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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ulW Oct 2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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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폴리머 이차전지는 없다

한동안 갤럭시 노트 7 이상발화 사태로 전 세계가 한 번 들썩했다. 어쩌다 보니 8월 31일부터 이번 사건은 배터리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배터리 외부, 폰 내부에서 원인을 찾아야 하며 H/W, S/W까지 총망라하여 체크해야 한다고 필자가 했던 추정이 ‘불행히도’ 맞아 버렸다.


이 사건의 처음부터 끝까지 과학적으로 추정하여 정확히 예상한 전문가가 필자 하나였기 때문에 전 세계 주요 언론에서 인터뷰와 사태의 진실을 묻는 문의가 필자에게 쇄도했다. 게다가 원인 규명 실패 현황을 정확히 진단했고, 배터리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중국 ATL 전지도 같은 상황에 빠질 수 있을 것이라 뇌는 이야기하고 있지만, 심장으로는 그래도 차라리 필자가 틀려서 빠른 시일 내에 수습되길 염원했으나 이 염원 하나만이 틀려버렸다. 안타깝지만 삼성전자는 70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는 보도와 함께 전대미문의 갤럭시 노트 7 사태는 이렇게 일단락되는 듯하다.


다만 이 와중에 낮은 마감도의 배터리 문제와 갤럭시 노트 7에 장착된 상태의 배터리 이상발화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업계 후학과 후배들의 섣부른 판단으로 인해, 외려 피해자들이 블랙 컨슈머로 매도되는 일도 있었고, 이차전지의 기초가 산학연 전반에 걸쳐 무너져 버린 것은 참담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와 더불어 이 사건이 일어난 내내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한 것이 하나 있었다. 갤럭시 노트 7에 채용된 이차전지가 ‘리튬이온 이차전지’이냐, ‘리튬폴리머 이차전지’이냐, ‘리튬이온폴리머 이차전지’이냐를 두고 여러 웹 커뮤니티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먼저 답부터 이야기하자면 ‘리튬폴리머 이차전지는 없다.’ 그리고 이번의 갤럭시 노트 7에 장착된 배터리는 리튬이온폴리머 이차전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튬이온 이차전지라는 주장도 팽팽하게 나오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먼저 갤럭시 노트 7 테어다운을 보면 배터리 표면에 분명히 ‘Li Ion Technology’라 적혀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리튬이온 이차전지라고도 이야기하는 것인데,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리튬이온 이차전지와 리튬이온폴리머 이차전지가 있고 서로 다르다는 관념보다, 리튬이온 이차전지와 리튬폴리머 이차전지가 있고 둘은 다르다고 아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여기서의 정답은 갤럭시 노트 7은 ‘리튬이온폴리머 이차전지’가 맞으며, 배터리 표면에 ‘Li Ion Technology’라 적혀 있는 이유는 리튬이온폴리머 이차전지도 리튬이온 테크놀로지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리튬이온폴리머 이차전지의 코어셀(양극판, 분리막, 음극판, 그리고 전해액과 첨가제 등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케이스에 넣기 직전 형태이다) 구조는 제조사마다 고유한 구조를 갖고 있는데, 각형 리튬이온 이차전지의 코어셀이 리튬이온폴리머 이차전지의 그것과 거의 같을 뿐더러 전극활물질도 동일하다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리튬이온 테크놀로지를 이용하여 만든 리튬이온폴리머 이차전지가 되는 것이다.


그와 달리, 리튬폴리머 이차전지는 원래 리튬(금속)폴리머 이차전지를 뜻하던 용어였다. 리튬금속 이차전지의 안전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일본은 리튬금속이 없고 리튬이온만이 정상 상태일 때 존재하는 리튬이온 이차전지를 개발하여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유럽과 미국 쪽은 리튬금속은 그대로 사용하되 전해질을 고상 고분자 전해질과 이후 개선된 젤상 고분자 전해질을 사용한 리튬폴리머 이차전지가 바로 그것인 셈이다. 이 형태는 아직 제품화하는 데 실패한 상황이며 앞으로 가능성이 희박하다 하겠다.


앞으로 리튬폴리머 이차전지라는 호칭을 들었을 때는 리튬금속폴리머 이차전지의 약자라 생각하면 되고, 리튬이온 테크놀로지를 사용한 것은 리튬이온폴리머 이차전지라고 받아들이면 되겠다.

11.1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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