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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Dec 10. 2020

중국 11년 만의 마이너스 물가 도래

 중국이 11년 만에 소비 디플레이션이 왔다고 보고하였다. 소비 능력이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것처럼 우량하지 않다는 증거일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의 분석은 다르다. 그동안 아프리카 열병으로 20%가 넘게 가격이 급등했던 돼지 가격이 정부의 방역으로 상당 부분 통제되면서 가격을 되찾았고 이로 인하여 소비자 가격이 크게 하락하여 전체 소비자 물가를 낮추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중국 경제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해석이다.

China reports consumer deflation for first time since 2009, raising questions about spending power | South China Morning Post (scmp.com)

그러나 소비자 물가 지수의 추이에서 볼 수 있듯이 비식품 물가 지수도 2020년 들어서서 계속 떨어져서 마이너스가 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단지 돼지고기 가격 하락 때문이 아닌 것이다. 이러한 물가 하락은 확연히 민간 소비에 경고등이 켜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11월 수치로 발표한 공업 기업 통계에서는 비록 전년 동기 대비 가격이 아직 낮은 상태였지만 상품, 원자재 가격이 모두 하반기 들어 상승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 물가는 동기 대비, 전월 대비 모두 마이너스가 되었다는 것은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수 없다. 

공업 생산자 출고가, 구매가 모두 하반기 들어서면서 가격이 회복하고 있고 특히 전월 대비 지속적인 가격 상승을 보였다. 그러므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소비자 물가의 하락을 보면 이 수요는 국내 수요가 아니라 공공 수요 및 수출 수요라고 판단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품목별 가격 동향을 보면 작년 동기 대비하여서는 교통 및 통신이 리커창 총리의 정책으로 요금이 인하되어 -3.9%를 보인 외로는 식품, 담배, 그리고 거주비용, 의복 등의 순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반면 의료, 그리고 문화 오락은 가격이 상승했는데 이는 코로나 19의 영향일 것으로 생각된다. 전월 대비한 물가 변화를 보면 중국 정부의 해석대로 식품 및 담배류가 -1.6% 가격 하락을 보였지만 그 외 문화 오락, 교통 통신의 순으로 하락했고 반면 의류 가격이 소폭 상승하였다.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한다면 이제 코로나 19가 통제되면서 사람들의 바깥 활동이 늘은 효과라고 생각할 수 있다.

결국 이 데이터 액면 그대로 해석을 하면, 중국은 이제 코로나 19가 통제 상태에 들어가고 일상을 되찾으면서 전반적인 소비 위축 상태에서  아직 예년 수준은 못되지만 외부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중국 정부의 해석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해석은 왜 물가가 시간의 경과와 함께 상승하지 않고 하락하고 있는지를 설명하지 못한다. 그래서 중국 정부의 해석이 틀리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가장 큰 요인, 즉 국내 소비 능력의 하락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는 현재의 이런 데이터가 나타내는 것은 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조업 위축, 그리고 무엇보다도 확대되고 있는 실업 사태가 사람들의 소비를 대폭 위축시키고 있다는 의미라고 본다. 

실제로 실업률은 2020년 두 배 이상 치솟았다. 그러나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예년 수준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중국 정부 통계는 나온다. 사실 상당히 의심을 가지게 하는 데이터이다. 하지만 백번 양보해서 이 데이터가 정확하다고 한다면 그다음 해석은 자연스럽게 취업은 회복되고 있지만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된다.


일단은 명목 상의 취업 상태지만 실제로는 실업 상태인 상황도 만연해 보인다. 그리고 취업이라지만 보수가 너무나 적어서 고생하는 상황도 중국의 SNS에 자주 보인다. 자신의 급여 명세를 SNS에 올리며 한탄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중국 정부에서도 중국 인구의 95%가 월 수입 5천 위안 이하라고 했다. 이제 코로나 19 상황과 요동치는 부동산 가격 등으로 불안감이 커졌으니 소비가 위축되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선전의 힘은 정말 크다. 그리고 중국 대도시의 거리는 이미 상당 정도 코로나 19 이전으로 회복된 모습이다. 현대의 경제는 논리가 아니라 심리라는 말이 있다. 중국 정부는 수출 호조, 생산 호조, 외환 호조 등을 선전하며 중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퍼뜨리고 있다. 11월 30일 중국은행 연구원의 2021년도 경제금융 전망 보고(2021年度经济金融展望报告)는 2021년 중국 GDP 성장률을 7.5%로 예측했다. (中行:中国2021年GDP增速7.5%左右_经济 (sohu.com)) 심지어 신화사의 12월 9일 보도에서는 2021년 중국 GDP를 10%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하였다.(经济预测:2021年中国GDP将增长10%_普里查德 (sohu.com))


이런 선정적인 보도나 일부 학자 개인의 예측이 아니라 공신력 있는 기관들의 예상치를 보면 대개 5~6% 수준을 상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낙관적 전망이 6%, 비관적 전망이 5%, 그리고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5.5% 정도를 점치고 있다. 다만 현재 중국 정부 내의 분위기가 향후 전망을 보다 밝게 전망하는 쪽으로 흐르는 것 같다. 점점 여기저기 보도되는 GDP 전망치가 올라가고 있으니 말이다.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진정한 진실된 모습을 확인하기는 어렵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우리의 시각에서 중국의 경제 예측을 하는 방법에는 근본적인 문제가 하나 있다고 느낀다. 그것은 우리는 본질적으로 우리의 시장 메커니즘에 기반해서 시장의 여러 지표와 데이터를 분석한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있어 시장은 살아있는 하나의 유기체이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라는 것은 중국 정부라는 강력한 존재가 이런저런 수단, 우리는 휘둘러 본 적이 없어 그 위력과 인과를 잘 이해할 수 없는 그런 수단을 휘두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가 이렇게 분석하는 지표는 수동적으로 자생적인 시장의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고, 진실은 여기에 중국 공산당의 정책 의지와 그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수단을 동원하는지를 알아야만 보다 현실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내년부터 시행되는 중국의 쌍순환 경제에서는 향후  수년간의 노력을 통해 내수 소비를 두 배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정책 운영을 한다고 하는데 중국 정부에게 과연 무슨 뾰쪽한 방법이 있는지 정말 정말 궁금하다. 여러분과 함께 지켜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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