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아날로그 여행하기
첫 번째 해외 근무지 영국에서 2004년부터 2년을 근무했다.
그때 나는 35살 와이프는 33살 아이는 이제 18개월이었다.
근무하는 제조 공장은 여름과 겨울 시기를 정해서 전체적으로 Shut down 하면서 휴가를 보냈다.
물론 현지 직원들은 자기들의 계획과 여행 비용이 적게 드는 기간을 고려하여 회사 일정과
무관하게 휴가를 즐겼다.
열심히 일하러 나간 한국 주재원들은 일정이 결정된 후에 그 기간에 맞춰 계획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첫 해 여름휴가 기간이 정해지고 우리는 어디로 휴가를 갈까 고민하였고,
다른 주재원들은 유럽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간다고 하였지만,
우리 가족은 첫 해이기도 하고 그래서 영국을 차로 여행하기로 했다.
어디로 갈지 일단 정하고 그다음은 숙소를 예약하고 그리고
어떤 루트로 갈 것인지 정해야 했다.
우리의 코스는 호수 지방, 에든버러, 요크를 찍고 돌아오는 것으로 결정했다.
당시는 팩스가 저물어 가고 인터넷이 활성화되어 본사와의 communication이
이메일로 정착되어가고 있었고 2G 3G 피쳐폰이 업무용으로 지급되고 있었다.
숙소는 인터넷으로 예약이 가능했으나, 가는 길은 지금처럼 내비게이션을 이용할 수 없었다.
그래서 지도 책을 보고 큰 도시는 고속도로를 따라서 그 도시에 들어가면 물어물어
찾아가야 되는데, 다행히 인터넷으로 출발지와 도착 치를 검색하면 가는 길에 대한
설명을 얻을 수 있었다.
예를 들면 몇 번 고속도로를 타고 몇 km를 간 다음에 몇 번 I/C에서 빠져서 다시 몇 번
국도를 타고 몇 km를 가다가 우회전 몇 m 후 좌회전하면 목적지에 도착한다는
가이드를 출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영국 오른쪽 운전도 서툴고, 지도를 봐주는 와이프가 아이를 보다가 다 길을 놓치고
지나가는 경우도 있었다.
길을 놓쳐서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돌로 된 길에 들어서기도 했으나
다행히 마주 오는 차가 없어 돌고 돌아 제 길을 찾아가기도 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 아이는 그냥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 잘 따라다녔다.
그 사이 엄마와 아빠는 이 길이 맞는지 아닌지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결과적으로 휴가 기간 동안 가기로 한 호수 지방, 에든버러, 요크 다 돌아보고
무사히 웨일스 집으로 복귀했다.
그 여행 이후 영국 오른쪽 운전에 대한 자신감이 부쩍 늘었고, 휴일에 집 근방으로
여기저기 열심히 돌아보러 다닐 수 있게 되었다.
반면에 남편의 운전 능력의 부실함을 느낀 와이프가 장롱 면허증을 포기하고
연수를 받아서 중고차를 구입하여 직접 운전하고, 아이와 동네에서 필요한 곳을
다니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