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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Jun 30. 2019

G20 미중 정상 회담 결과 해설

지난 6월 29일 있었던 미중 정상 회담은 미중 무역 협상이 결렬된 후 처음으로 양국 정상이 자리를 같이하고 협의를 한다는 점에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정상 회담은 중국 시진핑 주석의 참석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소유의 관심을 끌었고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트를 통해 본인이 시진핑 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G20 정상 회담을 촉구했다는 소식을 전하는 사태에 이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이 참가하지 않으면 당장 3250억 달라에 이르는 중국의 대미 수출 물량에 징벌성 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는 것이다.


이는 다시 말해 중국 측의 정상 회담에 대한 저항감이 있었다는 것으로 미중 무역 협상의 결렬 이후 미국에 대한 부담감 및 거부감이 있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하지만 미중 간의 대화는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여기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지난 6월 24일 장쥔(张军) 외교부 차관을 통해 미국이 홍콩 문제를 거론한다면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중국 외교부 부부장 장쥔

이 당시 중국 정부의 분위기는 매우 강경했으며 대미 강경파가 주도하고 있는 듯했다. 필자의 유튜브를 보는 독자들은 아시겠지만 아무래도 중국 내 각 파벌의 의견이 대미 강경으로 선회한 듯한 징후가 여기저기에서 보인다. 일이 이렇게 되자 다들 오사카 G20에서 과연 미중 무역 전쟁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미국은 G20에 대한 입장을 공개하였는데 간단히 말해 이번 G20 미중 정상 회담의 목표는 "협상의 재개"라고 하였다. 중국이 협상장을 뛰쳐나간 꼴로 보고 있는 것이며 다시 협상장 안으로 들어와 협상에 임하라는 주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즉각 3250억 달라 부분에 대한 25% 과세를 하겠다고 위협을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 측도 조건을 제시하였다. 다음 세 가지에 대래 미국이 동의해야 오사카 G20 회담에 응하겠다는 것이다.

새로운 징벌적 관세를 부과해서는 안된다.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철회하라

더 이상 무리하게 미국 물품 구매를 요구하지 말라

등 세 가지이다.

결국 오사카 G20에 시진핑 주석이 참석했으며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회담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 내용은 각 매체마다 차이가 있으나 가장 자세하게 보도한 것이 홍콩 사우스 모닝 포스트여서 이를 기준으로 소개한다.

미중 무역 협상을 재개한다.

'당분간' 새로운 징벌적 관세는 부과하지 않는다.

미국 국가 안보에 영향 없는 범위에서 미국 기업의 화웨이에 대한 판매를 허용한다.

중국이 미국의 대두 54.5만 톤을 즉각 구매한다.

그리고 중국 측 보도에 따른 내용이 더 있다.

중국 외교부의 G20 특사 Wang Xiaolong에 따르면 미중은 WTO에 대해서도 인식을 같이 하였다. 

신화사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대만에 대해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계속하겠다고 했으며 중국은 북한에 대해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시진핑 주석이 미국이 중국 유학생들에 대해 공평한 대우를 해 주었으면 한다고 하자 트럼프가 나는 "언제나" 중국 유학생들을 환영한다고 대답하여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WTO에 대한 논의는 아마도 미국이 WTO에서 중국을 비시장경제 국가로 지정하고 경우에 따라 축출하겠다고 한 것에 논의로 추측된다. 그리고 미중 무역 협상의 일정이나 데드라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Larry Kudlow

이번 정상 회담에는 해프닝이 있었다. 다름 아닌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지가 사전에 "미국이 새로운 관세는 부과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라는 보도를 한 것이고 이에 대해 백악관이 발끈한 것이다. Larry Kudlow는 사전에 아무런 약속도 한 바가 없다며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의 보도는 페이크 뉴스라고 비난하였다.


이 일은 다시 화교권에 반향을 일으켜 왜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가 이런 보도를 했는가를 두고 여러 추측이 무성하게 일어났다. 그리고 대부분의 보도들은 중국의 강경파들이 시진핑 주석에게 압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해석을 하였다. 필자 역시 여러 상황들을 감안할 때 중국 내의 계파 간 갈등이 미국과 트럼프라는 강적을 맞이하여 단결하고 있다는 쪽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번 오사카 G20 미중 정상 회담 결과가 나오자 중국 쪽에서는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하고 특히 시진핑 주석이 국가의 주권, 위상, 그리고 존엄을 잘 지킨 것으로 보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외교부장 왕이는 다변 주의에 대한 광범위한 인식을 같이하였고 G20 협력의 정확한 방향으로 이끌었다고 평가하였다.



그러면 이번 미중 정상 회담의 손익계산서를 한번 살펴보자. 우선 사전에 협상 대표인 중국의 류허 부총리와 미국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간에 전화 협의가 있었으며 정상 회담이 예정된 90분을 다 사용하지 않고 80분 만에 종료되었다는 것은 정상 회담 이전에 실무 회의에서 사실 상 모든 조율이 다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실무 협상이 잘 조율되었다는 것은 앞으로의 협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며 실제 진검 승부는 실무 협의에서 이루어질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중국 시각에 소득을 얻었다고 보는 것들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미국이 위협하던 새로운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미국이 "홍콩 문제"를 거론하지 "못했다".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상당 부분 풀렸다.

"하나의 중국" 정책 유지 등 대만 문제애 대한 미국의 인식을 이끌어 내었다.

말하자면 시진핑 주석이 국가의 자존과 위신을 지키고 미국을 잘 설득하여 중국이 원하는 결과를 잘 이끌어 내었다는 평가로서 망외의 성과를 이루었다는 논조이다. 그리고 본 정상 회담을 지켜본 많은 중국인들과 화교 매체들도 중국이 상당한 성과를 올린 것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손익계산서는 조금 다르다.

우선 미국이 무엇을 얻었는가를 보면 원래 단 하나의 목적인 "미중 무역 협상을 재개한다"라는 목표를 달성하였다. 100%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그리고 중국이 얻은 성과를 하나하나 뜯어보면 느낌이 중국 측 설명과는 많이 다르다.


미국이 위협하던 새로운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원래 G20에 시진핑 주석이 참석하지 않으면 부과하겠다고 한 것이므로 시진핑 주석이 정상 회담에 응한 이상 징벌적 관세는 원래 부과할 수가 없다.


미국이 "홍콩 문제"를 거론하지 "못했다". 정상 회담에 응하는 전제 조건으로 중국이 요구한 것으로 미국이 정상 회담을 위해 사전적으로 양해한 부분이다.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상당 부분 풀렸다. 듣기는 좋지만 사실 상 아무것도 풀어준 것이 없다. 단지 "미국의 국가 안보에 영향을 주지 않는", 즉 다시 말해 다른 나라에서 공급 가능한 제품은 미국 기업도 판매를 하라는 의미로서 화웨이 입장에서 별 의미가 없는 것이다. 월 스트리트 저널에 의하면 이미 마이크론, 인피니온 등이 미국 상무부 규제를 합법적으로 회피하는 방법을 발견하여 거래를 시작하였다. 따라서 이 시점에선 큰 의미가 없다. 그리고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서 삭제하는 가 여부는 추후에 결정하기로 했다고 한다. 중국 입장에서는 이제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풀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필자가 보기에 화웨이는 경제적 이슈가 아닌 국가 안보 이슈라는 미국 정부 입장이 변화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은 아닐 것 같다.


"하나의 중국" 정책 유지 등 대만 문제애 대한 미국의 인식을 이끌어 내었다. "하나의 중국" 정책은 미국이 대만의 독립을 지지할 때 문제가 된다. 하지만 현재 미국의 정책은 대만을 보호하고 경우에 따라서 대룍에 저항하도록 하는 것이지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필자의 눈으로 볼 떼 중국이 성과로 자랑하고 있는 것들은 듣기에는 감미 로우나 실리가 없는 공허한 성과로 보인다. 물론 필자가 놓치고 있는 것들도 있을 수 있으며 너무 중국에 불리한 평가를 하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기본적으로 "협상을 재개한다"라는 목적을 달성한 것 이외로 원래 중국이 요구했던 더 이상 무리하게 미국 물건 사라고 하지 말라라는 전제에도 불구하고 54만 5천 톤의 대두를 중국에 팔았다. 중국이 얻은 것들은 모두 잠정적이며 불확실한 것들임에 비해 미국이 얻은 것들은 모두 확실하고 분명한 것들이다.


그러나 서방 매체들에 의하면 최근 중국의 경제 지표는 상당히 악화되었고 이 상태에서 미중 무역 협상이 재개된다는 것은 희망적인 시그날로 시장에 비추어질 것이라서 중국의 입장에서도 결코 나쁜 결과가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오바마 행정부 당시 대중국 무역 대표보였던 Claire Reade에 따르면 중국이 현재 경제적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어 이번 협상 결과는 중국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재중국 미국 상의 대표인 Myron Brilliant 같은 이가 기뻐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번 미중 정상 회담 결과는 현재 상태에서는 최선의 결과를 도출한 것이라고 할 만하다.




여기서 필자는 이번 미중 정상 회담 관련하여 몇 가지 짐작과 추론을 해보고자 한다. 팩트나 신뢰성 높은 데이터에 의한 것이 아니므로 재미 또는 일종의 지적 유희로 삼아 보아 주면 좋겠다.


우선 미국이 추가 관세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의 보도, 미국 측이 페이크 뉴스라고 비난 보도에 대해서이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가 아무런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이런 보도를 했을 리는 없다. 그렇다면 이 보도의 출발은 어디에서 일까? 적어도 미국 쪽에서 나올 가능성은 적다. 중국 측에서 입수해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이 보도 내용은 진실일까 거짓일까? 만일 진실이라면 엠바고, 즉 보도 통제가 된 내용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만일 보도 통제된 내용이라면 왜 보도했을까? 그런 내용을 보도해서 이익을 보는 것은 누구일까? 시진핑 주석이 정상 회담에 참석 안 하는 것보다는 참석하는 것을 원하는 사람들일 것이고 시진핑 주석이 정상 회담에 참석해서 행여 추가 관세 부과라는 결과가 나온다면 나쁘지 않을 사람들일 것이다. 결국 시진핑 주석 계파가 아닌, 중국 내의  다른 파벌이기 쉽다. 시진핑 주석의 등을 떠밀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으로 보내고 만일 성과가 나쁘다면 시진핑 주석의 무능으로 평가할 파벌 말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아주 자연스럽게 장쩌민계, 즉 상해방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알리바바의 마윈 소유이며 알리바바는 장쩌민 계로 분류되는 기업이다.


만일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면 누가 왜 이런 보도를 유도한 것일까? 필자 생각에는 그 역시 장쩌민 계열의 상해방일 가능성이 높다. 즉, 시진핑 주석에게 어떻게든 추가 관세는 맞지 말고 오라는 압력을 준 것이다. 실제 이번 협상 결과를 이런 시각에서 보면 원래 중국이 요구했던 3 가지 전제 조건별로 볼 때 재미 있는 결과이다.

새로운 징벌적 관세를 부과해서는 안된다. 미국이 중국 요구를 100% 수용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철회하라 미국이 중국 요구를 부분적 수용

더 이상 무리하게 미국 물품 구매를 요구하지 말라 미국이 중국 요구를 수용하기는커녕 거꾸로가 되었다.


결론을 놓고 거꾸로 중국 입장에서 수용한 정도를 생각해 보면 새로운 징벌적 관세를 피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지 않았었나 하는 추론이 가능하다. 미국 물건을 더 사무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 결국 이러한 증상들은 모두 중국 내에 있어서 시진핑 주석의 입지가 그렇게 공고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본다.


그럼 구체적으로 시진핑에게 압력을 넣고 있는 이들은 상해방뿐일까? 그렇지 않아 보인다. 시진핑 주석의 계보인 태자당에서도 동일한 요구를 시진핑 주석에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홍콩 争鸣잡지의 보도에 따르면 신흥 태자당 인물 중 43%가 민간 기업을 운영하고 있거나 소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장쩌민 가족들은 주로 전자, 통신, 인터넷 관련 기업들을 소유하고 있으며 정칭홍 가족들은 에너지, 석유, 화공 등, 그리고 우관정(吴官正) 가족들은 광다그룹(广大集团)을 통해 은행, 증권 등 금융업을 운영하고 있다. 리창춘(李长春)의 아들 리회이디(李慧镝)는 차이나 모바일의 부총재이며 상당 지분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또한 이해관계에 있어 상해방과 같은 입장인 것이다.


사실 지난번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 사태에 대해 홍콩 시위를 무력 진압한다면 이들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한다고 한 것은 섣부른 면이 있었다. 필자는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가 중국 내 여러 파벌들을 단결시키는 계기가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하고 있다. 물론 사실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 측이 중국 측을 단결시킨 실수를 깨달았다고 생각하였다면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오히려 시진핑 그룹을 지원하고 반-시진핑 진영을 무력화해야 한다는 소위 "분할하여 공략한다"라는 전략적 고려를 시작한 것은 아닌가라는 다소 무리한 생각도 해 본다. 필자는  앞으로 진행될 미중 무역 협상은 결코 쉽지 않으며 비관적으로 본다. 미국의 협상 태도를 잘 관찰하면 미국의 전략을 조금은 짐작할 수 있으리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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