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글귀-2
어디서 봤는지 들었는지 읽었는지 기억은 안 난다.
"내 인생을 설명할 수 있는 한 문장을 만들어라".
그러기 위해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게 의미가 있었던 글귀, 문장들과
그것과 관련된 이야기와 내가 이해한 바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盡人事待天命 (진인사대천명)
사람이 해야 할 일을 다하고 하늘의 뜻에 맡긴다.
이 글귀는 내 고등학교 3학년 때 급훈이었다.
급훈을 정할 때 몇 가지 후보를 놓고 투표를 하여 결정했던 기억이 난다.
대학 입시를 앞두고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글귀가 아닌가 싶다.
다시 이 글귀를 쓰게 된 것은 회사 생활을 하면서다.
회사에서 업무상 내부 인트라넷을 통한 메신저를 사용하게 되었다.
그때는 메신저 프로필에 이런 나만의 문구 하나씩 적는 게 유행이었다.
It ain't over till it's over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崪琢同時 (줄탁동시), 韜光養晦 (도광양회) 등
영어 문장이나, 뜻도 어려운 사자성어를 올려놓는 사람도 있었고
자기가 좋아하는 시 구절을 적어놓기도 했었다.
그때그때 메신저 프로필에 올라오는 글귀를 보고 그 사람의 심리 상태를
이해하기도 했었다.
당시 나도 유행을 따라 무슨 글귀를 올릴까 한참 고민을 한 후에
고3 수험생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면 이 글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을
오랫동안 프로필에 올려놓고 있었다.
생각해 보면 실적과 관련된 매월 마감을 해야 되는 업무여서
한 달 한 달이 전쟁과 같았고, 시험 성적표 받는 학생 같기도 했다.
그런 업무를 10년 이상 했던 것 같다.
이후 회사를 옮겨 조직을 책임지는 위치에서도 내가 직접 담당자는 아니지만
아래 직원들의 실적을 매달 마감 결산을 전체적으로 책임을 지는 업무를 했다.
매달 20일 즈음부터는 나도 모르게 예민해져서 wife가 신경을 쓸 정도였다.
그렇게 나름대로 조직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살았다.
최근에 본 컨텐츠에서는 백세 시대를 맞이하여 길어진 인생의 후반전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회사에서 80% 정도만 에너지를 쏟고 나머지는 자기 자신을 위해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한다.
맞는 말 같기도 하고,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한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제 그 굴레에서 벗어나니 마음이 편하고, 일주일 한 달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고
지낸다.
지금부터 내 인생의 후반전을 위해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시간을 가지며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