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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 파이낸셜의 IPO 중지 사태 이후 중국 유니콘들의 미래, 향후의 전망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세계 최대의 IPO 규모답게 전 세계로부터 자금이 모였었던 것에 상응하여 이들 자금의 향방과도 관계가 있을 것이다. 대다수의 관심은 앤트 파이낸셜의 IPO는 영영 물 건너간 것인지 아니면 다시 상장될 것인지, 그리고 다른 중국 유니콘 기업들에게도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인지에 쏠리고 있다.
결국 이번 사태의 초점은 중국 당국의 이번 조치가 마윈이나 앤트 파이낸셜, 또는 알리바바 그룹에 한정된 일인가 아니면 다른 기업인, 다른 기업에게도 발생할 수 있는 일인가라고 볼 수 있다. 즉 사적인 원인이 주원인인가 아니면 구조적 원인이 주인가의 문제인 것이다.
이번 앤트 파이낸셜의 IPO 중지 사태의 직접적 원인이 상하이 BUND 포럼에서 마윈이 직접적으로 중국 당국의 정책을 반대하고 심지어 정부 당국을 비난한 것에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필자 또한 마윈의 이러한 발언이 얼마나 대국을 도외시한 것인지 전한 바 있었다. 그리고 마윈이 평소에도 말을 조심하지 않는다는 지인이 중국 언론인의 소식을 전해 준 내용도 소개한 바 있었다.
이렇게 이번 앤트 파이낸셜의 IPO 중지 사태가 사적인 원인에 있음을 시사하는 의견들은 이전부터 제법 있었다. 그리고 주류 매체인 WSJ에서는 마윈이 사석에서 시진핑 주석을 비방하여 시 주석이 격노하여 직접 앤트 파이낸셜의 IPO를 중지시켰다는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고(马云讲话引发高层愤怒,习近平亲自叫停蚂蚁IPO - 华尔街日报 (wsj.com)) 중국 금융 규제 당국이 연합으로 마윈을 포함한 앤트 파이낸셜의 최고 경영층 3인에 대한 조사를 하기도 하였다.
이어서 당국의 감사팀이 알리바바 그룹에 진주하여 감사와 수사를 시작했다는 말도 나왔는데 알리바바 그룹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문을 발표하였다. 하지만 알리바바 그룹은 아래와 같이 이러한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보도문을 낸 바 있다.
하지만 사건은 끊이지 않았다. 이번에는 기업이 아니라 마윈이 설립한 후반 대학(湖畔大学)에 문제가 생겼다. 마윈은 공식적으로 은퇴한 입장이고 자신은 원래 교사였으니 은퇴 후 시골의 선생님이 되겠다고 했었는데 그는 아예 자신이 선생이 될 학교를 지은 것이었다. 바로 항저우에 지은 후반 대학이다. 이 대학은 정식 교육 기관도 아니다. 사회단체이다. 하지만 무슨 상관이랴? 마윈, 그리고 알리바바와 인연을 맺고 '꽌시'를 형성하고 싶은 사람들이 줄이어 입학을 하였다. 마치 현대 그룹의 고 정주영 회장이 은퇴하면 농사나 짓겠다더니 서해안 간척 사업을 하는 것을 연상하게 한다.
이 후반 대학은 윈난성에 거대한 분교를 만들 예정이었다. 후반 대학은 2020년 8월 25일 쿤밍(昆明) 시 정부와 협력하여 후반 대학 윈난 캠퍼스 협력 협정을 체결했으며, 위난 성정부에서도 이번 일을 중시하여 성 서기인 천하오(陈豪), 성장인 루안청파(阮成发) 등이 마윈과 만났다. 그리고는 이어서 12 월 1 일 입찰 내용이 발표되었는데 계획 면적은 1281 헥타르, 농림 면적 및 수면 면적 378 헥타르, 건설 비용은 모두 정부에서 댄다. 그리고 이 후반 대학이 중국은 물론 동남아 일대를 대상으로 국제 일류의 커뮤니티와 혁신 기업 도시로서 개발할 것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며칠 만에 이 입찰 또한 중지된 것이다.(马云坏消息不断 湖畔大学分校招标遭终止 (rfi.fr) )
이제 누가 보기에도 중국 당국의 마윈과 알리바바 그룹에 대한 입장은 분명했다. 마윈은 중국 당국과 척을 진 것이다. 그리고 당국 또한 손을 보기로 한 것임에 틀림없었다. 시장은 불안해하기 시작했고 알리바바의 생존에 대한 의문들이 제기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마윈이 정부가 원하는 알리바바의 플랫폼이 있다면 정부에 이관하겠노라는 제안을 했다. (为安抚中国监管部门,马云曾提出把蚂蚁部分业务移交给政府 - 华尔街日报 (wsj.com)) 그가 당국에서 조사받을 때 했다는 말의 전해지는 내용은 정확하게는 아래와 같다.
"蚂蚁的这些平台,只要国家有需要都可以拿走。"
"앤트의 이들 플랫폼은 국가가 필요하다고만 하면 전부 가져가도 좋다"
그런데 이 말이 과연 마윈이 당국에게 기업을 가져가라고 한 것일까? 필자는 어쩐지 마윈이 "가져갈 수 있으면 가져가 봐!"라고 한 것처럼 느껴진다.
지금까지의 진행을 보면 중국 당국의 마윈이나 알리바바 그룹에 대한 처사는 확실히 감정적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사건의 촉발은 마윈으로 시작되었더라도 사태의 발전은 이미 마윈이나 앤트 파이낸셜 IPO 같은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최고 지도부가 연 중앙 경제 공작 회의에서 결정한 내년도 7개 정책 중의 하나로 "반농단과 자본의 무질서한 확장을 방지한다"가 결정되었다. 이것은 BUND에서 당국의 지도부들이 토로한 금융 시스템 성 위기와 맏 물려 더 이상 거대 민영 기업들의 방자한 사업 방식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사이며 이미 마윈이나 알리바바같은 개인이나 개별 기업의 차원을 넘어선 것이다.
중국 지도부가 발출한 이 신호는 분명하게 시장에 전달되고 있다. 이미 앤트 파이낸셜을 필두로 중국의 인터넷 금융 회사들이 인터넷 저축 상품들을 앞다투어 중지했다. (互联网存款产品“下架”进行时 已有至少9家头部平台跟进-新华网 (xinhuanet.com)) 중국 지도부의 의사가 명확한 이상 거스를 수 있는 중국 기업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필자의 어머니께서는 사람의 총명함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총명함이란 학교 성적이 아니야. 똑똑한 사람이란 말하기 전에 아는 사람이다. 말하면 알아듣는 사람은 중간은 가지. 말해도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은 그야말로 모자란 사람이란다."
마윈, 그는 결코 똑똑한 사람은 아니었던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