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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급할미 Jan 28. 2022

틱낫한 스님

 그 분이 떠나셨다. 틱낫한 스님. 향년 95세다. 1926년 베트남에서 태어나 16세에 출가했다. 프랑스의 식민지배와 대미전쟁까지, 격렬한 현대사를 겪은 스님은 지구적 평화 활동가이기도 하다.


 2003년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틱낫한 걷기 명상’ 붐을 일으켰다. 그의 책, <화>와 <걷기 명상>이 베스트 셀러가 되기도 했다. 프랑스에 그가 세운 명상 공동체 마을인 플럼 빌리지에는 붓다와 예수의 사진(?)이 나란히 걸렸다지.


 그는 말했다. “우리는 서양 사람들에게 자기 종교를 버리라고 요구하지 않고, 불교를 조금 공부하라고 한다.” “불교를 이해하면 기독교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고, 그 뒤 자기 종교로 돌아가 깊이 탐구하면 불교와 비슷한 것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플럼 빌리지에선 하느님의 왕국이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한다고 가르친다.”고도 말했다.


 이웃 종교에 대한 적의와 공격성이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시대에 그는 개개 종교의 울타리를 넘어선 종교의 핵심을 직시하라고 역설했다. 1960년대 베트남 전쟁이 격화되고 있을 때 미국을 순회하며 반전 평화를 호소했다. 이라크를 공격한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고통을 준만큼 고통을 받게 될 것”을 경고했다. 2001년 미국 뉴욕의 9.11 테러 이후엔 현지에서 10일 간의 단식을 이끌며 희생자와 가족들을 위로했다.


 그의 어록을 살펴본다. “이 몸은 내가 아니며 이 몸은 나를 가둘 수 없다. 생사는 오고 가는 출입문일 뿐이다. 태어나고 죽는 것은 숨바꼭질의 놀이일 뿐이니 내 손을 잡고 웃으면서 잘 가라고 인사하면 근본 자리에서 항상 다시 만나고 삶의 수많은 길에서 항상 다시 만나게 될 것”이란 말을 남겼다.


 “내가 죽으면 무덤도 탑도 짓지 말라. 우리 민족은 여전히 가난하다. (나 때문에) 베트남인의 땅과 돈이 쓰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아름다운 삶은 아름다운 죽음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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