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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Mar 05. 2021

2021년 중국 정부 공작 보고

제14차 5개년 계획과 2035년 중기 목표

5일 제13차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4차 회의에 상정된 정부 업무보고에 따르면 올해 중국 정부의 주요 예상 목표는 다음과 같다.

국내 총생산(GDP) 6% 이상 증가 

도시 지역 신규고용 1100만 명 이상

도시 조사 실업률 5.5% 안팎 

주민 소비자물가 상승 3% 안팎 

수출입 물동량 안정 

국제수지 균형

단위 국내총생산(GDP) 에너지 소비 3% 정도 감소

식량 생산량 1조 3000억 근 이상 유지 

이를 2020년도 실적과 대비해 보면 다음과 같다.

국내 총생산(GDP): 비공개 -> 6% 이상 (IMF 전망 8.1%나 지방 정부 GDP 목표치에 비해 낮은 숫자)

도시 지역 신규고용: 1186만 -> 1100만 명으로 감소

도시 조사 실업률: 5% -> 5.5% 로 증가 

주민 소비자물가 상승: 2.5% -> 3% 안팎으로 증가 

수출입 물동량 안정: 증가 목표에서 안정으로 변화

국제수지 균형: 흑자에서 균형으로 변화

단위 국내총생산(GDP) 에너지 소비 3% 정도 감소: 탄소 등 환경 정책 강화

식량 생산량 1조 3000억 근 이상 유지 : 식량 안보 강조 

重磅!2021经济发展主要预期目标公布 (baidu.com)


중국 정부는 그간 언제나 보다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는데 금년, 14차 5개년 계획의 출발의 해이며 2035년 시진핑 주석의 장기 연임 시 예상 임기까지의 계획임에 비추어 볼 때 매우 보수적인 계획을 내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하나 짚어 보면 다음과 같다.


GDP

중국 내부에서 향후 GDP 성장률은 시간의 경과와 함께 낮아질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그것은 주로 향후 수출이 미국과 서방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것이 근거이다. 그러나 최근의 수출 호조는 중국의 경제에 큰 도움을 주고 있었다. 아래 차이신이 보도한 중국 경제에서의 수출 비중을 보면 과거 10년 중 그 어느 때 보다도 2020년의 기여가 비교가 되지 않게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중국 정부는 더 이상 이런 수출 호조는 있기 어렵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는 것이다.

그리고 중국 각 지방의 성 정부가 내놓은 GDP 성장률은 사실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최저 목표치가 6% 이상이고 10% 이상을 목표로 설정한 성도 있었다. 바로 후베이와 하이난이다. 하이난의 경우 세계 자유 무역 지대로 만들기 위한 국가 차원의 대규모 프로젝트가 계획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각 성의 GDP가 공개된 이상 이에 부합하는 GDP 목표치를 설정할 줄 알았다. 예상치를 7%, 그러나 만일 낙관적 수치를 내놓고 싶다면 IMF의 예상치인 8.1%를 목표로 설정할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가장 보수적인 수치, 6% 이상을 목표치로 설정했다. 모든 성의 목표치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목표치로 삼은 것이다. 이는 중국 정부가 향후 경제 성장을 매우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이다. 실제 중국 내 보수파들은 GDP 성장 목표를 5% 정도가 타당하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고용

다음으로 고용 문제, 뒤집어 말해 실업 문제이다. 리커창 총리는 최근 지속적으로 실업을 우려하는 발언을 계속해 왔다. 하지만 실업 문제는 크게 개선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경제 성장률을 기대하지 않는 조건 하에서 고용 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생각하기는 어려운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작년의 1186만 신규 고용이라는 실적 하에서 내년 1100만 명으로 감소하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이 1100만 명 고용이 가능할지, 그리고 당초 작년의 고용 숫자인 1186만이라는 데이터는 믿을 수 있는지 모두 확신을 가지기 어렵다. 


필자가 모니터링해 온 PMI 지수를 살펴보면 제조업 종업원 지수는 반강제적인 조업 재개로 인하여 2, 3월 이후 조금씩 호조를 보이는 숫자를 보이기는 했지만 2, 3월의 하강 폭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전년 대비 증가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리고 비제조업 종업원 지수의 경우 작년 2, 3월 대폭 하강한 이후 한 번도 임계치인 50%를 넘은 적이 없었다. 말하자면 2020년 비제조업 종업원 수는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어찌 1천만이 넘는 신규 고용을, 그것도 경제 성장률이 역대 가장 낮은 수치가 되는 상황에서 해 낼 수 있다는 말인가?  


실업

만일 위의 고용 지표가 정상적이라면 실업 지표는 소폭의 저하를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실업률 목표를 보면  5% 에서 5.5% 로 대폭 증가했다. 중국 인구를 생각할 때 실업률 0.5% 증가는  2019년 기준 도시 인구가 8억 4843명이니까 424만 명이다. 작년 신규 고용이 1186만 명인데 금년 목표가 1100만 명이므로 신규 일자리를 1100만 개 늘려도 결과적으로 전체 일자리는 424만 개가 감소할 것이라는 말이 된다. 즉 기존 일자리에서 밀려나는 사람들이 1500만 이상이라는 말이 된다. 2020년 대졸자 수가 역대 최대인 9백만을 돌파했다. 금년에도 유사한 숫자의 대졸자가 나올 텐데 전체 일자리가 1100만 개 생기는 것이고 이 일자리 중 상당 비중은 대졸자를 위한 것이 아닐 것이므로 2021년도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 기회는 매우 낮을 것이다. 그리고 이는 중국 사회에 적지 않은 불만과 사회 불안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물가

경제 상황에 비해 작년 물가는 그리 오르지 않았다. 필자의 그간의 글을 보아 오신 분들은 알고 게시겠지만 물가가 오른 원인은 주로 홍수와 아프리카 돼지 열병에 따른 식품 가격의 상승이 주도했다. 공산품 소비자 가격은 오르지 않았고 공장 출하 가격은 다소 상승했는데 이는 수출 호황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소비자 물가가 3% 안팎 상승할 것이라는 목표이다. 만일 정부에서 말하는 대로 농축산물이 이제 안정을 찾았다면 물가 상승은 공산품이나 서비스 업에서 주도해야 맞을 터이다. 그러나 내수가 부진한 상태에서 향후 수출의 증대를 기대하지 못하는데 종업원들도 고용하지 못하는 상태의 서비스 업이 물가 상승을 주도한단 말인가? 


필자가 예상하건대 물가의 상승은 중국 국내 사정으로 영향을 받기보다는 해외 상황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위안화 가치의 하락이다. 그동안 위안화는 계속 상승세에 있었는데 그 원인으로는 수출 호조가 지목되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강세를 유지했다고 보는 것이 더 사실에 가까울 것이다. 위안화 강세를 유지하는 이유는 지나친 수출 증가로 미국을 자극하지 않는 것과 대규모의 국채 판매 및 외국 자본 유입을 유도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향후 수출 전망이 어둡고 미국이 주도하는 기술 제재, 무역 압박이 계속된다면 수출은 시간이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다. 그러니 위안화의 가치를 낮추어야 하는 상황이 오기가 쉽다. 그렇게 되면 국내 물가가 상승할 것이다. 즉, 필자는 중국 당국이 향후 위안화 가치의 하락을 전망하고 있다고 본다.


수출입 물동량 안정과 국제수지 균형

수출의 감소를 표현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 있겠지만 중국식 표현으로 매우 어울리는 표현이 바로 이 수출입 물동량 안정이다. 지난번 베이징 대학 교수의 발언 중에 A 주식 시장 규모가 작다는 말을 '향후 발전의 공간이 매우 크다'라고 표현하는 것을 보고 감탄했었는데 이 표현도 같은 부류에 속하는 것으로 본다. 즉 수출입 물동량의 안정이라는 말은 수출이 앞으로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로 보는 것이다.


당연히 국제 수지가 악화될 공산이 큰데 이를 표현하는 말로 '국제 수지의 균형'이라는 그야말로 아름답게 들리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 아니겠는가? 지금까지는 계속해서 외화가 중국으로 유입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그렇게 될지 확신할 수 없는 것이다. 만일 위안화의 절하가 발생한다면 들어온 외화조차 다시 나갈 판이다. 그러므로 국제 수지 목표는 균형을 이루는 것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중국이 만일 미국과 군사적 충돌을 하거나 타이완과의 전쟁에 들어갈 경우 국제 사회는 중국에 대한 제재를 가할 것이고 그것은 우선적으로 경제 제재, 그중에서도 전략 물자에 대한 금지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제재를 받을 경우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것이 에너지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에너지 수입 국가이며 그 대부분은 중동 지역에서 오는 석유에 의존한다. 그리고 그 운송 경로는 페르시아 만을 거쳐 인도양, 말라가 해협, 그리고 남중국해를 지난다. 인도와도 군사적 충돌을 하고 있는 중국으로서 이 보급선을 온전하게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따라서 만일의 사태를 고려한다면 수입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는 경제 체재로 전환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 금년에 단위 국내총생산(GDP) 당 에너지 소비를 3% 정도 감소시키겠다고 했는데 가장 큰 정책 수단은 전기 자동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식 투자를 하는 분들은 중국의 전기 자동차 시장이 대폭 확대된다는 전제로 투자를 하시면 좋을 것이다.(그리고 필자의 책 "중국의 선택"을 읽어 보신다면 더 깊은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


식량

식량 안보 역시 에너지와 마찬가지 맥락에서 그 전략적 중요성이 있다. 이미 중국은 공개적으로 식량 안보를 외치기 시작했다. 생산량 1조 3000억 근 이상을 유지한다고 했는데 유지 정도가 아니라 식량 증산을 위한 여러 정책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지역의 농장 개척을 포함하여 새로운 농지 개발, 그리고 이를 위한 농촌 경제 활성화 정책이 내수 확대를 겸하여 펼쳐질 전망이다.


이번 중국 정부의 2021년 목표치를 보면서 필자는 중국의 긴장감을 느낀다. 아마 이번 세기 들어서 중국이 지금처럼 대외적인 압박감을 느낄 때는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중국 정부 대응의 진지함도 느껴진다. 어설픈 낙관론이나 북한 식의 허풍이 없다. 비록 중국식 삼 푼 화법을 쓰고는 있지만 실사구시의 접근 태도이다.  우리가 중국의 정책을 분석할 때 잊지 말아야 것 중의 하나가 중국이 사회주의 전제 정치 체제라는 점이다. 우리 정부와는 달리 중국 공산당은 무소불위에 가까울 정도의 일을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들이 공개하고 있지 않은 여러 수단들을 좀 더 알고 싶기도 하다. 아무튼 중국이 경제 성장을 보수적으로 본다는 것은 중국에 시장의 많은 부분을 의지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좋은 소식은 아닐 것이다. 모두 조심스러운 그래서 큰 손실을 보지 않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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