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린, 런던 여행
11년 전 초등 6학년이던 딸과 나는 핀란드 헬싱키와 산타 마을에 둘이서 여행을 갔다.
당시 나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일하고 있었다. 가을에 짧은 방학이 있었는데 Wife가
딸내미와 단 둘이 여행을 가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했다. 그렇게 3박 4일의 여행을 했다.
이 여행은 내게 아주 고맙고 귀한 추억으로, 한동안 다른 아빠들에게 엄청난 무용담이 되기도 했다.
시간이 흘러 그 딸이 대학생이 되었고 영국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
유럽 여행을 나온 김에 딸내미도 보고 가려고 마지막 코스로 영국에 들렀다.
도착 후 며칠은 그동안의 여독을 풀기 위해 쉬면서 학교 구경도 하고 동네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가까운 곳에 여행 가려고 알아보다가 아일랜드, 더블린이 가깝고 아직 가보지 않은 곳이라
짧게 가보기로 했다. 저가 항공 예약, 호텔 예약 모두 딸이 다 준비하고 나는 그냥 결제 카드 정보만
제공하면 되었다.
더블린에 도착해서 공항버스를 타고 숙소까지 찾아가는 것도 온전히 딸내미 몫이다.
그동안 나는 뭘 둘러볼지 열심히 검색만 했다.
숙소 체크인 후, 각자 취향에 따라 동선을 정해서 둘러보다가 저녁만 같이 먹었다.
돌아오는 날도 딸의 지휘아래 따라 움직여서 마음 편하게 따라왔다.
며칠 뒤 딸아이가 이번 대통령 선거 재외국민 투표를 위해 런던을 가겠다고 해서
오랜만에 런던 여행을 가게 되었다. 이번에는 기차로 다녀오기로 했다.
영국이 철도가 민영화되어 기차 종류도 복잡하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라 나는 엄두도 못 냈다.
이동 시간을 고려 적당히 싼 가격의 표를 사서 중간에 환승도 하면서 런던에 도착했다.
숙소에 짐 풀고 투표하는 대사관까지만 같이 가고 나머지 코스는 전과 동일하게 각자 취향대로
돌아다녔다. 나 혼자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복잡한 런던 지하철 노선을 잘 맞춰 타기까지는 했으나
반대 방향으로 가는 바람에 다시 돌아와야 했다. 딸은 아무 문제 없이 버스 타고 왔다고…
런던에서 돌아오는 날도 가끔 안부 확인만 하면서 각자 계획대로 움직였다.
10년 만에 돌아본 런던 시내는 더 화려해진 듯 보였다. 여기저기 충분히 둘러보고
기차역에서 만나서 돌아오는데, 중간 환승역까지는 잘 왔는데 이어지는 열차가 취소되었다고
방송을 한다.
나는 어쩌나 걱정만 하고 있는데 딸이 열심히 검색을 하더니 5분 후 출발하는 다른 기차표를
재빠르게 결재를 하고 옮겨 탔다. 덕분에 무사히 귀가하였다.
이번 두 번의 짧은 여행을 통해 이제 딸내미가 더 이상 어린 아이가 아니라
제 역할을 충분히 하는 어른이 되었구나, 기특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언제 그 어린아이가 이렇게 다 컸는지 지난 세월을 돌아보개 되었다.
다정다감한 스타일은 어니지만, 그래도 몸에 배어 있는 애정 어린 행동이
아빠인 내게는 더 Cool해 보인다.
대학생인 딸이 올여름에 졸업을 하는데, 마지막 시험까지 끝냈다.
졸업 후 더 많은 일들이 앞에 펼쳐지겠지만 그래도 졸업까지 한 두 달은 마지막 학생 신분의
자유를 만끽하길 바란다.
지금까지 예쁘고 건강하게 잘 자라줘서 고맙다, 우리 딸!
언제나 엄마 아빠가 우리 딸 응원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