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을 마무리하며...
얼마 전,
아이는 나와 남편 사이의 대화를 듣고는 북극 겨울바람이 불어오는 듯 하다 했다.
아이가 "겨울왕국의 엘사야?"하는 통에, 빵~ 터지고 말았다.
남편 앞에선 유독 겨울처럼 냉랭해지는 나를 아이는 그렇게 바라보았다.
그런 아이의 눈가에 햇살이 깃든다.
그 아이는 언제나 내 곁에 머물고, 마치 눈을 녹이듯 귀찮을만큼 나에게 와 안긴다.
올 해 내내 아이는 내 근처를 돌며 지저귀는 새와 같았다.
아이의 들려진 뒷꿈치는 언제든 솟아오를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한창 사춘기의 문턱을 넘나드는 아이에겐 학급 친구들과 그 날 있었던 일들이며,
반에서 짝사랑하는 남자 친구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했다.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만큼은 나의 웃음도 여름의 파도처럼 높았다.
그런 봄같은 아이를 바라보는 나는 가을을 느끼기 시작했다.
갱년기의 전조와 사춘기의 변화가 오묘하게 포개어지는 것을 바라보았다.
나의 가을이 시작되는 지금 이런 생각을 해 본다.
"나는 한껏 찬란하고 가벼운 가을이고 싶다"고..
2025년 가을의 그 찬란했던 단풍처럼...
KBS 클래식FM을 듣다가,
'가을, 그 마지막 계절'이라는 멘트에 마음이 이끌렸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이라고 말하는 것에 익숙해 겨울이 늘 계절의 끝이라 생각했는데,
가을을 마지막 계절이라고 하는 말이 들리는 순간, 나의 모든 기존의 상식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가을이 지나고, 비로소 겨울이 와야지만 겨울 속에서 새 생명이 피어나는구나 싶었다.
우리 인간에게 겨울이 올 리 없다.
어쩌면 인간에게 있어 계절은 봄, 여_울, 그리고 가을인지도 모른다.
나의 가을을 느꼈다고 떠올린 것은, 결국 KBS 클래식FM 라디오 진행자의 한 멘트 때문이었다
그 대본을 쓴 작가는 어디에서 본 글을 인용했을까 궁금했다.
찾고 찾다가, 여기에서 영감을 받았을지도 모른다싶은 어느 시인의 싯구 하나를 찾았다.
(https://www.warrenswcd.com/education-connection/autumn-the-years-last-loveliest-smile)
그 말이 이렇게 내 마음에 남을 줄이야...
혜화동에 위치한 북까페 <소원책담>에서 열린
[내글소리] 1기에 참가하여 올 해를 정리하는 짧은 글을 남겼다.
늘 계획이 없는 것이 계획인 P로 살아가기에 나에 대한 기록들이 거의 없다 시피하다.
그래도 좋은 기회만큼은 딱! 알아차리는 보배같은 눈을 가진지라,
이인경 선생님 지도아래 2025년을 정리하는 글을 하나 남기고,
신소윤 선생님의 지도로 내 글을 낭독한 내 목소리를 남기게 되었다.
어설프고 서투른 낭독. 그게 나이다.
모든 것에 서툴지만 그래도 시도 해 보는 나.
내 목소리로 삐뚤 빼뚤 낭독한 내 글을, 기록으로 이 곳에 올려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