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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장철우
May 06. 2022
이민기는 더이상 변상미 점주의 전화를 안 받아도 될까?
나의해방일지 주인공들에 대한 조직심리학적 분석 1. 이민기(염창희)
PS : 본 칼럼은 JTBC 드라마 "나의해방일지" 16회 중 8회까지 방영된 상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이후 드라마의 전개에 따라 칼럼 내용이 맞지 않을 수 있음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는 알파 리테일 본사의 SC이다.
SC란 Store Consultant를 말하는 것으로 본사와 편의점 점주들을 연결하는
핵심 존재이다. 역할은 점포관리 및 유지라고 하는데 이 말 뜻은 실제 편의점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을 책임지고 함께 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5개 정도의 점포를 관리하면서 점주의 특성, 위치, 매장환경, 규모에 따라 그리고 본사의 정책에 따라 사안 사안별
크고 작은 이슈에 대응한다.
물품에 대한 배치부터, 프로모션 기획,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서비스 교육, 점포 재계약 및 점주에 대한 개인 상담까지 정말 다양하고 많은 일을 해야 하는데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점주와의 관계이다.
점주와의 관계는 SC가 그 점포에서 행했던 모든 일에 대한 총체적 평가가 반영되었다고 보면 된다.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점주가 그러하듯 점주들이 본사에 대해서 민감하게 보는 것이
두 가지인데
하나는 매출이고,
또 하나는 본사가 내게 갑질 하나? 아님 나를 동반자로 보고 함께
하려 하나?이다.
이에 대한 점주의 판단 결과가 SC와 점주와의 관계이다.
염창희가 가게를 접는 사장님과 폐기 처리된 도시락을 먹으면서 대화를 나눈다.
점주 : “결혼할 때 연락해라.. 나 가게 접어도 너하고 까지 끝나는 것은 아니야”
그동안 돈을 벌만큼 벌었고, 이제 나이 때문에 가게를 접겠다는 사장님이 이렇게 말한다.
점주 : “ 어디 할 사람 있는지 알아봐.. 아니.. 차라리 니가 할래?”
이쯤 되면 그가 얼마나 점주에게 신뢰를 주는 SC였는가를 알 수 있다.
점주 대신 아이스크림 냉장고 성에를 긁어 청소해주고,
자신에게 오해를 한 점주에게 연락을 하기 위해 수십 차례 응답 없는 전화와 문자를 보내다가 마침내 점주가 전화를 받으면 “전화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는 그는
아마 점주들에게 가장 신뢰받는 SC의 모습일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꽤 현실이고 논리적이다.
팀장 승진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고, 자신이 관리하던 매출 잘 나오는 핵심점포를 회사 선배 아버지가 점주가 되어 선배가 직접 관리하겠다고 하자, 이를 단칼에 거절하는 배짱도 있다.
출퇴근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기도 산포시에 살면서 자신의 집과 가까운 점포를 관리해도 충분한데 굳이 강남까지 힘들여 출근을 하고 그쪽 점포를 관리한다는 것은 어디에서 근무하는 것이 자기 실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보통 직장인이 대인 관계를 잘하면 업무 측면에서 좀 부족하고,
업무를 냉정하게 잘하면 관계 스킬이 부족해서 주변 사람들이 불만이 있다.
이처럼
두 가지 모두를 갖추기 쉽지 않은데 염창희는 둘다를 모두 갖춘 회사원이다.
작가님이 특별한 딴지를 걸지 않는 한 지금과 같은 상태라면 그는 회사에서 좋은 SC로 성장하여 승진도 하고, 핵심인재가 될 확률이 높다.
대한민국 본사와 가맹점주의 구조를 가지고 있는 모든 프랜차이즈 회사의 SC로서는 최고라고
할 수 있겠다.
한 가
지 우려되는 약점을 지적한다면 그는 번아웃이 올 확률이 높다.
이유는 그에게 밤마다 전화하는 변상미 점주 때문이다. (어딜
가나
진상
고객이
있다)
이혼하면서 위자료로 편의점을 받았고 지금 그것을 운영하는데
전남편은 그 편의점에서 바람난 여자랑 일을 했었고 그때 그 편의점을 염창희가 관리했었다.
그래서 그 사연을 모두 아는 염창희에게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를 걸어 한번 전화에 1시간이 넘게 자기 인생의 고충을 하소연하고 염창희는 그것을 다 받아주고 있다.
스트레스가 쌓여 번아웃 (탈진상태)가 오는 것을 막기 위한 가장 핵심 처방은
일, 가정의 분리이다.
퇴근을 하면 반드시 일과 완벽하게 단절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날 다시 그 일을 시작할 때 회복된 에너지 상태에서 즐겁게 시작할 수 있다.
그런데 그렇지 못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카톡과 휴대폰은 고객을 잘 관리하고 실시간 소통할 수 있는 좋은 도구지만, 시도 때도 없는 고객의 요구로 직원들을 숨 못 쉬게 만드는 흉기가 되기도 한다.
고객을 지속적으로 케어하는 영업 관련 종사자들이 이로 인해 어려움을 호소한다.
과감하게 단절해야 하는데 인간적으로 그럴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고객에게 계속 좋은 서비스를 하려고 하면, 이런 단절이 당장은 관계의 어려움을 주겠지만 장기적으로 더 나은 관계를 만들 수 있다.
고객만족 이전에 본인 만족이 되어야 한다.
자기가 행복하지 않는데 어떻게 고객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번아웃을
막기 위한 퇴근 후 일, 가정 분리는 고객 관리자들에게 정말 필요한 요소임을 꼭 기억하기를 바란다.
친구가 변상미 점주 점포의 아르바이트생으로 가면서 더 이상 전화하지 않게 해결해준 것 같지만
제2, 제3의 변상미 점주는 분명 또 나타날 것이다.
염창희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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