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대답할 DVDM
강영복 사원
수도권 대학 경영학과를 나오고 대기업 마케팅팀에 입사한 3년 차 사원!
의욕 있고 패기 넘치던 신입 사원 시절을 지나 본격적으로 일이 주어지기 시작했는데 그 일 이라는게 도대체 뭔지 잘 모르겠다고 고민하고 있다.
3년이 되었으나 여전히 뭐가 뭔지 모르는 상황에 스스로가 답답하고 3년쯤 되었으니 이제 스스로 잘 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며 눈초리를 보내는 주변시선에 어찌할 바를 모르는 열정만 넘치는 청년이다.
그가 열심히 작성한 기획서나 보고서를 보면 팀장은 매번 고민의 흔적이 없다며 좀 더 적극성을 보여달는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한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고민의 흔적이 보이는 것인지 묻고 싶지만 차마 입이 안 떨어진다.
그가 심리포차 GAM에 문을 두드린것은 5월 초, 선선한 화요일 저녁이었다.
영복 : 안녕하세요 대표님! 저 알아 보시겠어요?
월친 : 오! 영복씨, 반가워요 이게 얼마 만이지? 3년 되었죠? 신입사원 연수때 보고 처음이니~ 얼굴은 이제 직장인의 티가 나네요. 그땐 갓 대학 졸업생 모습이었는데, 참 저녁은 먹었어요?
영복 : 네! 회사 앞에서 먹고 출발 했습니다. 그냥 술이나 한잔 하면서 이야기 들으려구요
월친 : 그래요. 잘 왔어요, 저녁을 먹었으니 그럼 안주는 가벼운 걸로 할까? 야채 샐러드에 생맥주 괜찮죠? 참 그리고 이분은 팟캐스트와 유튜브 "힘내라 월급쟁이"를 운영하는 1인 크리에이터 유나씨, 요즘 내가 상담하는 직장인들을 취재하고 있어요. 이것을 가지고 좋은 컨텐츠를 만든다고 하니~ 물론 익명 보장입니다. 같이 이야기 하는거 괜찮죠?
유나 : 반갑습니다. 영복씨 전 유나 라고 하고요, 현재 영복씨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취재해서 노하우를 들려주는 컨텐츠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표님과 상담하는 분들을 취재하기로 했어요, 허락해 주실거죠?"
영복 : 아 네 좋습니다.
몇 잔의 맥주가 오가며 이런저런 그동안의 회사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듣던 월친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월친 : 그래요, 결국 영복씨 이야기는 일을 잘하고 싶다. 이건가요?
영복 : 네, 복잡하게 말했지만 결국 한마디로 정리하면 그렇죠
월친 : 그러면 질문 하나 더 할께요? 일을 잘 한다는게 뭐라고 생각해요?
영복 : 네?
영복은 약간 황당한 표정을 지으면서 월친을 쳐다보았다. 유나도 월친의 질문 의도가 궁금했다.
영복 : 글쎄요.. 일을 잘 한다는것.. 뭐.. 칭찬을 받는것? 결재를 제시간에 받는것? 아니다. 성과를 내는것! 질문이 생각보다 어렵네요.."
월친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입을 열었다.
월친 : 음 영복씨! 저를 찾아오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문제해결을 하고 싶어해요. 승진을 하고 싶다. 성과를 얻고 싶으나 잘 안된다. 상사와의 관계가 원활하지 않아서 힘들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 우리가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뭘까요?
예를 들면 여자친구를 사귀고 싶어해요.
이 문제해결의 출발은 첫번째! 여자친구를 사귄 다는게 뭔가라는 명확한 정의(Definition)가 필요합니다.
서로 고백을 하고 사귀기로 하는 것인가? 아니면 결혼을 약속하는 것인가? 소개팅을 하는 것인가? 내가 선물을 주는 것인가? 사귄지 100일이 지나야 하는 것인가? 명확한 정의가 필요하죠.
그리고 나서 두번째! 그렇게 정의한 대로 되면 어떠한 가치(Value)를 내게 주는가를 따져봅니다.
놀랍게도 우리는 원하는 것을 이루었는데 생각보다 좋지 않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열심히 해서 이루었는데 과연 이것이 내가 얻고자 한 것일까? 라는 생각에 허무하고 공허했던 기억이 있죠. 바로 애초에 그것을 이루면 얻게 되는 가치를 따져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정의를 이루었을때 내가 얻을 가치를 따져보았는데 생각보다 적거나 없다면 더 이상 솔루션을 찾으려 집중할 필요가 없겠죠
세번째는 그 가치를 얻기 위해 이루어야 극복해야 할 어려움(Difficult)은 무엇인가? 입니다.
무엇이 나를 방해하는가? 여자친구가 안생긴다면 왜 그럴까? 나의 외모? 직업? 유머감각? 집안? 등등 따져보면서 어려움을 일목 요연하게 정리하는 것이죠
마지막으로는 역시 그 어려움을 해결할 방법(Method) 겠죠, 그 방법을 찾아 그것에 몰입하면 결국 애초 원했던 솔루션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죠. 여기 펜과 종이가 있으니 한번 적어보세요.
월친이 펜과 종이를 영복에게 건넸다.
영복 : 대표님 꼭 교육장에서 워크샵 진행하시는 것 같아요 하하하!
유나 : 대표님 질문 있어요, 물론 대표님 말씀도 일리는 있습니다. 그런데 일 잘하는게 뭔지도 잘 모르겠다 면서 기초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는 직장인들도 많은데 그런 사람들에게 시작하자 마자 일 잘하는게 뭐냐? 라고 적으라고 하면 오히려 어렵고 반감만 생기지 않을까요?
월친 : 좋은 지적입니다. 유나씨! 실제 많은 직장인들에게 일 잘하는게 뭐냐는 질문을 하면 잘 대답을 못해요! 특히 경력이 적은 직장인 일수록 더 그렇죠, 그런 사람들에게는 조금 쉽게 접근하기 위해서 질문을 좀 바꾸기도 해요, 나에게 일이란 OOO이다. 왜냐하면~ 여기서 OOO에는 온갖 단어들이 들어갈 수 있죠! 나에게 일이란 아파트다! 왜냐하면? 나에게 일이란 숨바꼭질이다! 왜냐하면?
그리고 두번째 질문으로 내가 본 사람 중 가장 일 잘하는 사람은 누구이다. 왜냐하면..
이렇게 두가지 질문을 던지면 조금더 쉽고 편하게 일을 잘한다는 것에 대한 접근이 가능하죠..
영복씨는 그래도 수준이 높으니 바로 질문을 해도 될것 같아서 그렇게 한거구요..
유나 : 음~ 그러면 조금 더 좋은 접근이 되겠어요! 실제 방송을 할때는 그렇게 해보려구요
월친과 유나가 대화를 하는 도중 영복은 이미 자신이 작성한 종이를 들고 읽기 시작한다.
영복 : 대표님! 들어보실래요?
Definition - 일을 잘한다는 것은 "조직이 아닌 시장에서 인정 받는 것"
Value - 그것이 주는 가치 "조직의 여러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자유롭게 일하고 오직 고객만을 판단 기준으로 하여 의사결정을 한다."
Difficult - 그러기엔 아직 실력이 부족하고, 어떻게 해야 시장에서 인정받는지도 잘 모르겠다.
Method - 오늘 대표님을 통해 반드시 해야할 작은 실천 3가지를 가지고 가서 매일 실행한다.
유나 : 와우! 멋져요~ 대단한데요, 영복씨!
월친 : 이야~ 정말 좋은데요..
영복은 칭찬에 어색한듯 머리를 긁적였다.
월친 : 음, 일단 방향은 좋은것 같구요, 다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어려움과 방법에 대한 구체성이 조금 부족하고, 조직이 아닌 시장에 인정받는 것은 궁극적 일을 잘하는 것이긴 한데 아마 그럴려면 그 이전에 조직에서 인정을 받는게 우선이어야 할거에요. 암튼 영복씨는 이미 일을 잘할 준비가 되어있네!
월친, 영복, 유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맥주잔을 기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