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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철우 Jun 09. 2022

김남주가 이경영보다 일을 잘하는 방식

미스티를 보다가 문제 해결의 심리학을 읽다

그녀(고혜란 앵커- 김남주)는 JBS 방송국 저녁 9시 “뉴스 나인”의 단독 앵커다.  7년째 시청률 1위, 시청자가 뽑은 신뢰도 뉴스 1위를 만들어낸 탁월한 진행자이다. 후배 기자들이 제대로 준비 없는 기사 리포트를 하면 예정에 없는 날카로운 질문으로 당황하게 만든다.


그날도 생방송 중 보도국 여기자(한지원 기자 – 진기주)를 예상 못한 질문으로 당황하게 만들고 있는데 단독 속보가 들어온다. 케빈리 라는 한국인 골퍼가 미국 PGA 대회를 연속 우승하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그의 신비주의로 그에 대해 전혀 알려지지 않아 모든 방송국이 그를 인터뷰하고 싶어 한다는 내용을 추가로 전달한다.     


그는 (보도국장- 이경영) 고혜란의 효용 가치가 이제 떨어졌다고 생각한다. 타 방송국이 이미 젊은 여성 앵커로 교체했고, 시청률도 상승했다. 이제 따라 잡히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본다. 그래서 JBS도 이번에 앵커 교체를 서두르려 하지만 고혜란이 영 말을 안 듣는다. 시청률 1위, 신뢰도 1위 지표를 주장하면서 자신은 지금 물러설 수 없다면서 버틸 것 같다. 그래서 뉴스 말고 다른 휴먼 다큐 프로그램을 진행할 것을 권유한다.

    


보도국장 : 주 1회 진행되는 휴먼 다큐야..  고혜란이 이름 걸고 멋지게 해 봐

고혜란 : 그럼 뉴스 나인은요? 후임이 벌써 정해진 겁니까?

보도국장 : 앵커가 고혜란 하나뿐이야? 우리 보도국에 유능한 앵커 많아..

고혜란 : 시청률 1위, 신뢰도 1위 전부 제가 만들어 낸 겁니다!

보도국장 : 건방진 자식! 그게 다 너 혼자 한 거야? 잔말 말고 내일 개편 회의까지 어떻게 휴먼다큐 진행할 것인지 기획안 만들어와!     


다음날 개편 회의

보도국 뉴스 PD, 기자, 촬영감독 등 모두가 모여있는데 화제는 단연 케빈리다.     

PD : 지금 케빈리에 대해서 모든 방송국이 난리래.. 미국까지 갔던 기자들이 하나도 건진게 없었나 봐.. 우리 사장도 지금 케빈리 인터뷰 따내라고 난리야..     

이때 국장이 들어와 회의가 시작된다.     

보도국장 : 참.. 지난번 내가 이야기한 휴먼 다큐 있지?  그거 고혜란이 하기로 했다.

기자 : 그럼 뉴스 나인은요?

보도국장 : (회의에 앉아있는 한지원을 보면서) 한지원 기자! 잘할 수 있겠어?

한 기자 : 제가요? 아.. 맡겨만 주시면 목숨 걸고 하겠습니다.

일동 : 와.. 한 기자 축하해..  이제 뉴스 나인이 젊은 피로 가나요?     

이를 가만히 듣고 있던 고혜란 앵커가 입을 연다


고혜란 : 케빈리 뉴스 나인 단독 인터뷰- 그거면 될까요?

일동 : 뭐라고?

고혜란 : 다음 주 개편에 맞춰서 진행할까 하는데.. 그러면 제가 뉴스 나인을 더 해야 할 것 같네요..

보도국장 : (어두운 표정으로) 소스는 있고?

고혜란 : 핫라인도 없이 이렇게 지르지는 않죠, 국장님

PD : 고혜란.. 너 아무리 네가 밀려나기 싫어도 이미 다 결정된 것인데..

고혜란 : (PD를 무시하며) 어떻게 할까요 국장님? 케빈리 단독 인터뷰 잡아올까요? 말까요?

보도국장 : 그걸 말이라고 해! 당연히 잡아와야지.. CNN도 못하는 단독 인터뷰를 우리 JBS가 한다.  고혜란의 명예를 걸고 멋지게 해 봐..  그거 못하면 앵커뿐 아니라 보도국에서 방 빼야 할 거야..     

 앵커 자리에서 밀려날 위기에 처해있던 고혜란이 모든 상황을 뒤집고 앵커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업무 프로세스를 어떻게 관리하는가의 관점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우리가 일을 잘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뭘 잘한다는 것일까?  

 직장에서 다양한 형태로 일을 하지만 그 공통 속성을 분석해보면 크게 4가지로 구성된다.  문제 해결, 문서작성, 프레젠테이션, 업무 실행     

첫째 문제 해결은 문제를 정의하고, 원인을 분석해서 핵심 원인을 찾아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도출된 아이디어를 실행하기 위해


두 번째 문서작성의 과정을 거친다.

콘셉트를 잡고, 관련 정보를 수집하여 구조화 한 이후, 메시지를 작성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차트 그래프를 추가하여 마무리를 한다.

 문제 해결과 문서작성을 합쳐서 기획이라 하기도 한다.     


세 번째는 작성된 문서를 상사에게 보고 및 설득하여 결재를 받는 프레젠테이션이다.

이렇게 하여 최종 승인된 문서는 시행문을 통해 전 조직에 뿌려지고,


이를 근거로 예산 배정, 담당자 선정, 실행, 피드백을 하고 이후 최종 보고를 통해 전체 업무가 마무리된다.     


보도국장이 일을 했던 프로세스를 보자.

그는 처음에 “어떻게 하면 JBS 뉴스 나인의 시청률을 높일 수 있을까?”라고 현상에서 문제를 정의했다.

그리고 다양한 원인을 분석했을 것이다. 앵커 문제, 기자 문제, 데스크 문제, 취재 관행 문제, 보도형태 문제, 인원, 예산 등등..

  그중 핵심 원인으로 앵커의 올드함, 즉 고혜란이 너무 나이 먹었음을 떠올린다. 그리고 해결방안으로 젊은 한지원 기자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이러한 아이디어를 문서화했을 것이다. “시청률 강화를 위한 앵커 교체 건”이라는 콘셉트로 타 방송사가 젊은 앵커로 교체하여 시청률이 올랐던 자료들을 수집하고 이를 차트, 그래프 등을 통해 앵커를 반드시 교체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작성했다.


그리고 이후 최종 결정권자에게 프레젠테이션을 하여 승인을 받았을 것이다.


 실행의 단계에서 국장은 고혜란을 불러서 휴먼다큐로 가라고 지시한 것이다. 이미 게임은 끝났다고 생각하면서...

고혜란은 졸지에 보도국장이 정의한 문제로 인하여 그 안에서 실행단계에서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을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고혜란은 어떤 사람인가? 일을 잘하는 사람이다.

일을 잘하는 사람의 특징은 이러한 상황에서 전체적인 업무관리 프로세스를 통찰하면서 타인이 작성한 문제가 원인 분석이 잘못되었음을 알고 이를 거부한다.


그리고 자신이 새롭게 분석한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

“이 바보야.. 원인은 앵커가 올드한 게 아니라 콘텐츠가 형편없어서 그런 것이야

해결방안은 바로 케빈리의 단독 인터뷰...”     

새롭게 작성된 원인 분석으로 김남주의 위치는 단숨에 역전된다.


그 문제 분석이 더 좋은 문제 분석임을.. 그래서 더 이상 자신의 문제를 주장할 수 없음을 알게 된 국장은 고혜란의 앵커 연장을 허락하게 된다.      


이것이 일을 잘하는 사람의 특징이고 고혜란이 실행한 방법이다.      

정리해보자.

일을 잘하는 사람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가?     

하나. 남이 정해놓은 문제가 아닌 자신이 정한 문제로 일을 처리한다.

둘. 이를 위해 일의 전체 프로세스를 관통하는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

셋. 내가 현재 하는 일이 전체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당신은 어제 어떤 일을 했는가?

주간업무계획을 작성했나?  비용 처리 품의서를 작성했나? 아니면 회의자료를 작성했나.

또 물어보겠다. 그 일을 왜 한 것인가? 전체 업무 프로세스 관점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얼마만큼 진행되고 어디에 위치해 있는 일인가?     

이것이 일을 잘하는 하나의 관점임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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