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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Mar 06. 2021

중국 관건 기술 추적: EV 반도체

일본 EV 반도체 현황

중국은 이번 양회에서 기술 자립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제부총리 격인 발개위 주임 허리펑(何立峰)은 소위 중국의 목을 조르는 관건 기술의 자립을 위하여 '거국 체제'에 들어선다고까지 선언하였다.

国家发展改革委主任何立峰回应今年和“十四五”时期经济社会发展关切 (baidu.com)

허리펑(何立峰)

필자는 그간 수 차례 중국의 목을 조르는, 미국의 표현에 따르면 choke points를 모니터링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 왔다. 물론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서 모니터링하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필요가 있는 것이 아닐까?


중국이 14차 5개년 계획에서 추진하는 여러 중점 사업 중에 이 관건 기술에 가장 많이 겹치는 분야가 아마도 전기자동차용 반도체일 것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반도체에서는 우리나라의 삼성이나 SK가 아주 잘하고 있다고 알고 있고 따라서 이 EV용 반도체에서도 우리가 주도하고 있을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니케이에서 최근 일본의 EV용 반도체에 대하여 소개한 보도가 있어 공유하고자 한다. 

https://cn.nikkei.com/industry/itelectric-appliance/43753-2021-02-15-05-00-00.html?n_cid=NKCHA014

이 보도에 의하면 한국 기업이 강점을 갖고 있는 메모리와 달리 파워 반도체는 전력 기업을 위한 산업 설비 등 기술이 원천이라고 한다. 그래서 일본의 도시바와 미쓰비시 등 중전기 업체의 글로벌 점유율이 높다는 것이다. 중견 기업 중에서는 후지 모터가 고성능화 경쟁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한다.


야마나시(山 位于) 현에 있는 후지 전기 출력 반도체 칩 생산 공장은 순수 전기 차와 하이브리드 차를 향한 주문이 몰려 일본 국내외에서 공장 풀가동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후지 전기는 2023년도까지 1200억 엔을 들여 웨이퍼 처리 공정을 담당하는 야마나시 현 공장을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2019년도의 1.5배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 회사 시마다 고지(島田高志) 전자소자 사업본부 업무 기획부장은 "아직도 생산능력을 키울 여지가 있다"며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후지전기는 IGBT로 불리는 출력 반도체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데 이 반도체는 인버터 등에 쓰이는 고속 스위치 기구로 하이브리드카와 순수 전기차에 적용됐으며 후지 모터는 IGBT 모듈 분야 글로벌 3위라고 한다. 


필자는 반도체 분야에 대해 무지한 관계로 IGBT가 무엇인지도 잘 모르고 당연히 어떤 업체가 유명한 지도 잘 모른다. 그래서 검색을 해 보니 아래와 같은 IGBT 세계 점유율 그래프를 찾을 수 있었다. 이에 따르면 1위는 독일의 인피니온이고 2위가 미쓰비시다. 그리고 3위는 이 보도에서 말하는 대로 후지 전기인 것이다. 그래프 아래 부분의 On semiconductor가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지만(독자 분들 중에 아시는 분이 계시면 알려 주시기를...) 혹시 싶어 그 아래에 있는 두 회사를 찾아보니 semikron은 독일 회사이고 vincotech은 미쓰비시가 모회사이다. 아무튼 문외한인 필자의 눈에도 이  IGBT는 독일과 일본이 장악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을 피해 갈 수 있는 분야인 것이다.

나가노 현의 마쓰모토 공장에서는 최신형 RC-IGBT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프리웰 다이오드(FreeWheel Diode)와 IGBT(IGBT)라는 두 가지 칩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며 제품의 면적과 발열량을 줄여준다고 한다. 시마다(岛田高志) 사장은 "순수 전기차를 대상으로 한 RC-IGBT를 우리가 유일하게 제품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제품은 순수 전기차의 소형화와 경량화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반도체 분야 기업들이 왜 출력 반도체 분야에 강점을 가질까? 후지전기와 도시바 등은 전력업체에 공급하는 송배전 설비와 철도차량용 모터 및 전력 전환 설비 등을 개발해 왔다. 이들은 산업용 장비에 들어가는 출력 반도체를 자체 생산함으로써 경쟁적으로 에너지 절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출력 반도체 기술을 자체 발전시킨 것이다. 결국 과거 산업화 시대의 일본이 있었기에 그 과정에서 쌓아온 노력이 오늘날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후지전기의 출력 반도체 사업은 35%가 자동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전기화가 추진되면서 2023년에는 이 비율이 50% 가까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의 기술 개발도 무시할 수 없어 이에 대항하는 수단으로 주목받는 것이 전력 손실을 더 줄일 수 있는 탄화규소를 적용한 파워 반도체라고 한다. 탄화규소는 실리콘과 탄소로 구성된 화합물 반도체의 소재로서 실리콘보다 결합력이 뛰어나고 열에도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리콘 소재의 반도체 칩에 비해 탄화 실리콘 칩은 전력 전환 과정에서 전력 손실이 60%가량 줄어든다는 것이다. ROHM은 탄화규소 사업을 성장의 핵심으로 삼아 후쿠오카(福岡) 현 쓰쿠후(建後) 시의 공장에서는 탄화규소 출력 반도체 생산을 확대하기 위한 설비 증강을 추진하고 있다. ROHM은 독일의 탄화규소 웨이퍼 제조업체인 시크리스탈을 보유하고 있어 웨이퍼부터 기구류까지 자체 생산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스위스 반도체 업체인 이탈리아 반도체와 탄화규소 웨이퍼의 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도 한다. 이노 가즈히데(伊野和英) ROHM CEO는 "자사는 출력 반도체에서 늦었지만 탄화규소 분야는 선도적"이라고 강조했다. 자동차와 재생에너지 등 전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한다"라고 말했다. 탄화규소 파워 반도체의 세계 시장 규모는 현재 단계에서 500억 엔 정도로 추산되지만, 2024년에는 2000억 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이 중 30% 가까이가 자동차를 대상으로 한다. ROHM은 2025년까지 쓰쿠후 공장에 600억 엔을 투입해 탄화규소 웨이퍼와 기물의 생산능력을 2019년도의 5배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SMBC 닛코증권(日兴证券)의 요시타 카즈타카(吉积和孝) 애널리스트는  "수요 변동이 심한 메모리 등과 달리 파워 반도체 수요는 안정적이고 설비투자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다. 투자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리서치업체 옐도 델로페멘트(Yole Développement)에 따르면 2019년 세계 파워 반도체 시장 규모는 엔화로 환산하면 2조 엔에 육박한다. 2025년에는 2조 3000억 엔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어떤 상황인가? 문외한인 필자가 검색을 해보니 좀체 정보가 없어서 전력 반도체 주식을 찾아보니 한 블로거의 글을 볼 수 있었다.(전력반도체 관련주 - 전망 분석 및 수혜주, 대장주? (en4u.co.kr)) 여기서 국내 기업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들이 전력 반도체 주인 이유가 각기 에이프로는 전지, LG 이노텍은 웨이퍼, 예스티는 장비, 아이에이는 설계, KEC는 모바일 등에 들어가는 저 소비전력 제품, 광전자는 SiC였다. 즉, 우리나라에는 전기 자동차용 반도체 기술을 보유했거나 사업화를 하고 있는 기업이 없어 보인다.


사실 우리나라에 전기자동차에 들어갈 전력 반도체 기술이 없는 것은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 자동차는 현대가 독점을 하고 반도체는 삼성이 독점을 하고 있으니 이 둘 사이를 다 장악해야 하는 그리고 큰 규모의 투자를 통해 난도가 높은 기술 개발을 해야 하는 사업을 그 누가 하겠는가 말이다. 그리고 이 세상 모든 기술을 한국이 다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그러나 알고나 있자. 중국은 이제 대규모로 전기 자동차를 확대해 나갈 것이고 이에 따라 독일과 일본이 약진할 것이라는 사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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