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철우 May 07. 2022

이엘은 왜 박 이사에게 로또복권을 사달라고 했을까?

나의해방일지 주인공들에 대한 조직심리학적 분석 2. 이엘(염기정)

 PS : 본 칼럼은 JTBC 드라마 "나의해방일지" 16회 중 8회까지 방영된 상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이후 드라마의 전개에 따라 칼럼 내용이 맞지 않을 수 있음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녀는 리서치 회사 조사팀장이다.

리서치회사에는 조사팀이 있고 이를 분석하는 팀이 있는데 그녀는 주로 상담원들이 여론조사를 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잘못된 조사를 들어보고 필터링하는 역할을 한다.


 한 때는 능력 있고, 자신감도 넘쳐 남자들이 좋다고 고백했는데 혹시 별로인 남자면

“니가 감히!” 하면서 화를 내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올해 안에는 반드시 누구라도 잡아서 사랑을 할 거라는, 그래서 애 딸린 이혼남도 마다하지 않으려는 안타까운 여성일 뿐이다.  

    

 그런 그녀의 회사에 상사인 박진우 이사가 있다.

 사내에서 수많은 여성들과 사귀었다 헤어지고, 다시 새로운 여성을 또 사귀고..

 “어떻게 뻔히 저 남자가 누구랑 사귀었는지 알면서 왜 받아줄까?”

 라고 성질을 내지만 진짜 화가 난 이유는 자기랑은 사귀자고 안 했기 때문이다.     

 박 이사가 새로운 여자에게 접근할 때 하는 레퍼토리는 로또복권을 사주는 것이다.

그러면서 당신에게 설렘을 선물하는 것이라고 그것도 일주일 동안 설레라고 꼭 월요일에 사준다. 역시 염기정은 이마저도 한 번을 받지 못했다.     


 그녀는 참고 참다가 편의점에서 만난 박 이사에게 이야기한다.

“왜 저에게는 로또 복권을 안 사주세요?”

그러자 박 이사는 몹시 당황하며 “안 사줬었나?” 얼버무린다.      

염기정에게 로또복권은 어떤 의미였을까?

내 생각엔 그것이 바로 상사와의 LMX(Leader Member eXchange)이론에서 내집단의  상징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리더 부하 교환 이론(LMX)에 따르면 리더는 모든 구성원을 똑같이 대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내집단(In Group)과 외집단(Out Group)으로 구별하고, 양쪽을 차별화해서 대한다.      


내집단(In group)에 속하는 사람은 리더와 높은 신뢰도를 가지고 상호작용 한다.

가장 실력이 높다고 생각해서 리더는 더 많이 보살피고, 더 많이 투자한다. 보상에 대해 더 잘 챙겨주고, 실수를 하더라도 너그럽게 이해하는 편이다.


반면 외집단(Out Group)에 속하는 사람은 그저 공식적인 관계일 뿐이다. 공식적인 상사 부하 직원의 관계로 응대하고 평가하고 판단할 뿐이다.      

이것은 사내정치이고 없어져야 할 병폐라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조직 심리학에서는 이를 어쩔 수 없고 막을 수 없는 현상으로 평가한다.


 과거에는 이 기준이 출신학교, 지역 등이었지만 리더들도 그것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기에 요즘에는 실력, 성격, 태도 등으로 구별해서 실력 좋고, 성격이 잘 맞고, 좋은 태도를 가진 사람들을 내집단으로 넣는다.     


 리더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어서 급박한 상황을 대처하기 위해서는 결국 자신이 평소에 가장 신뢰하는 내집단 사람들과 일을 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이 LMX 효과는 부하직원이 평사원이 아닌 일정 정도 직책에서 업무 성과를 좌지우지할 수 있을 때 더 강력해진다.

 실무자인 팀원들이 내집단에 있는 것보다는 중간관리자인 팀장이 내집단에 있는 것이 더욱 큰 효과를 발휘한다.       


염기정은 팀장이다.

아무리 남자에만 관심 있는 것 같지만 그녀도 나름 놀고먹으면서 직장 다니고 팀장까지 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녀는 스스로를 상사인 박 이사의 내집단에 들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그 증표를 로또복권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녀가 화가 난 것은 아마 박 이사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상사의 내집단에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에 화가 났을 수도 있다.

이러한 노력이 로또 복권을 달라고 한 것에서 나타난 것 같다.     

얼마 후 박 이사는 로또 복권 10장을 사준다. 그리고 염기정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아마 지금은 염기정의 남자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이는 자연스럽게 기정이 박이상의 내집단으로 들어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본격적인 조직에 큰 역할을 하지 않을런지..


물론 드라마 흥미와는 전혀 관계없는 조직심리 관점의 이야기 일 뿐이다.       

염기정 파이팅!     

매거진의 이전글 이민기는 더이상 변상미 점주의 전화를 안 받아도 될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