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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와 N의 차이 만으로는 절대 문제해결을 할 수 없다.

by 장철우

지난 주말에 뭐 하셨어요? 한번 적어보시기 바랍니다.

1번 - 저는 가족이랑 여행을 갔는데요, 맛집투어를 중심으로 돌아서 점심에는 회덮밥, 저녁에는 갈비구이, 다음날 아침에는 황태해장국을 먹었던 것 같아요, 중간에 쇼핑을 갔었는데 원했던 모자는 사지 못했어요..

2번 - 저는 홍대에서 공연을 봤는데 와 대박이었어요. 눅눅한 날씨에 컨디션도 별로였을 텐데 열정적으로 공연하는 게 정말 자기 일에 찐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가끔 직관공연을 봐주야겠어요..


당신은 어떤 대답을 하였나?

S은 1번처럼 말하고, N은 2번처럼 말할 확률이 높다. 그리고 서로 대박이라고 상대를 바라보며 생각한다. "이렇게 정보를 처리하는 것이 서로 다르구나 "

S와 N의 차이는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에 따른 차이이다.

이것을 놓고 MBTI의 4가지 차이 중 가장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 부분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고, MBTI를 만든 브릭스 마이어스 모녀도 S와 N의 차이는 사람 간 사이를 가로막는 커다란 벽과 같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외향, 내향의 차이나, 인식, 판단의 차이야 행동에 관한 부분이고, T와 F의 차이도 재미는 있지만 소통방식의 차이라서 대비가 되더라도 얼마든지 서로 맞춰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S와 N은 내부적으로 인식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하는 것이다 보니 차이가 발생하면 그 갭이 굉장히 크게 느껴져서 이를 해결한다는 부분에 있어서는 많이 어려움을 토로하시는 분들이 많다.


대부분 S와 N의 차이를 다루는 콘텐츠를 보면 여러 가지 사례를 주고 S와 N의 차이점을 보여준다.

그 차이를 이해시키고 난 이후 어디는 숲이고, 어디는 나무이며, 어디는 디테일이 강하고, 어디는 큰 그림을 볼 줄 안다면서 상대방의 유형에 맞추서 거기에 맞는 방식으로 대응하라고 조언을 한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S와 N의 차이로 발생하는 문제해결이 가능한 것일까?

상대가 나와 다른 정보처리 방식을 가지고 있는 것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문제해결의 가능성을 높인다.


하지만 S인 사람이 N과 같은 정보처리방식으로 일을 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의식적인 자동적 정보처리 방식을 통제할 수 있을까?

이를 보완해 줄 다른 심리학 이론은 없을까?

심리학자들이 비과학적이다. 신뢰도와 타당도가 떨어진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mbti가 꾸준히 사랑을 받는 이유는 명확하게 구분이 되고 그 차이의 효과가 눈에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S와 N은 어떻게 정보처리 방식이 다른가를 명확하게 구별해서 효과적인 차이를 보여준다.


S는 Sensing의 약자로 한국말로 하면 감각형이라는 뜻이다. 오감을 사용해서 눈에 보이는 현실적인 모든 정보를 모은다. 그리고 이를 논리적 합리적인 방식으로 처리하면서 업무를 해낸다.

현실적으로 당장 주어진 일을 잘 해내면서 디테일에 강하다.

N은 Intuition의 약자로 직관형이라는 뜻이다. 상상을 좋아하고, 의미와 가치를 통찰력 있게 결정하며 구체적인 정보보다는 맥락과 가치 중심으로 직관적 방식으로 처리하면서 업무를 한다.

큰 그림을 잘 그린다. 늘 이들은 눈앞의 것만 좇지 않고 전체 프로세스를 머릿속에 그려놓고 있다.

이와 같이 MBTI에서는 S와 N은의 차이를 서로의 정보처리 방식과 일하는 방식을 구별했고 각 유형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S형 상사는 S형 팀원에게 디테일한 정보를 공유하고, 반면 N형 팀원에게는 디테일한 정보가 N형의 창의성을 제한하고 가둘 수 있으니 기획의 큰 틀만 제기하라.."

"N형 상사는 N형 팀원에게는 큰 틀만 제시한 상태로 기획서를 맡겨놓으면 창의력을 잘 발휘하지만,

S형 팀원 이라면 큰 틀만으로는 정보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니 세부적인 내용을 더 세워서 지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좋은 솔루션이긴 하지만 뭔가 부족하다.

조직의 일은 두 가지 모두 포함한다. 큰 그림으로 전체를 볼 줄 알면서 디테일한 일정과 소소한 프로세스를 챙겨야 한다.

N형이라고 S형이라고 자기의 강점만 할 수는 없다.

N형이라도 디테일한 업무처리를 해야 하고, S형이라도 큰 틀의 숲을 보면서 맥락을 짚을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이 부분은 MBTI로 해결할 수 없다.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


여기에 나는 심리학자 Trope와 Liberman이 주장한 해석 수준 이론(Construal Level Theory) 이른바 CLT를 보완재로 제안하고 싶다.

CLT는 거리에 따라 사람들이 사건이나 사물을 다르게 인지하고 해석하는 가에 관한 설명이다.

시간적, 심리적 거리가 멀면 상위 수준으로 추상적 직관적으로 정보를 처리한다.

반면 시간적 , 심리적 거리가 가까우면 하위 수준으로 구체적이고 감각적으로 정보를 처리한다.

당신의 회사에서 김대리라는 사람이 횡령을 했다고 가정해 보자. 당신은 김대리를 잘 모른다. 그래서 그와의 거리는 멀다. 그래서 이 정보를 추상적 직관적으로 처리한다. 아. 김대리라는 사람이 횡령이라는 범죄를 저질렀구나. 처벌받아야지..

반면 당신은 김대리를 아주 잘 안다. 작년까지 같은 팀에서 근무했던 아주 성실한 친구다. 그러면 당장 김대리에게 전화를 건다. 그리고 그의 구체적 상황을 확인한다. 아.. 김대리의 말을 들어보니 뭔가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담당팀장과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안되서어서 벌어진 오해인 것이다. 이제는 정보를 구체적 감각적으로 처리한다. 아. 김대리는 오해를 받아서 곤란한 상황이구나. 도와줘야지..

바로 심리적 거리의 차이에 따라 다르게 해석된 것이다.

심리적 거리가 멀수록 N형처럼 상위 수준으로 해석하고, 심리적 거리가 가까울수록 하위 수준으로 해석하고 이 해석에 따라 이후 업무처리를 진행한다.

당신이 한 달 뒤 출장을 간다고 생각해 보자.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 당신은 출장을 가기 위한 정보를 처리할 때 왜 출장을 가는가? 가서 어떤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가? 등등의 추상적 직관적 정보를 처리한다.

당신이 내일 출장을 간다고 생각해 보자. 이제 구체적 감각적 업무처리가 필요하다. 내일 누구의 차로 함께 갈 사람을 픽업해서 몇 시까지 공항에 도착할지, 아침식사는 공항에서 할지 각자 집에서 먹고 올지, 면세점에서 물품은 언제 찾아가야 하는지 이 구체적인 사안을 처리해야 한다. 바로 시간적으로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S와 N의 성격유형에 따라 달라지던 정보처리 방식과 업무스타일이 시간적, 심리적 거리로 대체하여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해석 수준 이론의 핵심이다.


당신이 S형이라면 업무과정에서 감각형 정보처리로 해야 할 일을 한다.

그리고 놓칠 수 있는 큰 그림을 보기 위해 심리적, 시간적 거리를 길게 두고 업무에 집중하면 왜 그 일을 해야 하고, 명분이 무엇이고 맥락을 어떻게 잡아가야 할지를 보완할 수 있다.


당신이 N형이라면 업무과정에서 직관적 의미중심의 정보처리로 해야 할 일을 한다.

그리고 놓칠 수 있는 디테일한 부분을 체크하기 위해 심리적, 시간적 거리를 가깝게 두어 업무에 집중하면서 구체적인 일정과 작은 실행, 등등을 통해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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