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이 자꾸 바닥과 마주하고, 해내야 할 일을 좀처럼 해내지 못해서 머릿속이 복잡하고 마음이 좋지 않다. 이런 와중에 집 근처에 내가 좋아하는 김밥 집이 생겼다. 요즘은 쉽게 보기 힘든 천오백 원짜리 김밥. 아이들을 가르치며 빠르고 간단히 먹을만한 음식이었던 김밥. 엄마가 만들어주는 김밥은 그 자리에서 세 줄은 거뜬히 먹는 김으로 감싼 동그랗고 건강한 밥. 비록 엄마 김밥만큼은 아니었지만 내 눈을 커지게 만들었다. 덕분에 금세 또 기분이 좋아진다.
이럴 때마다 세상 사는 거 복잡하게 살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든다. 밀려오는 복잡한 마음과 불안함에도 천오백 원짜리 김밥 한 줄에 평온해지고, 오늘도 좋은 사람들과 웃으며 일 할 수 있으니 이거면 충분하다 싶어 진다. 그래도 욕심나는 부분은 여전히 붙잡고 산다. 내 몸의 근육들이 강한 힘을 가졌으면 싶고, 체력이 짱짱해졌으면 싶다. 힘이 세지고 싶은 나는 오늘도 부지런히 밥을 많이 먹는다. 밥만 잘 먹어도 힘이 세질 거라는 생각을 하며 사는 내가 참 단순한 사람이다 싶어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