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철 Apr 06. 2021

중국 재벌 사모임 췐즈(圈子)와 공산당 지부

華夏同學會

2021년 4월 5일 중국 최고의 부호들이 미스터리하게 모인 사진이 유포되면서 태산에 이어 중국 최고의 갑부권인 화샤 동창회(華夏同學會)가 모습을 드러냈다. 마윈(马云)은 모임에 불참해 다시 여론의 관심을 끌었다. 2020년 말 이후 마윈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고, 알리바바 본사가 공산당 지부를 선포하였다. 

화샤 동창회(華夏同學會)

여기 보이는 사진은 2021년 4월 5일 샤오미의 레이쥔(雷军)과 리빈(李斌) NIO 자동차 CEO, 이상향 자동차 CEO, 허샤오펑(何小鹏) 샤오펑 자동차(小鹏汽车) CEO, 왕촨푸(王传福) 비야디 동사장이 찍은 사진 한 장이 일반인들 사이에 노출되었다. 단상에서 함께 찍은 5명 외에 테이블 아래 테이블에는 왕싱(王兴) 메이퇀(美团) CEO, 선난펑(沈南鹏) 레드셔츠 글로벌 대표, 청웨이(程维) 디디 CEO, 루웨이딩(鲁伟鼎) 완샹 그룹(万向集团) 총재 등의 이름표를 볼 수 있다. 현 중국을 주름잡는 신흥 재벌들이 모두 모여있는 것이다.


포브스의 중국 부호 리스트에 따르면 왕싱은 약 1621억 위안, 선난펑은 약 263억 위안, 청웨이는 약 79억 위안, 루웨이는 약 450억 위안의 재산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니 이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의 재산만 2413억 위안, 우리 돈 41조가 넘는다. 


사람들은 이날 자리가 주로 자동차 분야의 거물들을 모은 사진인 만큼 샤오미가 전기 자동차 사업에 진입하면서 협력할 사람들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중국증권보는 이번 모임이 화샤 동창회 32번째 공식 모임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화샤 동창회는 중국 기업인클럽, 태산회, 강남회와 함께 국내 4대 부호들의 비밀 클럽이다. 화샤 동창회는 주로 장강 상학원(长江商学院)과 중유럽상업대학원(中欧商学院)에서 CEO반을 거친 동창들로 조직됐으며 마윈, 마화텅, 리옌훙, 류융하오, 왕젠린, 펑룬, 궈광창, 리동셩, 류촨지 등 상계의 거물들이 포함되어 있다.


화샤 동창회 회원들은 1년에 두 차례씩 돌아가며 한 차례씩 모인다. 행사에 불참한 사람은 벌금 수만 원을 선고받고 전액 화샤 자선 기금에 내도록 하는 규정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모임마다 한 가지 주제가 주어진다. 이번에는 레이쥔이 나설 차례여서 이번 모임의 안건 중 3시간 30분 동안 '스마트 카와 자율주행'에 대하여 논의했다고 한다. 주제가 주제니만큼 중국 자동차 업계 사람들이 많이 참여했다고 하는데 샤오마즈싱(小馬智行) 대표 펑쥔(彭軍), 자동차 반도체 업체인 지평선(地平線)의 루카이(如凱) 도 참석했다. 자동차 업계 인사 외에도 차오궈웨이(趙國偉) 신랑(新浪) 동사장, 천둥성(陳東勝) 타이캉(泰康) 보험 창업자, 펑룬( 冯仑) 완퉁(萬通) 그룹 동사장, 양후이옌(楊惠延) 벽계원(碧桂园) 회장, 야창보(野强波) 톈어다오쟈(天鹅到家) 동사장 등 재계 거물 37명이 참석했다.

태산회(泰山会)회원들의 재산 합계가 2조 위안, 한화 3백 조가 넘는다

이러한 화샤 동창회의 운영 방식은 가장 먼저 만들어진 태산회에서 운영 방식을 따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태산회의 경우는 마윈이 타격을 입으면서 해체되었고 태산회 또한 등록 취소 절차를 완료하였다고 한다.  태산회는 1994년 설립되었는데 회원은 16명으로서 레노버의 류촨즈, 쓰통 그룹의 단융지(段永基), 완퉁 그룹 펑룬, 바이두 리옌훙, 신위안 홀딩스(信远控股) 린룽창(林荣强), 단융핑(段永平), 거인 그룹(巨人集团) 스위주(史玉柱), 헝뎬 그룹(横店集团) 등 재계 거물이다. 


태산회의 모임은 녹음도, 기록도, 현지 간부 초청도, 언론도 없어야 한다는 규칙이며 신입 회원이 가입하려면 2명 이상 회원의 추천이 필요하다. 당시 소유 재산이 최소 1억 위안 이상이라는 조건이 있었으며 회원이 탈퇴할 경우 1년에 1명에 한하여 새 회원을 가입하게 한다. 태산회는 1년에 두 차례 모임이 있으며 결석하면 '결석비'를 내고, 회원이 지각해도 벌금을 태산회 기금에 낸다. 류촨즈(劉傳志)가 과거 태산회 회원들의 첫 결석비는 1만 위안, 두 번째부터는 회당 20 만 위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마윈은 잦은 결석으로 물러났다는 소문이다.


언론에 따르면 마윈이 설립한 호반 대학의 발기인 중 절반 이상이 태산회 회원이라고 한다. 마윈이 문제가 생기자 태산회 회원들은 마윈에 연루될까 두려워하며, 태산회를 해산한 것으로 보인다. 하기는 알리바바 그룹 또한 마윈과 거리 두기에 부심하고 있으니 이상할 것이 없다.


2019년 말 베이징과 항저우(杭州)의 '쌍 중심(雙中心)·쌍(雙) 본부'를 시행한 알리바바는 베이징(北京) 본부에 중국 공산당 지부를 두었는데 최근 당 위원회로 격상되었다고 한다. 지난 3월 24일 오후 중국 베이징 차오양(朝陽) 구 산하에 알리바바 당위원회 창립총회가 열렸다고 하며 이날 창립대회 이후 첫 집체 학습을 중앙당교 마르크스주의 학원 마르크스주의 중국화 연구소장인 리하이칭(李海青) 교수를 초빙해 특강을 진행했다고 한다.

리하이칭(李海青)

2019년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왕(人民網)에 따르면 2018년 12월 31일 현재 전국 158만 5000개의 비공유제 기업 법인 단위가 당 조직을 구축해 전체 민간 기업 수의 40%를 넘어섰다. 이익을 내고  있는 기업의 절반 이상이 당 조직을 설치한 것이다. 사람들은 기업에 공산당 지부가 웬 말이냐고 하지만 이 법을 만든 것은 장쩌민 그룹이라는 것을 상기시키고 싶다. 당시 무산 계급 만을 대표하며 계급투쟁을 기본 노선으로 하던 중국 공산당의 정강을 모든 계급을 대표하며 계급투쟁이 아니라 계급 간 화해를 내건 삼개 대표 이론에 따라 민영 기업도 공산당 체제 내로 포용(?) 한 것이다. 그러면서 일정 규모 이상의 민간 기업에는 공산당 지부를 설치하도록 했는데 이 비용을 기업이 부담해야 했으므로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은 면제해 주었다. 그동안 사실 상 자기 돈을 들여 회사 내에 공산당 지부를 만들려 했던 민영 기업은 없었기 때문에 공산당 지부를 설치하는 일은 드믈었지만 이제 시진핑 주석이 들어서면서 바람은 좌측으로 강하게 불고 있다. 즉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로 법이 문제가 아니라 법을 집행하는 사람과 법이 적용되는 시기가 문제인 것이다.


세간에서는 마윈이 2020년 10월 말 상하이에서 "당포 사상"이라며 중국 당국의 금융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이후 마윈의 행방은 묘연하고, 알리 산하 앤트 그룹은 중국 공산당에 의해 상장 폐지됐다. 며 중국 당국이 중국의 민영 기업가들을 박해하는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심지어 민영 기업들을 국유화한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들 기업들은 중국 공산당에게도 황금 알을 낳는 거위이다. 섣불리 배를 가를 이유가 없는 것이다. 마윈 하나를 일벌백계해서 다른 모든 기업가들이 정권의 말을 고분고분 듣는다면 민영 기업들을 해칠 이유가 없다. 국유화해보아야  관료들이 운영하면 순식간에 애물단지로 전락한다는 것을 당국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중국의 해상 핵발전 계획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