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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철우 Aug 27. 2021

모니터링의 힘

 “to do mate”라는 어플이 있다.

 딸이 내 스마트폰에 깔아 두고 자신의 폰과 연동시켜서 매일매일 그날 계획 세운 학습 분량이 완료되어 체크되면 “포스텝 4주 차 2강”todo를 완료했습니다. “마더텅 문법 개념 문제 1강”todo를 완료했습니다. 등등의 메시지가 내게 온다.

그럼 나는 하트, 좋아요, 100점 등의 답변을 보낼 수 있다.


 올해 초, 드디어 고3이 된 딸이 뭔가 결심을 했는지 의욕을 불태우면서 내게 제안한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사용하는 것을 보면, 기특하기도 하고, 내가 잠든 이후로 학습 완료 시간이 표시된 것을 보면 마음이 짠하기도 하다.      


 토요일 아침마다 같이 순댓국을 먹는 동네 형님은 매일 만 보 이상 걸었다는 어플의 표시를 모임 단톡방에 올린다. 가끔은 등산을 다녀오면서 오늘 걸었던 코스를 올린다. 몇 킬로를 걸었고, 소비된 칼로리는 얼마라는 등의 정보가 상세하다.

“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매일 만보 이상 걷는 거야!” 라며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형님은 걸어서 소비되는 칼로리 이상으로 술을 드셔서 체중의 변화는 몇 년째 그대로 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를 본 사람들은 열심히 하트와 좋아요를 달아준다.     


 공부던, 운동이던 그냥 혼자서 조용히 할 것이지 뭘 어플씩이나 깔고, 그걸 또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유난을 떠느냐는 사람도 있지만 이는 성공전략의 가장 핵심인 “모니터링”의 힘을 모르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자기 계발을 고민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그 방법을 찾을 때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현재 그 활동에 대해 기록을 하는 것에서 출발하라는 것이다.

시간관리를 잘하려는 사람은 시간 사용 기록을,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사람은 가계부를,

독서를 많이 하고 싶은 사람은 독서시간 기록 노트를,

살을 빼고 싶은 사람은 먹은 음식의 기록을..

이는 모든 변화의 출발은 모니터링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모니터링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측정하면 예측할 수 있고, 예측하면 달성할 수 있다.      


자연과학이 측정을 통해 수치화하고 이를 다시 예측하여 관리하는 시스템을 너무 부러워했던 철학자들 중에서 인간의 사회과학 영역에도 동일한 시스템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부가 철학에서 독립한 심리학을 만들었다.

 독립 후 가장 먼저 했던 일은 라이프치히 대학에 실험실을 설치하고 방법론을 집중 연구하면서 오늘날 자연과학의 사고와 가장 가까운 사회과학 학문인 심리학의 기초가 만드는 것이었다.

분트의 라이프치히 대학 실험실

 심리학의 가장 큰 강점은 인간의 현상을 측정하여 수치화하고 이를 통해 얼마의 노력을 지금의 방식대로 투입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예측하는 것이다.  


인기 웹툰으로 만들어져 드라마까지 제작된 “좋아하면 울리는”을 보면 주인공이 다운로드한 어플은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내 주변 반경 얼마 안에 들어오게 되면 종이 울리게 된다는 상상이 현실로 작동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생각만 해도 신나지 않는가?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타인의 마음을 과학적으로 알수있다는 이 상상은  그동안 인간의 마음과 행동을 측정하고 예측하려했던 심리학의 노력을 생각하면 그리 말이 안 되는 이야기 만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당신이 무언가를 얻고 싶다면 수치로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측정의 출발은 지금 상태를 기록하는 모니터링이다  

   


둘째! 자아 인식은 자기 조절력을 높인다.     


거울을 통해 자기 모습을 보는 실험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하여 더 절제되고, 공격적인 모습을 덜 보이며, 유혹을 참고, 자신의 일에 몰두한다. (찰스카버, 마이클 샤이어)

그래서 도박장이나 룸살롱에는 두 가지가 없다고 하는데 바로 거울과 시계다.

잘못된 자신의 행동을 거울을 통해 보거나, 시간이 얼마나 지나갔음을 벽시계로 확인되면 직간접적으로 자아 인식을 통한 자의식이 생겨나 자신의 가치관과 다른 행동을 멈추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로이 바우마이스터는 자아를 인식한다는 것은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를 아는 것과 더불어 그로 인해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까지 알게 되는 기능을 한다고 하면서 우리가 변화를 위해, 또는 공동체의 가치에 맞게 행동하려면 의지력이 필요한데 자아 인식이 없이는 의지력을 발휘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모니터링은 자아를 인식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이는 자기 조절을 가능하게 하여 목표 달성의 가능성을 높이는 좋은 전략이라 할 수 있겠다.     


변화를 원하는가? 뭔지 모르지만 지금과는 다르길 바라는가? 하지만 목표를 정하기도, 계획을 세우기도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가?

그렇다면 일단 기록하자! 펜으로 종이에 적는 것도 좋고, 유사한 어플이 있다면 당장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건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하자

그러면 자아인식을 통해 당신이 가야 할 지점을 알 수 있게 되어 결국 그 변화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 시각에 자기 모니터링을 통해 성장하는 우리 딸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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