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 중국은보감회,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 국가 외환관리국은 11월 2일 합동으로 그룹의 실질적 소유주 마윈, 동사장 井贤栋, 총재 胡晓明 등을 소환하여 조사하였다고 간단히 발표하였다. 중국에서 가장 무서운 금융 감독 기관이 모두 나서서 마윈과 앤트 그룹, 즉 알리바바 그룹의 총수단을 소환한 것이다. 당연히 보통 일이 아니다. 이들 중국 당국은 소환의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 생활을 오래 하신 분들이라면 가장 중요한 유스일 수도록 길이가 짧다는 것을 아실 것이다. 마윈을 소환했다. 그리고 그 외는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http://www.csrc.gov.cn/pub/newsite/zjhxwfb/xwdd/202011/t20201102_385514.html
당연히 마윈의 소환을 둘러싸고 이런저런 추측들이 들끓고 있다. 얼마 전 10월 26일 상하이에서 열린 포럼에서 마윈은 당국의 발표 내용에 순응하지 않고 자기주장을 폈는데 이 것이 문제가 되었다고 보는 견해들이 많다. 특히 금융 시스템으로 인한 리스크, 금융 위기의 가능성을 들며 이를 방지해야 한다는 왕치산 부주석의 발언 내용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내용이었다는 것이다. 이날 중국 당국 관료들의 발표에는 앤츠 그룹을 겨눈 발언의로 생각되는 것들도 있었다. 류허 부총리는 금융 리스크를 방지해야 한다고 했고 재무부 차관인 저우자이(邹加怡)는 핀테크가 승자의 독점을 가속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말도 했었는데 돌이켜 보면 의미심장하다. 정ㅎ벼 경제위원회 주임인 창푸린(尚福林)은 핀테크 개발이 금융 운영의 기본 법칙을 위반 해서는 안된다고 하였다. 마윈으로서는 당국의 이러한 발언들이 자신을 공격하는 의미로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날 마윈이 발표한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마윈의 이번 발언은 시작할 때부터 심상치 않았다. 그는 비전문가이지만 전문적인 내용을 이야기하겠다고 하면서 전문가들은 이미 전문적인 내용을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했다. 즉 금융 전문가들을 비난한 것이다. 그러면서 몇 가지 잘 못된 점을 지적하겠다고 했는데 뭐 아니면 말고 라고 했다. 중국 부주석을 비롯한 최고위급 인사들이 나와서 발언하는 자리에서 있을 수 없는 태도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6RLRcN2aJAo&t=37s
마윈은 첫째로 지금껏 중국은 서방은 발전했고 서방은 있지만 중국은 발전하지 못했고 중국은 없다는 관념에 사로잡혀 있다며 중국이 앞으로 무엇이 필요하며 어떻게 해야 할지를 먼저 생각하고 그다음 서방 세계가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봐야지 맹목적으로 서방의 이론, 서방의 예선, 서방이 설정한 어젠다를 쫒아가서는 안된다고 했다.
그는 서방 세계가 수십 년간 누적되어 온 이슈로 인한 금융 시스템 성의 리스크를 논한다고 해서 중국처럼 기본적으로 금융 리스크를 논하는 것은 잘 못 이라고 했다. 중국에는 금융 시스템이 없으며, 따라서 금융 리스크도 없고 오히려 금융 리스크가 필요하다고 했다. 개발도상국가에서 리스크를 회피하면 무슨 기회가 있느냐고 했고 국가가 리스크를 회피하면 젊은이들에게는 무슨 기회가 있는가 물었다. 그래서 그는 중국에는 거대 은행들이 있으니 이제는 좁고 작은 영역에 금융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했다. 즉, 앤츠 파이낸싱 같은 회사가 필요하다고 한 것이다. 소아마비에 걸린 아이와 중풍에 걸린 노인은 똑같이 잘 걷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에게 중풍 약을 먹일 것이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바젤 3은 노인병에 주는 약 같은 이라고 했다.
그는 앤츠 그룹의 IPO를 예로 들며 혁신에는 치루어야 할 대가가 있다고 했다. 실패는 피해야 할 것이 아니라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며 관건은 실패 후 어떻게 수정하고 보완하며 혁신을 지속하느냐에 있다고 했다. 리스크 없는 혁신이 어디 있느냐는 것이다. 그는 P2P의 폐단으로 모든 인터넷 금융이 부정되고 있다고 열변을 토했다.
그는 어제의 방식으로 오늘을 통제해서는 안되고 기차역의 관리 방식으로 공항을 관리하려 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마윈의 이어지는 열변은 누가 들어도 금융 당국을 비판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어리둥절했다. 심지어 중국이 필요한 것은 정책 전문가이지 문서 작성 전문가가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규제를 하나 만들면 기존 규제 3개를 없애는 가1감3의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고도 했다. 심지어 산업의 리스크를 없앤다면서 자기 부서의 리스크를 없애는 행위를 한고 있다고 까지 말했다. 마윈은 이렇게 정부 당국을 공격하면서 일일이 시진핑 주석의 발언을 자기 말의 근거로 인용하기도 했다. 중국의 현실에서 정말 대담한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마윈은 인터넷 금융에서 가장 관건은 신용 체제이며 전당포 식 사고에 매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즉, 현재 중국은행의 담보를 받아야 된다는 사고는 바로 전당포식 사고이며 엄중한다고 비판했다. 결국 기업으로 하여금 위축되게 하기도 하며 별 필요로 없는 기업에게 자꾸 융자를 받도록 하여 결국 우량한 기업을 점차 불량한 기업을 만들어 버리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마윈은 현재의 중국 금융을 공업화 시대의 금융, 20%를 투자하여 80%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발상이라고 하고 그러나 앞으로 필요한 것은 80%의 소기업과 젊은이들을 지원하여 나머지 20%의 사람들을 이끌어 가는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현재의 금융 시스템을 비판하고 앞으로 도래할 미래의 사회를 위하여 오늘 우리가 새로운 금융 시스템을 설계하고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마윈의 발언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마치 미래학자의 신념에 찬 제언같이 들리지만 실상은 많이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마윈이 어째서 이렇게 공격적인 발언을 했는가, 그것도 왕치산의 발언 다음에 공격했는가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 이유는 아마도 다음에 말하는 중국 당국의 조치 때문일 것이라는 것이 중평이다.
마윈과의 관련 여부는 확실하지 않으나 몇몇 중화권 미디어들은 같은 날 은행 보험 감독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인터넷 소액대출 업무 관리 잠정 방법(网络小额贷款业务管理暂行办法)에 대한 공개 의견 청취에 들어간 것을 마윈의 앤트 그룹과 연관 짓고 있다.
http://www.cbirc.gov.cn/cn/view/pages/ItemDetail.html?docId=938822&itemId=915
중국의 공개 의견 청취는 바로 우리나라의 입법 에고이다. 그러므로 이 소액 대출에 대한 규제는 곧바로 법규가 될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런데 이 법규의 내용 때문에 마윈이 분노했다는 추정들이 많은 것이다.
마윈의 앤츠 그룹은 사실 상 두 개의 자회사가 인터넷 금융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모두 총칭에 있다. 그런데 이 새 규정에 따르면 모든 인터넷 금융 회사는 소속 성 내에서만 영업이 가능하며 본 성과 다른 성간, 예를 들면 베이징과 상하이 간의 거래는 불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당국의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매 3년마다 다시 연장을 위한 심사를 받아야 한다. 결국 당국의 눈치를 계속 보아야 하는 것이다. 그 외 대출 규모의 일정 비율 이상의 자기 자본을 가져야 한다 등의 여러 규제가 있다. 이 글에서 그 내용을 소상하게 다루지는 않겠다. 다만 이런 규제가 시행되면 앤츠 그룹은 매우 성가스러운 규제를 받게 된다는 점만 이해하면 될 것이다. 결국 중국 당국이 취할 액션을 선제적으로 정보를 입수한 마윈이 이에 대해 격분하여 포럼에서 불만을 쏟아낸 것으로 보는 것이다.
그리고 마윈을 불러 조사한 후 11월 3일 저녁 중국 당국의 결정이 내려졌다. 마윈의 앤츠 그룹의 상장을 잠정 유예한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앤츠 그룹의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상하이 증시뿐만 아니라 홍콩 증시에서도 유예 조치가 이루어졌다. 홍콩은 이제 완전히 베이징의 통제를 받는 모양새이다.
http://www.sse.com.cn/disclosure/announcement/general/c/c_20201103_5253315.shtml
이 사건은 일견 마윈의 괘씸죄에 중국 당국이 보복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필자는 꼭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중국의 많은 은행, 특히 지방의 중소 은행들은 심각한 재무적 상태에 있다. 그래서 부동산 버블 붕괴가 올 경우 금융 붕괴가 우려되는 것이다. 그리고 부동산 버블 붕괴의 조짐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당국이 금융 붕괴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만일 마윈이 그저 자신의 앤츠 그룹의 불이익 때문에 이런 반발을 했다면 너무나 이기적이 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 금융 인프라의 붕괴 위험을 눈앞에 두고 어찌 개별적인 기업의 이익을 위해 정책을 바꿀 수 있겠는가?
그런데 과연 마윈이 이런 정황을 몰랐을까? 마윈이 앤츠 그룹의 지분 약 50%를 들고 있지만 실제 주인이 따로 있다는 설은 그동안 끊이지 않았다. 정치권, 권력자들과의 조우, 정치 동향의 파악은 중국의 민영 대기업 경영자라면 누구나 깊게 파악하고 있고 누구보다도 고급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을 터였다.
그래서 마윈의 발언은 단순히 자신의 회사에 대한 불이익 때문이 아니라는 설을 주목할 만하다. 마윈이 이제까지 인내해 온 것과는 달리 반발한 것, 그리고 중국 정부가 4대 금융 부처가 함께 마윈 등을 소환한다는 전무후무한 조치를 한 것에는 중국 내부의 정치권력 투쟁이 있다는 소문이 있는 것이다. 마윈의 뒤에는 상하이방이 지금 시진핑 그룹에게 도전하고 있다는 설도 그래서 힘을 얻는다. 모르겠다. 중국의 장막 뒤의 권력들, 그 누군들 알겠는가? 아무튼 절대로 좋은 현상이 아닌 것만은 틀림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