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
지난 금요일 송년회 모임이 있어서 서울 광화문으로 나갔다.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서 교보 문고에서 책 구경을 하다가 약속 장소로 갔다.
광화문 광장을 지나가는데 세종대왕 동상 앞으로 크리스마스 장식이 넓게 펼쳐 있었다.
그 사이를 많은 내국인 외국인 관광객들이 오가며 열심히 사잔으로 흔적을 남기고 있었다.
다른 나라에서 살 때 12월이 되면 그 도시 중심 광장에 크리스마스 마켓이 지어지면서
연말 분위기를 한껏 돋우고 했는데 서울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듯했다.
모임 장소는 고기를 파는 식당이지만 최근에 오픈한 듯 젊은 감성의 숙성 고깃집이었다.
게다가 콜키지 서비스가 무제한이라 각자 원하는 주종을 가지고 와서 먹을 수 있는 곳이었다.
고기도 직원이 100% 구워주는 서비스라서 고기를 누가 구워야 되나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우리도 가게 콘셉트에 맞게 가져간 술도 먹고 대신 고기도 종류별로 많이 먹고 나왔다.
2차 장소로 이동하면서 이제는 어두워진 광화문 광장을 지나가는데 주변 고층 건물의
대형 디스플레이들의 콘텐츠들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했다.
큰 사이즈의 광고판의 모델들은 사진처럼 선명하게 보였다.
걸어서 청계 광장 쪽으로 가는데 거기도 크리스마스트리 장식과 청계천에 펼쳐진
왕의 야간 행차를 형상화한 장식이 더 많은 사람들을 모으고 있었다.
또 내년이 붉은말의 해라고 여러 말 형상의 조형물들이 저마다의 색을 뽐내고 있었다.
같이 한 일행들이 모두 서울에서 오래 산 분들인데 마치 서울 구경 처음 온 사람들처럼
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의 야경이었다. 일행들이 적당히 소화도 시키고 구경을
잘했다고 하며 을지로 노포 맥주집으로 들어갔다.
화려한 조명을 피해서 옛날 스타일의 안주를 놓고 병맥주를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많은 사람들 특히 젊은 사람들이 넘쳐나는 서울 시내 금요일 밤을 만끽하고
헤어졌다.
최근에는 주로 조용한 곳에서 만나다 보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중간에 지나가다 들린 어느 호프 집에서는 자리가 없다고 할 정도로 혼잡했다.
서울 변두리 상권이 죽어간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종로는 과거의 영화를 다시 찾은 듯했다.
모처럼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보내다 보니 기가 많이 빨린 것처럼 왠지 집에 돌아오는 길이
많이 힘들었던 것은 나만의 느낌이었을까...
예상치 못한 서울 한복판의 송년회 그리고 적당한 추위와 화려한 문물과 많은 사람들
2025년은 이렇게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