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곁에 있어준 너!

by B급할미

2년 넘게 코로나를 요리조리 피해 다녔던 친정 식구들, 최근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군의관 조카를 시작으로, 언니의 초딩 외손녀까지 목이 너무 부어 물 한 모금 넘기려면 비명을 지르는 처지란다. 증세는 제각각이지만 미각 마비에 고열, 콧물 또는 근육통이나 두통이 겹치는 양상. 코로나 확진 숫자가 38만을 넘긴 지금, 그 누구도 안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절감한다.


갈 데가 없다. 양재천 길을 걷는다. 요 며칠 봄볕에 하루가 다르게 둑길이 초록초록해지고 있다. 징검다리 옆 데크에 마주앉은 중년 여성과 친구, 뭔가를 나눠 먹는다. 의젓한 자세로 그녀의 곁을 지키는 빨강이가 믿음직스럽다. 계단식 데크 덕분에 눈높이를 서로 딱 맞춰 마주앉은 위치 덕분일까. 엄청 평등해 보이는 교감 분위기다.


온 국민이 각자 외로운 상황 속, 내 옆을 지켜준 친구가 진짜 가족일 터. 둘 사이에 오가는 쌍방향 신뢰가 바라보는 내게까지 전해진다. 다가가 이름을 물어본다. 플루토! 명왕성이란다. 오홋! 저승세계의 지배자답게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길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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