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은 국무부 장관으로 Anthony Blinken을 지명한 뒤 중국에 대한 정책은 어떤 방향이 될지 많은 이들이 지켜보고 있다. 최근의 미디어들에 따르면 바이든의 오랜 스텝이었던 외교 전문가 Jeffrey Prescott이 중국 관련한 요직을 맡을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런 바이든의 태도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정책이 트럼프 시대에 비하여 부드러워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기도 하다. 특히 중화권에서는 트럼프의 강경한 대중 정책이 무너지고 바이든 시대에서는 중국과의 관계가 원 상태로 되돌아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들을 하고 있다. 아마도 이런 모든 우려는 바이든 진영에서 중국에 대한 선명한 입장과 정책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게다가 아들 헌터 바이든에 관한 여러 추문과 특히 중국과 관련된 결탁 등이 제기되면서 바이든은 중국에 약점을 잡힌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마저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유가 무엇이든 바이든이 중국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로 미국의 정책을 바꿀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잘 생각해 보면 바이든은 선거전에서 자신이 트럼프보다 중국에 대해 훨씬 더 강경한 입장이라고 누누이 주장해 왔었다. 바이든은 뉴욕 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이 중국을 다루려면 leverage가 있어야 하는데 자신의 관점으로 볼 때에는 미국이 아직 leverage를 확보한 것 같지 않다고 했다. 이 말은 바이든이 중국 문제보다 미국 내 코로나 19 문제 해결을 우선 시 할 것이라는 시사임과 동시에 중국에 대해서는 동맹들과 협력하여 유력한 무기를 준비해서 대할 것이라는 시사이기도 하다. (POLITICO China Watcher - POLITICO)
바이든 진영이 현재의 미중 문제를 어떤 시각으로 보고 있는지를 엿보게 하는 것이 Jeffrey Prescott의 기고문이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트럼프는 중국이 불법적인 일을 저지르는 것을 막지 못했다. 그가 한 일은 중국에게 미국 상품을 구매한다는 약속을 받아낸 것뿐이고 그 약속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잘 보아주어도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단지 중국으로 하여금 기업들의 소유권이 중국 정부에게 있다는 모자를 벗게 해서 미국인의 자금이 중국 기업에 잘 흘러들어 갈 수 있게 해 준 것뿐이다. 중국이 무슨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전문가들이 확인하기도 전에 트럼프는 "내가 시진핑 주석과 이야기했는데 중국은 아주 열심히 약속을 이행할 것이다"라고 해 버렸다.
즉, Jeffrey Prescott는 미국이 중국가 대립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 그가 트럼프의 정책을 비판하는 점은 트럼프가 구사하는 방법이 원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유효한 전략 전술이 아니라 어설픈 자기 PR에나 이용하고 실제로는 중국이 별 지장을 받지 않는 방법을 사용했다는 점인 것이다. 국무부 장관 지명자 Anthony Blinken이나 Jeffrey Prescott는 모두 바이든과 오랜 기간 함께 한 사이이다. 그리고 바이든 본인이 외교 위원회에서 오래 활동한 외교 전문가이다. 따라서 이들이 외교 문제에 대한 시각을 공유하고 있다고 가정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 보니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대중 강경 정책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워싱톤 포스트는 심지어 다음과 같은 기사를 내기도 하였다.
"Biden is rebranding but not reinventing Trump’s China policy"
"바이든은 트럼프의 정책을 브랜드만 바꾸어 포장할 것이고 새로운 정책을 내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대중 기본 정책은 변화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전략 전술에는 큰 변화가 올 것 같다. Jeffrey Prescott은 중국이 최근 2, 3년 상당한 변화를 한 것으로 평가하면서 이 변화 중의 몇 가지는 트럼프 행정부의 약점을 이용하는 것이었고 다른 몇 가지는 시진핑 주석의 통치 스타일에 의한 것이었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는 바이든 행정부는 이러한 변화들을 계산에 넣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런 바이든 진영의 동향을 중국이 모니터링하지 않을 리가 없다. 이미 중국의 공식 태도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낙관론이 보이지 않는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 발 더 나아가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전략이 중국에게는 더 괴로운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신중론을 피고 있다. 중국해양대학의 庞中英 교수는 미중 관계가 더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하였다. 마닐라에서 활동하는 Richard Heydarian는 바이든이 중국에 대해 보다 공격이지만 실용적인 접근 방법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였다. 전직 외교관이자 일본 스가 수상의 외교 자문인 쿠니히토 미야키는 미중 관계가 격화되면 될수록 양국은 일본의 협력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라는 희망적인 관망을 내놓고 있다.
사실 미중의 대립이 격렬해지면 양국 모두 일본을 끌어들이려 한다는 미야키의 관측은 틀린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것은 한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중국은 한국과 일본 모두 자기편으로 끌어오고 싶어 한다. 이번 왕이 외교부장의 한국 방문에 대하여 다수의 한국 언론들이 왕이 부장의 거만한 태도를 지적하고 중국은 목적을 달성했는데 한국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든가, 강경화 외무부 장관이 중국이 제시한 Global Data Security에 대하여 적극적 검토 약속을 비판하는 소리를 내고 있다. 필자의 시각에서는 이는 사안을 지나치게 단순하게 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중국이 이번 방한에서 무엇을 얻어갔나?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다. 모두 공허한 립 서비스뿐이다. 중국의 방문 목적은 세종연구소 이성현 중국 연구센터장의 말대로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한국의 지나친 접근을 경고하려는 의사였을 것이다. 그래서 한국이 미국 편이 아니라 중국 편을 들겠다고 하기라도 했단 말인가? 오히려 문정인 특보가 왕이 부장에게 중국은 미국을 신냉전으로 이끌지 말라는 말을 하였다. 중국은 이미 한국의 중립적 입장에 대해 평가하고 있다. 문정인 특보의 말은 더 이상 중국이 미국과 갈등을 일으킨다면 한국이 중립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경고에 다름 아니다. 이런 말들이 마치 중국에 꼼짝 못 한 것처럼 해석되는 것을 필자는 잘 이해할 수 없다. 시진핑의 방한 약속이라지만 그 약속은 한중일 3국 정상회담 약속이었고 일본의 스가 총리가 거부한 이상 시진핑 주석이 한국을 방문하면 일본을 욕보이는 것이 된다. 일한을 모두 자기편으로 만들어야 하는 중국 입장에서는 그렇게 하기 어려운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왕이 외교부장
왕이 부장의 건방진 태도는 이번에 많은 사람들을 자극한 모양이지만 최근 중국은 어디 가서나 이런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필자는 외교관의 오만한 태도는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데서 나오는 것이라고 본다. 독자 여러분들께서는 상대가 자기 요구를 들어주면 마구 깔보며 오만방자하게 행동하시는가? 대개의 경우 그렇지 않다. 상대가 내 요구를 들어주면 고맙다고, 감사하다고 치렛말이라도 하기 마련이다. 오히려 상대가 내 말을 안 들어줄 때 거칠게 나가는 법이다.
이제 미국은 대중 정책을 수립 중이다. 바이든의 말 마따나 leverage를 확보하려 할 것이다. 중국도 대미 전략을 수립 중이다. 내년부터 제14차 5개년 계획, 쌍순환 경제를 시행한다. 준 전시 체제를 동원하는 것이다. 미국의 수를 보아가며 대응하려 하는 것이다. 한국의 문재인 정부는 집권 말기로 진행한다. 정치 지도자들이 미중의 역학 관계를 살펴 우리의 대응 체제를 정립해야 할 시기이다. 하나로 전략을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문자 그대로 탄력적인 국가 대응 태세가 필요한 시기 아니겠는가?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진영 싸움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