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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Oct 11. 2021

중국 부동산 부실 채권 파급 규모

작년인 2020년 중국의 부동산 업계 성적은 팬데믹 상황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았다. 8.7%의 성장을 하여 10조 위안을 돌파했다. 정부가 대량으로 풀은 자금이 역시 있는 자들의 주머니로 들어갔고 이 자금은 다시 부동산과 금융 상품에 유입된 영향이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2019년까지 곤두박질치던 판매 증가율이 2020년에 회복된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런 환경 속에서 당연하게도 상위 10개사의 점유율은 더욱 높아져 갔다. 부동산이 투자 대상으로 인식되면서 있는 사람들에게 상품 가치가 있는 규모도 크고 입지도 좋으며 인테리어 또한 훌륭한 부동산이 상대적으로 더 인기를 끌었고 당연히 상위 기업의 부동산이 더 잘 팔린 것이다. 2019년 60.9%였던 10대 기업의 판매액 기준 점유율은 2020년에는 100대 기업 내에서는 63.2%, 전체 시장 점유율은 27.5%로 더욱 상승하였다. 

거대 규모의 자본이 동원되는 부동산 개발업에 있어 이와 같은 경향은 결과적으로 한 기업이 도산할 경우 그 영향이 더욱 커지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지역적으로는 4개에 불과한 1선 도시가 15% 정도, 200개가 되지 않는 2선 도시가 44% 정도, 그리고 3, 4선 도시가 41%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시 말해 부동산 개발이 크고 경제력이 좋은 도시로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홍콩-마카오-광둥, 즉 GBA 지역이 대폭 성장하였다. 이는 중국 정부의 GBA 프로젝트 정책의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부동산 개발업의 수익성은 지난 5년간 계속 하강해 왔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붉은색으로 표시된 평균 매출은 성장하고 있지만 남색으로 표기된 평균 이익은 그다지 크게 늘고 있지 않다. 결과적으로 평균 매출 증가 속도나 순익 증가 속도를 보면 빠른 속도로 하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https://new.qq.com/omn/20210318/20210318A06SQV00.html




중국 부동산 개발의 과도한 차입과 과도한 확장은 부동산 버블 및 그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토지 가격의 지속적 상승은 부동산의 담보 능력을 보증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중국 지방 정부의 주요 재정 수입인 토지는 가격이 올라야만 정부와 기업 모두에게 유리했기 때문에 정책 방향도 부동산의 가격이 온건한 상승을 그리는 것을 목표로 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중국 부동산 개발에 예상 못한 큰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났다. 먼저 미중 무역 전쟁이 시작되었고 이어서 코로나 19 사태라는 전 지구적 사건이 발생하였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사태로 중국의 인구 절벽이 동시에 닥쳐온 것이다. 그야말로 부동산 개발 산업에 삼각파도가 발생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진작부터 (아마도 미중 무역 전쟁 발생 이후부터) 기업의 과도한 부채로 채무 디폴트가 연발하는 사태를 걱정해 온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소위 '금융 시스템 성 위기'를 예방하려 해왔고 이를 위해 여러 정책적 조치를 단행하였다. 그중  작년 2020년 9월 초 중국 정부는 부동산 기업들의 재무 상황에 대한 3개 레드 라인 조치를 취했다. 부동산 기업들의 부채 규모가 너무 커져가고 있는 것을 우려한 것이다. 

https://baijiahao.baidu.com/s?id=1676624746302466786&wfr=spider&for=pc

실제로 이 조치 이후 부동산 기업들의 채권 규모는 감소하여왔다. 금년 1월~8월까지의 부동산 기업 부채 규모를 동기 대비해 보면 아래 그래프와 같다. 2020년에 비해서 상당한 폭으로 감소한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중국 당국이 가만히 앉아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3개 레드 라인 정책을 시행한 후 줄곧 부동산 기업들의 재무 상태를 모니터링 해왔다는 것을 시사한다.

실제로 2021년 들어 하루 평균 한 개의 부동산 개발 기업이 도산을 해 왔다. 바꾸어 말하면 금년에 적어도 3백 개 이상의 부동산 개발 업체가 파산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도산 기업들 중 대기업 비중이 관건이 된다. 파이낸셜 타임스(Financial Times)가 최신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중국의 30대 부동산 개발업체 중 거의 절반이 부동산 업계의 레버리지에 대한 베이징의 최근 규정 중 하나 이상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https://m.ftchinese.com/premium/001094165?topnav=china&exclusive

그러나 FT의 이러한 보도는 사실을 과장하는 경향이 있다. 당초 3개 레드 라인 정책을 발표했을 당시 이미 상당 수의 부동산 기업들이 3개 라인 중 하나 이상에 해당이 되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중국 당국의 3개 라인 정책 이후 은행권의 대출이 조여지면서 자원했던 아니던 상당수 부동산 기업들의 재무 건전성이 개선되어 온 것도 사실로 보인다. 


즉 금융 구조가 상대적으로 건전하거나 금융 조달이 가능한 기업들은 그렇지 못한 기업들의 쇠락으로 인한 반사 효과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중국의 부동산 업계 안에서는 부익부, 빈익빈의 현상이 나타나면서 작은 부동산 기업들은 인수 합병되는 일도 일어났다. China.com의 보도에 따르면 2021년 1월부터 7월까지 중국 부동산 기업 상위 100대 기업 평균 매출은 전년 대비 36.2% 증가했다. 여기에는 헝다처럼 현금 흐름을 확보하기 위하여 할인 판매를 한 효과도 있겠지만 상반기까지는 1선 도시를 중심으로 시장이 좋았다는 것이 주원인으로 보인다.

 https://finance.china.com/house/data/37237708.html



부동산 기업들이 현재 상황에 대처하는 전략 중의 하나는 좋게 말해 다각화, 또는 새로운 사업으로 활로를 모색하는 것이다. 2021년 FORTUNE 500에 이름을 올린 부동산 기업은 이제 8개뿐이었으며 이들은 모두 부동산 외의 사업에 진출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완커(万科)의 경우 관리 서비스를 완우윈(万物云)이라는 이름으로 회사를 10년 전에 만들어 디지털 기술과의 접목을 추구하고 있다. 2020년 288억 위안의 수입을 올렸다. 그런가 하면 화룬(华润置地)의 경우에는 부동산 개발, 수익성 부동산, 라이트 자산 관리(轻资产管理) 등으로 2020년 120억 위안이 넘는 임대 수익을 올렸다. 

https://www.licaiwang.net/movie/index49428.html


물론 헝다처럼 제조도 하지 못하는 전기 자동차를 만든다고 회사부터 만들어 상장을 하는 봉이 김선달 형 프로젝트들도 다수 있어 보인다. 그러나 역으로 상위 30개 부동산 업체 중 절반 정도가 3개 레드 라인에 해당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적어도 절반 이상의 부동산 기업은 생존에 문제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더구나 인구 절벽을 맞이하여 부동산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시점에서 경쟁사들이 도산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건전한 재무 구조를 무기로 견뎌내는 부동산 기업들 시각에서는 지금이야 말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절호의 기회일 수도 있는 것이다.


금년 상반기는 3,4 선 도시의 부동산은 불경기, 1급 도시는 호경기라는 교차 현상을 보였는데 그 결과 TOP 100 부동산 기업의 평균 매출은 693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40.0% 증가했으며 TOP 101-200의 평균 매출은 84.9억 위안이었다. TOP 100 임계값은 177.77억 위안으로 상승했다.  TOP10 부동산 회사의 기준액은 1640.8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48.3% 증가했다. 100대 부동산 기업의 주식 판매액은 총 5조 0000억 위안으로 시장 점유율은 56.6% 로 2.1% p 증가했다. 전반적으로 상위의 부동산 기업들의 매출은 모두 대폭 증가하였다.

이를 2020년과 비교해 보면 경향은 뚜렷하다. 대부분의 업체의 매출은 2020년 대비 크게 증가하였다. 정부의 대규모 통화 완화가 시행된 2020년에 비해 3개 레드 라인 정책이 실시된 후인 2021년의 매출이 훨씬 높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의 수요가 증가했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인구 절벽과 조합하여 생각해 본다면 이러한 수요는 주거 목적이 아니라 대부분 투자 목적이라는 것도 짐작할 수 있다.

http://finance.eastmoney.com/a/202107011980649013.html


그런데 초두에서 알아본 바와 같이 부동산 산업의 수익성은 크게 악화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신호들을 조합하면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적어도 금년 상반기까지는 정부의 통화 완화에 힘입어 투자 목적을 기반으로 1선 도시를 중심으로 호황이었고 정부의 3개 레드 라인 정책에 따라 재무 구조가 나쁜 기업들을 중심으로 금융 주달 비용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수익성 악화를 이끈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어떤 의미로는 부동산 호황이 재무구조가 나쁜 기업들을 연명하게 해 주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향후 중국의 부동산 업계는 재무 건전성을 무기로 무너지는 경쟁자들의 시장을 이어받는 자들과 치솟는 금융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도산하는 기업으로 양극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으로 재무가 문제가 된 헝다는 국내 위안화 채권 이자는 지불하였지만 외화 채권 이자 지급에 실패하여 사실 상 디폴트 상태에 들어갔다. 중국 정부는 헝다의 도산을 방치하면서 경제 사회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각 지역의 건설 프로젝트들을 지방 정부가 관리하고 헝다 자산을 매입해 줄 기업을 찾지 못하면 국유 기업이 나서서 인수해주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 헝다의 순 자산은 부채보다 조금 많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므로 중국 정부가 순조롭게 이런 정책을 집행해 나가면 "질서 있는 파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슈는 지금까지 도산해 온 부동산 기업들에 대해서는 이런 조치가 없었다는 것이고 앞으로 도산할 부동산 기업에 대해서도 이런 조치는 없을 것 같다는 것이다. 애당초 3개 레드 라인 정책을 낸 목적이 재무 구조가 열악한 부동산 기업의 퇴출에 있었고 시장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마당에 이들 부동산 기업들을 구해줄 이유가 없는 것이다. 


결국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헝다 사태가 발생하고 정부의 입장이 가시화되면서 2021년 9월 중국 부동산 시장은 얼어붙었다. 총매출 규모가 7596억 위안으로  1.8% 하락했고 동기 대비 36.2% 하락했다. 연속 3개월 동비 하락한 것이며 하락 폭도 커져가고 있다. 90% 이상의 기업이 동비 매출이 하락했으며 60% 이상의 기업이 30%를 넘는 하락 폭을 보였다. 절반 가까운 기업들이 목표 달성률이 70% 미만이었다. 헝다의 경우 9월 매출은 8월의 362억 위안에서 70.2억 위안으로 급락했고  81.5% 하락하였다.


여기에 얼마 전 판타지아, 중국명 화양니엔(花样年)이 디폴트 상태가 되었다. 이 회사는 중국 부동산 개발 기업 중 70위 대에 속하는 기업이다. 이 회사가 유명한 이유는 오너가 상하이 방의 현재 실질적 리더라고 추정되는 쩡칭홍(曾庆红)의 조카 쩡바오바오(增宝宝)이기 때문이다. 

https://cn.wsj.com/articles/%E7%BE%8E%E5%85%83%E5%80%BA%E8%BF%9D%E7%BA%A6%E5%90%8E-%E8%8A%B1%E6%A0%B7%E5%B9%B4%E6%8E%A7%E8%82%A1%E7%A7%B0%E5%B0%86%E8%A7%A3%E5%86%B3%E8%B4%A2%E5%8A%A1%E9%97%AE%E9%A2%98-11633741509

화양년은 10월 4일 도래하는 2.06억 달러를 갚지 못했는데 이로 인해 화양년 미 달러화 채권의 가격은 액면가의 99%에서 액면가의 22%로 폭락했다. 동시에 화양년의 오너 그룹은 화양년이 경영을 계속하고 있으며 채권을 갚지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이에 대한 신뢰감은 시장에서는 이미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기업이 중국 지도자 중의 하나라고 해도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상황이 증명된 셈이다.


재무 악화를 겪고 있는 부동산 기업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만기 도래 채권을 갚는 일이 가장 급선무이다. 현재 중국은 2017년 이래 역외 자금의 투입이 최저 상태로 내려왔다. 금년 말까지 이들 기업들은 53억 달러 이상을 갚아야 하지만 자금을 구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홍콩의 은행가 Michel Lowy는 이제 유동성 게임이 되었으며 자칫하면 부동산 기업들의 연쇄 부도로 이어지는 재난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BoCom International의 연구 책임자이자 수석 전략가인 Hao Hong도 이 견해에 동의를 표시했다.

https://www.caixinglobal.com/2021-10-09/evergrande-contagion-may-trigger-wave-of-defaults-for-developers-101784221.html



이제 향후의 관건은 중국의 부동산 기업이 얼마나 도산할 것이며 이로 인한 피해가 어느 정도 규모로 금융권에 영향을 줄 것인가이다. 이미 각계에서는 헝다의 부도가 중국 부동산 개발 기업들의 연쇄 부도를 불러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심지어 Blinken 미 국무부 장관이 헝다 관련하여 중국 정부가 책임감 있게 행동해 줄 것을 촉구하였다.

https://www.reuters.com/world/china/us-blinken-urges-china-act-responsibly-evergrande-crisis-bloomberg-news-2021-10-06/?taid=615df94276ce460001397a6c&utm_campaign=trueAnthem:+Trending+Content&utm_medium=trueAnthem&utm_source=twitter


부동산 기업들의 금융 조달 비용은 이제 상당히 높아져서 기본적으로 절반 이상의 경우 조달 비용이 10%를 넘으며 24%까지도 나타나고 있다. 

https://m.jiemian.com/article/6585874.html


헝다 채권의 파급효과를 알아보자. 헝다의 역외 투자자 중 일부는 요청에도 불구하고 헝다가 의미 있는 연락을 취하지 않고 있으며 잠재적인 자산 매각에 대한 세부 정보도 제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제 이 투자자들은 다가오는 헝다의 도산을 준비하고 있다. 헝다의 총부채는 미화 3,000억 달러를 초과하며 회사는 중국 전역에서 거의 800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올해 회사 주가는 80% 이상 하락한 상태이고 8월 중간 결과 발표에서 이미 채무 불이행 위험에 대한 경고를 발표한 바 있다.

https://m.ftchinese.com/premium/001094160?topnav=china&exclusive


중국 정부의 헝다 처리를 눈여겨보면 일반적인 자본주의 국가와는 달리 협력 업체 및 부동산 계약을 한 고객의 권리를 1차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금융권의 권리는 그 이후이다. 금융권의 손까지 돌아갈 자산의 규모가 어느 정도가 될지 모르지만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위안화 자산의 경우에는 국가적 관점에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외화 부채의 경우에는 방치할 것으로 보인다. 아니 아마도 "시장에 맡긴다"가 될 것으로 보인다.


헝다의 자산이 부채를 얼마간 초과한다 하더라도 이런 식의 청산이 이루어지게 되면 자산이 제 값을 받기는 어렵다. 일종의 빚 장치가 될 터인데 그렇게 되면 금융 기관들의 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일종의 흑자 도산이기 때문에 위안화 기반으로 볼 때에는 손실 규모가 원 자산 가치 대비하여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헝다의 전기 자동차 관계사처럼 속 빈 강정 같은 자산이 많다면 이야기는 다르겠으나 어찌 되었든 부동산, 토지 위주의 자산이기 때문에 리만 브라더스 식 영향보다는 훨씬 적으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핵심 부채의 내용 중 중국 정부가 1차적으로 보호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은 상기 도표에서 Trade Payable, other Paytable, Income tax liabilites라고 보겠다. 정확한 수치는 알기 어려우나 그래프 상으로 대략 어림해 보면 금융 기관 부채가 5700억 위안 정도, 미지불 및 세금이 대략 1조 1300억 위안 정도이다.  알려진 총부채의 절반을 좀 넘는 수준이다. 금융 기관 부채의 비율이 33.53%인데 이 비율을 후 순위로 받는다면 못 받을 위험이 매우 높아 보인다. 총부채를 3천억 달러 규모로 본다면 약 30% 수준이다. 그러니까 헝다의 자산 가치가 부채와 유사하다고 하니 이를 기준으로 생각해 보면 자산 처분 가치가 원래 평가 가치의 70%를 밑돈다면 이론적으로 금융 기관들은 전혀 채권을 건지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충분히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있어 보인다. 금융 기관들이 헝다 자산 처리 과정에서 한 푼도 못 건지는 일이 현실로 발생한다면 약 5700억 위안, 한화 105.8조 규모의 손실이 금융권을 덮치게 된다. 


홍콩에 상장되어 있는 헝다의 3천억 달러 부채 외에 중국 본토 증시에 상당된 상위 10개 부동산 기업들의 부채를 살펴보면 다음 표와 같다. 이 10개사의 부채 합계만 62263.06억 위안, 한화 약 1156.1조 원 정도이다. 만일 앞서 와 같이 3개 레드 라인을 침범한 기업 비율을 절반으로 보면 대략 578조 원 정도의 부채가 위험에 처해 있다. 부동산 기업 상위 10개 사가 전체 매출 비중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고 중소 규모 부동산 기업의 도산이 중앙 금융권을 흔들지 못한다고 가정을 해 보자. 그럴 경우 아마 상정 가능한 전체 부실 부채 규모는 1,000조 정도 될 것 같다. 이 부채가 어느 정도의 자산 가치를 인정받을지 알 수 없지만 부동산을 담보로 하고 있는 있고 자본주의 국가와는 달리 이 '부동산'이라고 말하는 것은 토지사용권이고 '토지 소유권'이 아니다. 워스트 시나리오대로 이들 기업이 연쇄 디폴트가 난다면 아무리 낮게 잡아도 100조 이상, 높은 경우 300조 정도의 돈은 날아간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종합하면 정확하게 추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나 어림 잡아 보면 중국 금융권에 약 300조 이상의 직격탄이 떨어지는 셈이다. 물론 헝다나 기타 중국 부동산 자산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으면 이 정도의 손실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험은 도산하는 기업의 자산 가치를 시장에서 어떤 식으로 평가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해 준다. 


게다가 또 하나의 문제는 외채이다. 헝다의 자산 매각에 또다시 역외 자본들이 외화를 들고 와서 응한다면 상응하는 외화가 들어오겠지만 현재 상황에서 헝다 자산 매각에 새로이 역외로부터 외화를 투입하여 매입에 나설 기관이 과연 얼마나 될까? 가장 중국 투자에 적극적이었던 금융 기관들이 바로 헝다 외화 채권을 들고 있는 당사자들이다. 만일 역외 자본의 호응이 원만치 않다면 위안화 자금 기반으로 매각할 수밖에 없다. 바로 이 부분이 실제 역외 경제에 영향을 발생시키는 트리거 부분이면서 진정한 영향 규모를 결정할 것이다.  


가정에 가정을 거듭하는 것이어서 실제 별 의미는 없을 수 있겠으나 중국 부동산에서 금융권으로 대략 200조 규모의 손실이 발생한다면 이중 역외 투자 기관들이 입을 손실은 어느 정도일까? 역외 기관의 경우는 부동산 기업에 직접 대출을 하기보다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투자하는 경우도 있다. 헝다의 경우 외채 비율이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는데 전체 부채 중에는 9%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 비율을 앞선 부동산 기업들의 연쇄 부도 시나리오에 그대로 적용해 보면 300조의 9% 수준이므로 27조 정도의 손실이 외채에서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https://news.einfomax.co.kr/news/articleView.html?idxno=4168566


만일 해외 금융권에 직접 손실이 27조 정도라면 분명히 큰 중격일 수 있겠지만 이 정도 규모로 인해서 리만 브라더스 사태와 같은 세계적인 충격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중국의 부동산 버블 붕괴 시나리오는 사실 이제서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다. 예전부터 예상되었던 것이며 여러 전문가들이 예언한 일이다.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경고와 신호를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가 일이 터지고 나서야 우왕좌왕하는 것을 우리는 여러 번 보아 왔지 않은가? 그러나 예견된 충격은 맞아도 덜 아픈 법이다. 이미 몸집이 커질 대로 커져있는 월 스트리트는 이 정도 충격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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