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케팅하는 천대리 May 14. 2019

왜 사람들은 블루보틀에 열광할까?

커피업계의 애플, 블루보틀 이야기

인스타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던 파란색 물병 로고 앞에서의 인증샷, 일본에 가게 되면 꼭 한 번 들러야 한다는 카페로 알려진 블루보틀입니다.


저는 그때까지만 해도 블루보틀이 일본 브랜드인 줄 알았는데요, 블루보틀은 미국의 ‘제임스 프리먼’에 의해 샌프란시스코에 처음 설립된 카페입니다.

초창기 사업모델은 현재와 크게 다르진 않은데요, 주문을 받는 즉시 커피콩을 저울에 달아 정성스러운 핸드드립 커피를 만들어 지역의 명물이 되었다 전해집니다.


매장이 확대된 지금에도 블루보틀은 이러한 원칙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 성수동에도 지점을 내며 수많은 힙스터들의 발길을 불러 모으고 있는 블루보틀. 어떤 점이 특별하기에 '커피업계의 애플'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을까요?


1. 3분의 미학


블루보틀은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보면 매우 좋지 않은 모델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직접 내려주는 드립 형식의 커피는 기존의 머신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릴 뿐 아니라 더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블루보틀은  한 잔에 3분 이상 걸리는 핸드드립 방식을 고수하며 매장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특별한 3분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요,


커피를 내리는 이 3분 동안 바리스타와 고객은 서로 소통할 수 있습니다. 또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리는 행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여 일반 커피보다 더욱 특별한 커피라는 생각을 심어줍니다.


30초 만에 커피머신에서 뽑은 에스프레소, 

3분 동안 바리스타와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고, 그 시간 동안 나만을 위해 내려준 드립 커피. 어떤 것이 더 특별해 보이시나요? 


블루보틀에서 마시는 커피는 단순한 커피라기보다 또 하나의 즐거운 경험으로 다가옵니다.


2. 명확한 디자인 아이덴티티


흰 배경에 파란색 물병.

블루보틀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일 정도로, 블루보틀의 로고는 아주 심플하고 명확합니다.


블루보틀의 거의 모든 매장은 이렇게 흰색 벽에 파란색 로고만 존재하고, 다른 컬러들은 크게 사용되지 않습니다. 또, 블루보틀의 매장 디자인의 완성도는 최소한의 컬러 사용에서 나오고 있는데 흰색, 갈색, 그리고 커피 색인 갈색만을 주로 사용합니다. 블루보틀 매장 내에서 판매하는 원두, 쿠키 등은 물론 텀블러, 머그잔 등 거의 모든 MD상품이 이 3 가지 색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심플한 공간 디자인도 훌륭하지만, 이를 채워 넣는 절제된 컬러 사용은 블루보틀만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더욱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3. 경험의 시대


이 부분은 특히 한국에서 적용되고 있는 사항일 것 같은데요, 최근 유명하다고 하는 맛집 혹은 방송에 소개된 유명한 곳 모두 오랫동안 줄을 서서라도 기다리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처음 성수동에 블루보틀이 오픈했을 때, 대기시간만 4시간이 걸릴 정도로 엄청난 인파를 자랑했는데요, 그럼에도 사람들은 커피 한 잔을 위해 기꺼이 4시간을 기다리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블루보틀의 커피가 엄청난 맛이기 때문일까요?

사실 맛보다는 사람들은 블루보틀의 '철학'을 '경험'하기 위해 찾아가는 것이 가까워 보입니다. (물론 얼마나 맛있는지 먹어보자 라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요)


미국에서도 줄 서서 마시는 커피, 미국 3대 커피, 커피계의 애플 등 블루보틀의 엄청난 수식어들이 우리에게 큰 기대를 심어줍니다. 이렇게 유명한 커피를 마셔봤다는 것 자체가 주요 경제활동인구인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즐거운 경험이자 친구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소재인 것이죠. 엄청난 기다림을 뚫고 블루보틀에 가본 사람, 왜인지 트렌드에 민감하고 엄청난 인싸일 것 같은 느낌이지 않나요?


또, 이렇게 긴 줄을 지나 만난 커피는 얼마나 더 반가울까요? 실제 심리학적으로 상대적으로 더 큰 고통을 얻은 뒤의 얻은 결과물이 더 커 보이는 것처럼 말이죠.


또 한국에서 최초 오픈한 1호점이기 때문에, 그 희소성이 사람들로 하여금 블루보틀에 열광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스페셜티 커피 카테고리의 선두 브랜드를 달리고 있는 '블루보틀'

블루보틀의 CEO는 성공요인을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최고의 맛, 지속 가능성 그리고 고객을 따뜻하게 대하는
환대(hospitality) 문화

라고 말이죠.

신선한 원두로 내리는 드립 커피(제품), 심플한 디자인 아이덴티티(이미지), 환대 문화(서비스)가 모여 이러한 블루보틀의 철학을 고객에게 그대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블루보틀은 크게는 매우 훌륭한 커피 문화를 제공함으로써 원두를 파는 B2B 업체로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블루보틀 원두를 마시며 좋은 경험을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죠.


 당분간은 블루보틀 줄 서기 열풍이 계속되겠지만, 언젠가 꼭 방문해야겠습니다.

 



이전 02화 왜 위워크는 공유 오피스로 성공했을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