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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은희 Feb 10. 2022

미라클 모닝, 어디까지 갈까? 5일차

2022.02.09


공책 3페이지 분량을 채워야 하는 모닝페이지는 대략 4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긴 분량을 채워야 하기에 정말 아무 말 대잔치가 열리는데, 피곤하다는 현재의 상태부터 어제 있었던 일, 오늘 할 일, 고민이나 직장 상사의 뒷담화, 가끔은 소설로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상상력이 발휘되기도 한다. (아쉽게도 쓸 능력이 안 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인과관계가 없는 아무 말을 쓰다 보면 아침에 뭘 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가끔 들긴 하지만, 이렇게 한바탕 쏟아내고 나면 분명한 좋은 점이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입의 봉인 시간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이다.

고민이나 불만이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스스로 부풀어지다 터져 나오고는 하는데, 문제는 그게 '입'을 통해서 나온다는 점이다.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나면 한결 가벼워지는 응어리도 있지만, 대부분의 것들은 후회나 약점으로 돌아오곤 한다. 부풀 대로 부푼 후에 입을 통해 나온 것들은 결코 제 모습을 유지하지 못한 채 나오기 때문이다.

항상 입보다는 귀가 열려있는 사람이 되자고 다짐하지만 이놈의 입은 나와는 별개의 생물인지, 마음과 다르게 툭 튀어나올 때가 많다. 그렇기에 필요한 것이다. 속에 있는 응어리를 입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배출할 수 있는 방법이. 그리고 모닝페이지는 꽤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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