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미지니 Sep 27. 2023

001. I want my hat back

Jon Klassen의 <Hat Trilogy  모자 3부작>

 

I want my hat back

캐나다의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던 존 클라센Jon Klassen은 『I want my hat back』으로 글과 그림을 모두 아울러 책을 내는 그림책 작가가 되었다. 그리고 이 시기에 작가는 거침없이 표현하는 치기가 있었다. 첫 작품이라서일까?


'모자'와 관련된 소통, 욕구, 그리고 집착을 이야기하는 모자 3부작의 첫 번째 책.

이 이야기의 제목에서 빨간 맛이 난다. 책을 그냥 꽂아 놨는데도 빨간 맛이 난다. 책을 다 읽고 나도 다시 생각나고, 물어볼 수 있다면, 물어보고 싶다.

"곰아, 꼭 그래야만 했니?"


1. 눈


존 클라센Jon Klassen은 눈을 그린다. 정말 의미 없어 보이는 눈을, 아주 의미 있게 그린다. 작품 속 등장인물의 눈을 무심히 따라가다보면 텍스트에서 말하지 않은 것이 훅 하고 들어온다.

"세상에!"


첫 장을 펼치면, 무기력하게 누운 곰이 말을 한다.

My hat is gone.

I want it back.

그러나 곰은 그리 절실하지 않아보인다.


여우를 만나서,

뱀을 만나서,

토끼를 만나서,

거북이, 뱀, 아르마딜로를 만나서 같은 질문을 한다.


"Have you seen my hat?"


모자를 못 본 친구, 하루종일 다른 일에 정신이 팔려 어무것도 못 본 친구, 전혀 다른 것을 봐놓고 봤다고 말하는 친구, 모자가 뭔지 모르는 친구들에게 질문을 했지만, 곰은 원하는 답을 듣지 못한다.

아니, 곰이 답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찾지 못한 것이다.


곰과 서로 만나 질문과 답을 주고 받은 돌물들은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눈 높이가 달라서일까, 관심이 없어서일까?


2. 기억

실망한 곰이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 보며 누워있을 때,

사슴이 곰을 내려다 보며 질문한다.

"What's the matter?"

사슴이 일을 내버렸다.


이 한 마디에, 곰은 누군가의 머리에 씌워져 있던 빨간 모자가 생각 났다.

(Q. 누구일까요?)


3. 친구를 잃은 세계

곰이 모자를 찾았다. 곰은 풀이 뽑히고 꺽인 위에 앉아 마음의 평화를 찾으려는 듯 앉아 있다.

그 때 지나가는 다람쥐가 묻는다.

"Excuse me, have you seen a rabbit wearing a hat?"


곰이 모자를 찾은 건지,

토끼가 모자를 잃은 건지 모르겠다.


확실한 건, 다람쥐는 친구를 잃었다.


다시 곰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다.

"그 모자, 정말 네꺼니?"






작가의 이전글 000. 기억에 남는 그림책 있으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