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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 Jul 05. 2019

베이다이허 회의가 열릴 것 같다. 그리고 심상치 않다

제2차 미중 무역 전쟁이 시작되고 있다.

그리고 예상대로 시작부터 삐끗거리고 있다. 양국 정부는 이미 전화 협상을 하고 있으며 조속히, 아마도 다음 주부터 대면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미국 백악관의 피터 나바로는 미중 무역 협상이 열리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협상 상대국이 많은 미국이 서두르기보다는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도 조금씩 다른 의견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섣부른 의견도 있다.

피터 나바로

중국은 지난주 사상 최초로 미국으로부터 쌀의 수입을 시작했다. 원래 2017년 이미 합의되었던 것이지만 그동안 미중 무역 전쟁 속에 진행할 수가 없었던 것을 이번에 재개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친선의 사인과는 별개로 어제 중국 외교부는 화웨이가 미중 정상 회담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블랙리스트에서 해제되지 않았고 미국은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인가 비난했고 연이어 미중 무역 협상이 시작되기 위해서는 미국이 부과한 추가 관세를 모두 철회해야 한다고 강력히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 와중에 중국 공산당의 중요한 행사인 베이다이허 회의가 열린다. 여기서는 산적한 현안에 대해 비공식 회의가 열리며 비공개로 자유 형식의 토론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필자의 지인 중에 이 베이다이허 회의에 참석했던 분에 의하면 은퇴한 고위 간부들도 초청하여 정책 방향을 설명한다고 하며 이는 원로들에 대한 예의인 동시에 광범위한 지지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홍보를 겸한다고 한다.

리잔수

물론 은퇴자가 아닌 현역들에게는 피만 안 흘리는 계파 간의 전쟁터인 모양이다. 소문이지만 지난해 베이다이허 회의에서는 반 시진핑 진영으로부터 시진핑 주석이 사실 상 하야하고 다음 차기 주석을 지정하여 실질적인 국가 리더 역할을 수행하게 해야 한다는 도전이 있었다고 한다. 이때 시진핑의 최대 가신, 리잔수가 종횡무진 활약하여 이런 여론을 잠재웠다는 그런 내용의 소문이 돌았던 적 있다. 하지만 다른 여러 소문들과 마찬가지로 진실은 아무도 모른다. 단지 이런 소문이 아무런 이유 없이 나오지는 않을 테니 그 동기와 경유에 대한 측이 가능할 뿐이다. 


이번 미중 무역 전쟁은 물론 최근 발생한 홍콩 사태에 이르기까지 대형 이슈들이 산적해 있다. 이번 회의의 핵심 논제는 다음의 5 가지라고 한다.


미중 무역 전쟁 대책

단기간 내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국내 경제 문제 대책

홍콩 문제

공산당 인사

정풍(시진핑 취임  및 15대 이후 최초)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인사이다. 대규모, 또는 고위급 인사가 있기 전에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여론 수렴 과정이 있다. 이번에는 중국 공산당 내 파벌 간의 입장이 정리된 후 처음 열리는 회의이며 차기 주석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인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부부장급 이상에 대한 평판 조사, 인사 검증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과거의 예를 보면 부부장 급의 조사가 완료된 후에는 곧바로 그 상급 고위직들에 대한 평판 조사 및 인사 검증에 들어간다. 

그런데 이번 미중 무역 협상의 주역이었던 류허 부총리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기 시작하였다. 청나라 말기 일본과 굴욕적인 협상을 맺은 이홍장 같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것이다.(사실 류허가 희생양이 될 가능성은 협상 초기부터 짐작되었던 바이다) 최종적으로 미국 측 협상 정리안을 중국 측이 빨갛게 수정하여 보낸 것은 이미 류허에 대한 불만의 표시이기도 한 것이다. 지난 마지막으로 류허가 워싱톤을 방문하여 협상을 하였을 때 라이트하이저 대표 및 므뉘신 장관과 희의 후 세 사람은 웃으며 회의장을 나왔으나 류허 부총리가 잠깐만 하며 두 사람을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 잠시 이야기하고 나왔을 때 두 사람의 얼굴은 심각하게 굳어 있었다고 한다. 전반적으로 미국의 요구를 이해하고 수용하려 한 류허를 북경 쪽에서 백안시하는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실제로 류허의 마지막 미국 방문 직전 이루어졌던 10차 미중 무역 협상 후 중국 공산당 내에서는 심각한 토론이 있었다고 하며 결국 정치국 상무회의에서 투표 방식으로 의견을 개진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소식은 필자는 이미 당시 듣고 있었으나 소스가 한 곳에 불과하여 여러분들께 전하지는 않았었다. 이제 독립된 두 번째 소식을 들어 여러분들께 전하는 내용이다.) 여기에서 찬성과 반대한 사람들은 각각

찬성 : 리커창(장쩌민 파벌이나 중립적), 왕양(자수성가), 자오러지(시진핑 파벌)

반대 : 리잔수(시진핑 파벌), 왕후닝(친 시진핑 파벌), 한정(장쩌민 파벌)

결국 시진핑 주석이 마지막으로 반대를 선택함으로써 미중 무역 협상은 결렬된 것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알려지기를 무역 협상에 시진핑 일파는 상대적으로 찬성 쪽이며 장쩌민 일파가 반대해 온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이번 보도가 사실이라면 시진핑 일파의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라고 할 수 있는 리잔수가 반대했을 리가 없다. 그렇다면 경우의 수가 수 없이 나온다. 그 하나하나를 따지고 분석하는 것도 매우 재미있는 일이 될 것이지만 중요한 것은 이 결과는 현재 공산당 지도부의 권력 구조 및 파벌이 복잡한 양상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만은 틀림없다.


만일 미중 무역 협상의 반대파가 시진핑 파벌이라면 이번 중국 공산당 파벌들의 단결은 장쩌민 파가 시진핑 파를 지지하며 이루어지기보다는 시진핑 파가 장쩌민 파를 압박하여 이루어졌다고 보는 쪽이 가까울 것 같다.


조만간 베이다이허 회의가 열리고 지도부 인사가 이루어지면 현재 중국 공산당 내부의  권력 구조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미중 무역 전쟁의 향방을 짐작해 보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여러모로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는 심상치 않다. 기다려 보자.(다음 기회에는 베이다이허 회의가 무엇인지에 대해 한번 소개하는 기회를 가져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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