 이 일에 개입을 하여 류허 부총리가 대책 회의를 주재한 후 가장 직접적인 위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1300억 위안의 전략투자를 장기 투자로 전환하는 보충 협의를 함으로써 진정되었다. 그렇지만 이 보충 협의 금액은 800억 위안대로 400억 위안 이상의 투자자가 여기에 동의하지 않았다. 중앙 정부, 그리고 류허 부총리가 나섰음에도 저항한 것이다. 게다가 이들 중 상당 수가 국유 기업이라는 소문도 있고 이들이 동의하지 않은 이유가 만일 이 보충 협의에 동의하면 자신들의 도산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라는 소문도 있다.


헝다가 당장 망하면 투자자들의 손실이 즉시 현실화되므로 투자자들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이번 괴문서 누출은 헝다가 고의로 흘리지 않았느냐는 추측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는데 제법 설득력이 있다. 사실 이번 헝다 사건에서 정부의 개입 여부는 중요한 지표였다. 헝다의 위기에 정부가 관한다면 유사한 대형 부동산 기업의 위기에 마찬가지로 정부가 개입하지 않겠는가 라는 논리에서다. 그리고 중앙이 이렇게 부동산 기업의 위기에 손을 써준다면 당연히 지방 정부도 밀착되어 있는 지방 부동산 기업을 지원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헝다의 지원 요청이 사실이라면  같은 이유로 중국 정부가 고민을 했었을 것이다. 그리고 결국 중앙 정부가 지원을 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시장의 반응을 확인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부동산의 동향이 심상치 않은 것이 사실로 보인다. 중국의 금융권도 부동산에 대한 신용 대출의 축소에 들어간 것으로 보이는 증상이 여기저기서 보이기도 하거니와 부동산 시장 자체의 변화도 이제는 제법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금도 중국 정부의 통계로는 부동산 가격 동향은 안정적이다. 그렇지만 중국 그리고 중화권의 SNS의 소식에는 확연한 변화가 감지된다. 먼저 연초에는 중국 남방의 부동산의 가격 하락이 일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ㅁ낳았다. 하지만 이 시기에는 1, 2선 주요 도시들은 문제가 아직 나타나지 않는다고들 하였다. 그러다가 1,2 선 도시는 괜찮지만 3, 4선 도시들은 가격 하락이 심상치 않다는 말들이 나왔다.

급매물을 알리는 광고

최근에는 부동산 가격 하락이 북방으로 확대되었다. 북방은 경제 동향에 남방보다 상당히 둔감한 특징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동, 하남, 허베이 등으로 부동산 가격의 하락을 전하는 SNS들이 늘어났다. 최근에는  1선 도시 조차 베이징 및 상하이와 광저우, 선전을 분리하여 취급하는 SNS도 출현했다. 그러더니 이제 베이징의 외곽, 엔자오(燕郊), 통저우(通州)의 부동산이 20~30% 하락했다는 말들이 나왔다. 심지어 급매물은 40~60%까지 나오고 있다고 한다. 허난 정저우에서는 부동산 기업들의 오너들이 좌담회를 가지고 허난성에서는 부동산의 할인 판매 같은 것은 하지 않기로 결의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다음 주 이미 가격 할인에 들어간 부동산 기업이 나왔다. 하기는 헝다 같은 대기업이 1년이 넘게 20~30% 할인을 하고 있는데 중견 기업들이 버틸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갭 투자 등을 부채질하는 중국의 SNS,  저수지 채널(水库论坛)은 아예 중국 당국에 의해 봉쇄되었다. 이유가 짐작이 되고 언제 봉쇄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채널이었지만 필자가 볼 때 시기가 최근이라는 것이 포인트이다. 결국 중국의 부동산 가격 하락이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이 되는 것이다. 


그간 누누이 필자가 경고해 왔던 부동산 버블 붕괴가 지금 시작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은 부동산 하락으로 인한 금융권의 영향은 표면에 떠오르지 않고 있지만 이미 상당히 진행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부터는 눈에 불을 켜고 중국의 부동산 동향과 금융권 동향을 지켜보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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