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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제명 Mar 07. 2024

안 해도 될 일을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한 실력이다.

몇 권의 책에 대한 독후감

"그러나 실제로 10~20% 정도의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 미래도 고민하고 트렌드나 시각을 넓힐 수 있는 책을 읽거나 사람도 만나고 딴생각을 하는 등 여유를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번아웃 없이 필요한 때 몰입하고 사람들과도 좋은 관계를 가지려면 평소 에너지를 잘 관리해야 한다."



안 해도 될 일을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한 실력이다.

진심으로 그렇게 믿는다.


1. 모든 작용에는 반작용이 따른다. 


사람은 동시에 두 가지 일을 할 수 없다.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시간은 물론, 체력과 인지자원도 소진된다. 본인선에서 끝나면 다행이지만 대부분의 일은 조직 내외의 다른 사람과 연결되어 있다. 당신이 갑에 가까울수록 다른 사람들의 자원을 낭비시킬 수 있다는 말이다. 밥 사주고 따뜻하게 챙기는 것 만이 상사의 역할이 아니다. 해야 할 일을 잘 골라서 정확하게 시키는 게 훨씬 중요한 덕목이다. 쓸모없는 일이 난무하면 조직에도 번아웃이 온다. 하던 일만 좀비처럼 반복하게 되는, 대화도 없이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만 있는 삭막한 사무실. 바빠 보이기 위한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가짜노동을 만들고 있는 거라면, 다른 사람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인정이다. 그게 아니라면 차라리 잠이라도 자두는 게 인생과 인류에 훨씬 더 도움 되지 않겠나



2. 조바심은 시야를 좁게 한다


안 해도 될 일을 벌이는 사람 중에는 조바심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이것도 저것도 다 완벽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는가. 다만 물리적, 체력적으로 다 못하니 고르고 골라서 하는 거다. 이미 유행이 지난 개념이지만 신자유주의의 핵심도 선택과 집중이었다. 이게 주니어 때는 문제가 심각해지지 않는다. 어차피 본인이 해야 할 일이고, 물리적인 시간제한 앞에서 강제적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되니 어떻게든 한다. 심지어 상사가 우선순위를 대부분 정해주기도한다. 


'야 그거 시킨 지가 언젠데 아직 말이 없어?'


하지만 시간이 흘러 지시를 하는 포지션으로 바뀌게 되면 문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지시에 필요한 시간은 5분, 아니 30초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다. 수십 가지 걱정에 쫓겨 이것저것 생각나는 일을 다 던져놓고 뿌듯해하며 안심하는 사이 실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은 심신이 고갈된다. 일 배울 때는 원래 그렇게 하는 거라고 말하고 싶은가? 정작 본인도 수십 가지 보고에 정작 중요한 흐름은 놓치게 된다. 쫓기면 시야가 좁아지게 마련이다. 축구에서도 압박에 눌린 수비수가 상대편에게 패스하는 경우가 흔하다. 뛰면서 보는 풍경과, 걸으면서 볼 수 있는 풍경도 다르지 않던가. 큰 사발 컵라면도 웬만큼 잡수셨으니 큰 그림을 보고 큰 사람이 되도록 하자



3. 여유가 성과를 만든다.


무려 노자님 말씀에 따르면 무위에 맡겨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두는 것 만으로 의외로 많은 문제들이 효율적으로 해결된다. 매일 최선을 다한다면, 최선의 상태가 일상이 된다. '중요'와 '긴급'이라는 단어는 비교 대상이 있을 때만 성립한다. 모든 일이 중요하고 긴급하다고 하는 말과 매월 매일이 위기이니 최선을 다하자는 말은, 결론적으로는 하던 대로 하자는 말이다.  메시가 축구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22년 월드컵 우승으로 자타공인 GOAT(Greatest Of All Time)에 등극한 그는 시합 중에 자주 어슬렁 거린다. 패스를 받아도 다시 뒤로 돌려주는 경우가 잦다. 그러다가 한순간 번쩍이는 움직임과 시야로 기회를 창출하고 마무리 짓는다. 쉴 틈 없이 뛰어다닌 박지성도 훌륭한 선수지만, 메시는 축구의 신이 되었다.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있어야 기회를 포착하고 추가적인 성과를 만들 수 있다. 매일매일 100%를 쏟아야 한다면 버티는 게 고작이다. 덜어내는 시간만큼 여유가 생긴다.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하지 않는 게 회사에도 도움이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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