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그중 하나다! 그리고 베스트다!
CNN이 미중 무역 전쟁으로 인한 주요 각국들의 수출입 변화를 금년 1월부터 5월까지의 데이터를 기초로 분석하였다. 그 결과 중국의 대미 수출은 12% 감소하였고 미국의 구매선 변경으로 전 세계 각국 중 4개 국이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국가들은 다름 아닌
베트남, 36% 증가
타이완, 23% 중가
방글라데시, 14% 증가
한국, 12% 증가
이다. 워낙 국내 언론이 보도를 잘 안 해서 그렇지 대한민국은 사실 상 미중 무역 전쟁의 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은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던 농산물, 축산물 등의 오더를 옮겨 받으면서 혜택을 받고 있는 반대의 경우도 있다.
재미있는 것은 한국이 4위로 올라와 있는 점이다. 연초만 해도 한국은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만이 신속히 미국으로 수출 대상을 변경한 것과 대조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점차 차이나 리스크를 피해 미국의 구입선이 다변화되면서 대만에 비해 경쟁력 있는 우리 제품들이 점진적으로 오더를 확보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수입선 전환은 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에 있던 생산 거점들을 해당 국가로 이전했거나 이전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DELL과 HP는 중국 내에서 생산 중인 제품 가운데 노트북 또는 패드 등의 생산 라인을 해외로 이전하는 문제를 논의 중이며 이는 중국 내 생산 물량의 대략 30% 정도에 달한다 한다. 참고로 양사가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이 대체로 이 정도 규모라고 한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소니, 닌텐도 등도 게임기의 생산 거점을 중국 외로 이전하는 문제를 검토 중이라고 한다. 애플도 이미 중국 내 생산 규모 중 15%에서 30% 정도를 중국 외로 이전한다고 한다. 아직 결정하지 않았으나 생산의 중국 외 이전을 고려 중인 다른 IT 기업으로는 LENOVER, ACER, ASUS 등이 있다. 인도의 Syed 박사는 외국 기업의 1/3 정도가 중국으로부터 생산 거점을 이전할 것을 고려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주의할 점이 하나 있다. 상당 수의 중국 기업이 미국의 수입 국가 전환에 대응하여 해당 국가로 진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중국에 생산 거점이 있던 외국 기업보다도 미국에 수출하던 중국 기업들이 베트남, 대만, 방글라데시 등으로 생산 거점을 옮기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무시하면 일견 중국이 대단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중국 기업들이 이참에 진정한 의미의 해외 진출하기 시작한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다. 바로 이러 견해를 북경 성공대학의 Xiang Ding 경영학 교수가 지적하고 있다.
게다가 현재의 중국 기업 해외 진출은 가까운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에 집중되고 있는데 방편적으로 이전하고 있기 때문에 진정한 생산 공장이라기보다는 국적 세탁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기업이 많은 모양이다. 여기에는 물론 외국 기업들도 마찬가지이다.
최근에 베트남 정부는 중국으로부터의 수입품에 "Made in Vietnam" 라벨이 붙어 있는 것을 발견하여 수입 금지에 처했고 앞으로 이런 국적 세탁 행위를 적극 색출하겠다고 했다. 이번 미중 무역 전쟁 발발 시부터 3국 우회 수출길을 막아놓은 트럼프 정부가 이를 곱게 볼리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베트남이 중국보다도 더 나쁘다고 했는데 (“the single worst abuser of everybody”) 베트남이 중국보다도 더 미국을 베껴먹고 있다는 것이다.(점잖은 표현은 아니지만 내용 상 이 표현이 정확할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은 이런 국적 세탁한 제품에 대해 징벌적 관세 456%를 부과했다. 바로 한국과 대만의 철강 회사들이 이런 방법을 써서 제재 대상이 되었다. 원래 2016년 반덤핑으로 추가 관세 10% 받은 것을 피해 베트남으로 간 것이 자살골을 넣은 형국이 된 것이다. 미국 정부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미중 무역 전쟁에서 제3 국 우회 수출은 생각도 하지 말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일벌백계이다.
베트남 정부는 화들짝 놀라 미국에 자신들이 전력을 다해 이러한 원산지 세탁 행위를 금지할 것임을 밝히고 미국과 호혜평등의 진일보한 협력을 희망했다. 천재일우의 기회를 맞이한 베트남으로서는 당연한 반응이라고 하겠다. 사실 베트남을 이용한 생산지 세탁은 너무나도 분명하다. 미중 무역 전쟁 기간 동안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가는 수출은 연 80.8%가 증가하였다. 그리고 베트남에서 미국으로 가는 수출 역시 무역 전쟁 기간 동안 연 71.6%가 증가하였다. 너무나 명백하지 않은가?
이에 따라 베트남의 금년 5월까지의 대미 무역 흑자는 170억 달러로 작년의 129억 달라를 훌쩍 뛰어넘었다. 그 작년에 해당되는 2018년의 베트남 대미 무역 흑자는 395억 달러로 베트남 대미 수출 29년 동안 최고의 기억이었는데도 말이다. 바로 미중 무역 전쟁이 시작하고 나서 발생한 일이다. 그전해인 2017년에는 미국과의 무역 총액이(흑자가 아니라 교역 규모) 582억 달러였다. 베트남은 손 하나 까닥 안 하고 미중 무역 전쟁의 헤텍을 온몸으로 맞은 것이다.
한국은 이러한 생산지 세탁에서 멀찌감치 빗겨서 있다. 베트남처럼 중국, 미국 모두 제로 관세 혜택을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순한 생산지 전환 차원에서는 생산 거점을 이전할 대상이 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미 수출이 12% 중가 했다는 것은 우리 한국산 제품이 중국산의 저가 경쟁력을 누르는 품질과 디자인, 그리고 창의력을 보일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실제로 5G, 스마트 공장의 시대에 인건비는 제조 원가에서 큰 비중이 아니다.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대상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일본 노무라이다. 노무라는 전 세계 수출입 데이터를 모두 분석하여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던 물량을 어느 국가로 전환했는지를 조사하였고 그 결과 다음과 같다.
베트남 GDP의 7.9%에 해당하는 오더를 전환 받음
타이완 GDP의 2.12%
칠레 1.5%
말레이시아 1.3%
아르헨티나 1.2%
이 두 기관의 조사 결과는 그동안 베트남과 타이완이 미중 무역 전쟁의 가장 큰 수혜자라는 인식과 일치한다. 한국이 여기에 나타나지 않는 것은 한국의 수출 증가가 주로 중국의 생산 거점을 한국으로 이전한 것이기보다는 구매선을 중국제에서 한국제로 전환한데 기인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생산 공장 이전 효과가 주 원인인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우리 한국은 오더 자체를 가져온 것이다. 내용면에서 우리 한국이 이룬 성과가 훨씬 훌륭한 것이다.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 그리고 미중 무역 전쟁 속에서 우리는 잘하고 있다. 장하다 대한민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