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정책도 아래의 대책도 없다
贺铿
중국은 개혁 개방 이후 지난 수십 년간 눈 부신 성장을 이루었다. 연평균 실질 GDP 성장률은 9.5%에 달한다. 하지만 미국과 무역 전쟁을 하게 된 지금의 중국에게는 누구에게나 지적되어오던 큰 약점이 하나 있다. 바로 과다한 부채이다. 중국의 부채 증가 속도는 실질 GDP 증가 속도의 두 배에 달했다. 2017년 기준으로 중국의 GDP 총액은 80조 달러를 넘은 반면 누적 부채는 600조 달러를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공식 발표한 중국 지방 정부의 채무는 2018년 6월 기준으로 16.8 조 위안이었다. 하지만 전인대 재경위 부주임 가견(贺铿)은 지방 정부 채무가 아마도 40조 위안에 달할 것이라고 하였다. 지방 정부들이 산하 공영 기업 등의 부채로 지방 정부의 부채를 이전하는 등의 수단으로 지방 정부 부채 규모를 줄이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는 아무도 모른다.
기본적으로 90년대 중국의 재정이 중앙과 지방으로 나뉠 때 60: 40으로 지방의 비율이 적었다. 이 시기 이후로 지방 정부는 만성적인 재정 부족에 시달려 왔으며 중앙 정부는 지방 정부에 대한 예산 지원을 행정 도구로 삼아왔다. 하지만 프로젝트 예산 제도 기반인 중국에서 대부분의 프로젝트에서 중앙의 예산 지원은 30% 수준이어서 지방 정부의 재정은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결국 각 지방에서는 재정을 만들기 위한 각종 수단이 동원되었는데 예를 들면 각지의 발전 은행 같은 것들이다. 그리고 이윽고 밑에서 다룰 인터넷 P2P까지 진행이 된다.
2018년도 2 사 분기 중국 정부가 발표한 상업 은행의 불량 채권 비율은 1%를 넘는 수준이었으나 실상은 아마도 5% ~ 10%에 달할 것이라고 자유아주전대(自由亚洲电台)가 보도하였다. 은행의 채권 중 불량율이 5%를 넘는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은행의 불량 채권을 해결하기 위해 나타난 것이 자산관리회사들이다. 이들 자산 관리 회사들은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불량 채권을 가져가서 회계 부정 등을 통하여 적어도 은행 장부 만은 깨끗하게 처리를 한다. 중국동방자산관리구분유한공사(中国东方资产管理股份有限公司), 중국신달자산관리공사(中国信达资产管理股份有限公司), 중국장성자산관리구분유한공사(中国长城资产管理股份有限公司), 중국화융자산관리구분유한공사(中国华融资产管理股份有限公司) 등이 1997년 금융 위기 때 1.4조 위안의 장부 조작을 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바로 '채무'를 '채권'으로 방법이다.
그런가 하면 중국의 대형 국가 은행들은 대부분 홍콩 증시에 상장을 하였다. 상장을 하여 유입된 자금은 어디로 갔는가. 전문가들에 의하면 아마도 '채무'가 '주권'으로 변환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바로 유입된 자금이 불량 채원을 처리하는 데 사용되었을 것이라는 의미이다. 사실이라면 이는 홍콩에 유입된 외국인의 돈을 빌어 중국은행들의 불량 채권을 처분한 일종의 '국가가 자행한 사기'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는 등장하는 것이 '그림자 은행'이다. 그림자 은행이란 은행은 아니지만 사실 상 은행의 역할을 하는 기업 또는 기구를 말한다. 작년까지 중국 전역에서 발생했던 수많은 P2P 파이낸싱은 수많은 국민들의 자금을 털어내고 실제로 지방 정부의 부실 부채를 떨어낸 일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위에서 거론한 바와 같이 재정이 취약한 지방 정부들이 재정을 정상화하기 위한 구단이 필요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 것이 사실이라면 정부가 자국민의 주머니를 털어 자기의 불량 채권을 해결한 꼴이다.
곽수청(郭树清) 중국은행보험감독위위원회 (中国银行保险监督管理委员会主席) 주석은 작년 6월 상해에서의 한 회의에서 매체들을 향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고 수익률은 하이 리스크를 의미한다. 연 수익률 6% 이상이면 의문을 가져야 한다. 8%를 넘으면 위험하다고 생각해야 한다. 10%를 넘으면 원금도 건지기 어려을 것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날로 비싸져 가는 집값은 보통 백성들이 은행 이자 받으며 저축해서는 평생 월세 살이를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리스크가 있더라도 목돈을 놀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결국 수백만 위안에서 수천만 위안에 이르는 소위 "금융 난민"이 발생한 것이다. 전 재산 26만 위안을 날린 항조우의 한 젊은 어머니는 자살을 택했다.
부동산에 고통받는 것은 금융권도 마찬가지인 모양으로 얼마 전에는 허난 성 정조우 시에서 중국 4대 은행 중의 하나인 건설은행의 영업 지점이 임대료를 내지 못하고 1년여를 끌다가 야반도주하는 일이 일어났다. 중국 금융 시스템의 붕괴를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이 될지도 모른다.
취약한 금융은 곧 기업의 어려움으로 직결된다. 더구나 미중 무역 전쟁이 가열되면서 피차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대두의 경우 수출 길이 막힌 미국의 농민들이 일차 피해자이겠지만 대두를 수입해온 중국의 기업들도 피해를 입고 있다. 이미 대두를 수입하던 중국의 대형 농산물 회사가 4개나 도산하거나 도산의 위험에 직면해 잇다. 산동창화(山东昌华), 산동진의(山东晨曦), 중성양유(中盛粮油), 산동삼위유지(山东三维油脂) 등이다. 산동 최고 부자였던 산동진의가 가장 먼저 파산을 했고 산동창화가 뒤를 이었다. 국유 지분이 많은 중성도 파산의 위기에 임해 있다. 그리고 삼위가 파산을 하였다. 미국의 수입을 제재한 결과 중국의 수입 기업이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농민들이 피해를 입겠지만 중국이 대두 수입선을 브라질로 전환하면서 브라질 기업들이 미국의 대두를 수입하고 있다고 한다. 또 브라질에서 대두를 수입하던 러시아가 브라질 대두 수출량이 줄어들자 미국산 대두를 수입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북경의 과일 도매가격이 춘절 대비하여 거의 50% 올랐다. 사과, 배, 복숭아 등 북방 지역에서 나는 과일이고 수입하는 과일도 아니다. 과일 가격의 상승 원인으로는 작년 가뭄이 오래 계속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통상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관련 과일을 수입하여 물가가 오르지 않는 것이 보편적이었는데 이렇게 과일 가격이 급등하는 것은 올해는 그런 과일 수입이 규모가 대폭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중 무역전의 영향일 수 있다. 아무튼 국민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이 오기 시작한 신호처럼 보인다.
하이테크 분야는 말할 것도 없다. 퀄컴이 45%, 구이저우 성 정부가 55%를 투자하여 설립한 5G chip maker 회사인 화심통(华芯通)은 제대로 생산도 해보지 못하고 지난 4월 30일 문을 닫았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 기업들이 계속 중국 내에서 사업을 유지할지는 의문이다. VOLVO 자동차는 중국에서 철수하였다. 삼성 천진 공장도 폐쇄하였다. 중국의 수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대만 업체들도 미국의 보복 관세 이후에는 버틸 수가 없어 중국을 떠나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더욱 명백하다. EPSON 등 제조 공장은 가장 먼저 동남아로 이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대규모로 중국을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 미국 기업들이다. 이들은 주로 동남아와 함께 인도로 이전해가고 있다. 이미 200여 개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인도로 이전해갔다고 한다. Hasbro, Brooks, Lennox 등 미국 기업들은 중국을 떠나고 있다.
이들 외국 기업의 이전은 단순히 생산 자원의 중국 이탈 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외국 기업은 가격 경쟁력보다는 차별화 경쟁력을 기반으로 하며 따라서 중국 기업에 비해 우수한 기술을 적용한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은 현지에서 일하는 중국인 엔지니어들에게 전수되며 이 기술을 전수받고 운영하면서 경험을 축적한 중국 엔지니어들이 다시 중국산 제품을 만드는데 기여하게 되는 것이다. 외국 기업들이 빠져나가면 중국은 이전까지 손쉽게 얻어 오던 기술을 자체 개발이라는 어려운 길을 가야 얻을 수 있거니와 기술을 확보한다 해도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오라클은 중국 내 5개 도시에 연구소를 설립하고 있었다. 북경, 상해, 남경, 소주, 심천 등이다. 모두 약 1600여 명의 연구 개발 인력이 있었으나 이번에 900명을 해고하였다. 그리고 북경 센터의 경우 사실 상 문을 닫았다.
물론 중국이라고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다. 화웨이는 미국에 57개 공장이 있었다. 그리고 모두 문을 닫았다. 그러나 이미 불경기의 어두운 그림자가 중국을 덮치고 있다. 가장 수출의 영향을 받는 광둥 성 등 남방에서는 이미 일감이 없어 직원들을 놀리는 공장들이 나타나고 있다. 수출 기업들은 위기감을 표하고 있다. 남방 지역의 경우 아프리카 돼지 열병의 충격도 커서 그야말로 엎친데 덮친 격이다.
여기에 미중 무역 전쟁이 점화되면서 중앙에서는 전시를 대비한 점검이 진행 중이다. 가장 먼저 수해된 것이 비축 양식의 점검이었다. 원래대로라면 전시 등을 대비하여 전국 각지의 양식 창고가 다 충분한 재고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부패한 관료들이 이런 상품을 가만히 내버려 둘리가 없다. 각종 명목으로 없어지고 말은 것이다. 하지만 보고서나 기록 상으로는 여전히 재고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3월 21일 장쑤 성 响水 화공 공장 화재로 78명 사망, 6백 명 부상
3월 22일 후난 성 버스 화재 26명 사망, 28명 부상
3월 23일 운남 대리에서 천연가스 폭발 3명 사망, 5명 부상
3월 25일 산동성 옌타이 화공 공장 폭발 1명 사망, 4명 부상
3월 31일 허베이 성 식품 가공 회사 폭발 66명 부상
장쑤 성 쿤산 화물 창고 폭발 7명 사망, 6명 부상
4월 1일 안휘성 화공 공장 폭발
5월 14일 저장성의 이름 있는 기업 의얼강(意尔康股份有限公司)의 인터넷 구매 서비스 창고에서 불이 났다. 다행히 죽은 사람은 없지만 8만 켤레의 신발이 불타 1천만 위안의 손실을 입었다.
중국은 큰 나라이고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보도되는 법이 없다. 12일간 12건의 화재 및 폭발 사고의 보도는 일반적인 상황이 아닌 것이다. 그럼 왜 이렇게 화재 사고가 많이 보도되고 있는가? 그것은 이들 화재들이 고의적인 방화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지방 정부에서는 중앙에서 조사하는 양식의 재고가 사실과 다르고 기업에서는 팔리지 않는 악성 재고의 처리가 어렵다. 종업원들 임금은 체불되고 협력 업체에는 지불을 해야 한다. 결국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방화를 하여 화재로 모든 것을 감추는 수법을 쓰고 있다고 대만의 年代向前走라는 프로그램에서 5월 17일 보도를 하였다.
이들의 대부분은 향진 기업이다. 향진이란 중국 행정 단위의 가장 소 조직인 '향'과 '진"을 말한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최소 행정 단위가 주체가 되어 설립한 공영 기업들인 것이다. 동시에 부패한 관료들이 가장 쉽게 농단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성급의 지방 정부는 규모가 있어 성 서기나 성장 등이 결심하며 어느 정도 조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재정이 여의치 않은 기초 행정 지역에서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결국 불을 질러 모든 것을 불태워 버리는 방법이 최선으로 여겨졌던 모양이다. 중국은 위기이다. 슬기롭게 넘기지 못하면 다음번에는 불타는 향진 기업이 아니라 "불타는 국영 기업"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모쪼록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눈물을 흘리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